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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다이 건프라 - 엔트리 그레이드 RX-78-2 건담.
    Funny Widgets 2022. 1. 30. 19:50

     애니 덕후들에게 레거시 아이템 중 하나인 건담. 최근 엔트리 그레이드라는 입문형 1:144 축적 제품이 출시되어 대다수의 동네 마트나 대형 몰 장난감 매장 등에 널리 널리 판매되고 있다. 오늘 하나를 겟 해서 조립 해 보았다. 입문용으로 아예 비닐백에 포장된 건담도 있었고 이걸 동네 편의점에서도 팔았으며 비닐 포장 뜯지 않고 조립하는 것이 한 때 유행이었던 것 같은데 그것과 같은 파트가 들어간 제품인건지는 잘 모르겠네.

     1:144 축적이면 보통 반다이에서 출시되는 HGUC 제품군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제품의 몰드나 디테일한 표현은 최대한 생략하고,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양감이 큰 덩어리 위주의 모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런너에서 부품을 떼어낼 때 손으로 떼어도 최대한 잔사가 남지 않게 설계 (물론 없지는 않다)

     - 시스템 사출로 하나의 런너에 컬러를 정확히 맞춘 다색의 부품들이 한 벌로 위치

     - 접합선 최소화, 다색 부품들이 도색 없이 잘 어울리도록 설계

     라는 90년대 중순 이후부터 MS grade에 활용한 당시의 첨단 기술들이 이제는 입문 모델들에게도 아낌없이 투입되어 있다. 일본 소학교(우리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이런 엔트리 모델 건담 나눠주고 조립 해 보면서 사출 공법에 대한 이해를 돕는 수업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보시는 바 대로 건담의 속살을 이루는 회색 파트부터 허리 상단의 빨/노/적/백의 조합된 부품들, 그리고 주 외판색인 흰색 부품들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건프라의 반다이 답게 런너에 burr 나 부품이 수축 함몰된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다. 뭐 적색 방패에는 약간의 젯팅 흔적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 엔트리 모델에 그 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준.

     거의 20년 만에 건프라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저 만한 사이즈에 이 정도의 기술력이라니 놀랍다.

     박스 옆면에는 자기네들의 다양한 상품성을 엄청나게 어필. 앞서 언급한 파트의 조립성 뿐만 아니라, 제품 완성 이후 건담의 가동범위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설명 해 놓고 있다. 일단 저가형 모델인 까닭인지 별도의 연질 볼조인트 부품은 따로 없지만 일단 가동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그다지 뻑뻑하거나 헐렁한 부분은 없었다. 물론 이래저래 움직이면서 갖고 놀 용도라면 예상컨대 3일 이내로 조인트부가 헐거워 질 것 같긴 하다.

     내부에 코어파이터 까지 넣을 정도의 제품은 아닌 관계로, 붉은 색 옆구리의 허리 가동기믹이 있으며 이 정도 제품 치고는 꽤, 아니 매우 가동범위가 넓다. 최소 상반신-하반신 결합 후 180도 회전 모드는 아니라는 것.

     그렇게 해서 완성한 건담. 사진을 줌을 놓고 찍어서 그렇지 실제 길이는 13센티 남짓으로 꽤 작다. 최신 건담이나 각도기 선생의 의도적인 디테일이 가득한 건담만을 봐서 그렇지, 원작에 의거한 건담 대로라면 8천원 짜리 모형 치고는 정말 훌륭한 프로포션이다. 게다가 머리부터 허리 위 까지, 도장을 최대한으로 배제하는 저 색분할 조립은 반다이의 지난 20년 기술이 다른 사출물 장난감 업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듯 하다.

     방패를 등에 진 뒷 모습. 십자 형태의 노란색 파트도 역시 색 분할이 발군이다. 대체로 스냅 온 방식의 조립이 공차없이 딱딱 들어맞는 편이긴 한데, 일부 조립부는 조립 이후에 약간 들뜨는 모습도 보인다. 특별히 재조립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무수지 접착제 같은 것으로 그냥 붙여버려도 좋겠다 생각되는 부분들이 일부 있기는 하다.

     측면부. MG 나 RG 제품 세워놓고 같은 크기대로 사진 사이즈를 조정하여 비교 해 놓아도 별로 차이날 것이 없을 것 같다. 사진상으로 보면 게이트에서 제거할 때 남은 자국들이 잘 보이는데, 실제 눈으로 놓고 보면 잘 보이지는 않는다. 공작용 니퍼로 떼어 내어도 저 정도는 남으니 게이트 자국에 예민한 분들은 한 번 정도 디자인 나이프 같은 것으로 쓸어주는 것 만으로도 자국을 제거할 수 있을 듯 하다.

     흉부 위쪽으로 확대샷. 머리의 색분할 및 프로포션은 정말 대단하다. 저 조그만 노란색의 눈을 색분할 하기 위해 안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맞추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놀람을 금치 못한다. 좀 더 사실감을 더해주고자 노란눈 주변 검은 매직으로 한 번 칠해준 것 외에 여기에 들어간 별도 도장은 없다.

     머리 뿔에 뭔가 둥그런 별물이 붙어 있는데, 이는 뿔이 부러지거나, 이로인해 유저가 다치지 않도록 (본 키트의 최소 연령은 8세) 배려한 듯. 확대하면 양 어깨 프로텍터의 게이트 자국이 너무 눈에 띄이고 얼굴쪽도 뭔가 모르게 우둘투둘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보이는데, 또 일견 이 각도로 보면 '어좁이'로 보이지만 전신샷을 놓고 보면 그다지 어깨가 좁지 않고 전체 몰드 또한 거칠지는 않다.

     세상 정말 좋아졌다. 6~8000원 정도면 먹선으로 쉐도우, 조금의 컬러잉크나 페인트가 있다면 하이라이트나 웨더링만 표현 해 줘도 그럴듯 해 보이는 1:144 스케일의 건담 모형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과거 HG를 만들 때 거의 필수로 해 줘야 했던 도장은 이제 선택 사양이 되었다 - 물론 래커로 도장한 표면 질감과 그 정성은 알 사출물의 그것이 따라갈 수 없는 고급감이다. 이미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시리즈로 대척점에 있는 자쿠, 그리고 볼이나 짐 시리즈들이 이 엔트리 그레이드로 좀 나와준다면 세트로 맞춰서 컬렉션 하는 데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저 가격이면 담배 두 갑 참으면 살 수 있는 만원도 안되는 금액이니 마누라에게 등짝 맞을 일도 거의 없다.

     건담에 추억을 갖고 있는 유부남이라면 1시간 조립하면서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인 듯. 마지막으로 1:144면 N게이지 철도모형과도 얼추 호환되는 스케일이니 보유한 건물 디오라마와도 충분히 어울리고 - 그럴리 없겠지만 - 과거 건담 1:1 실물이 전시된 오다이바 분위기를 재현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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