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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모형]TMI 그리고 KATO C57-1 증기기관차(2007-1).
    Train Model 2021. 1. 23. 01:41

    출처: 위키피디아

     이번에는 증기기관차 모델을 소개한다. 원래 증기기관차는 제일 처음 구매했던 제품을 먼저 소개하려 했는데 순서가 조금 바뀌었다. 슬림한 보일러의 차체가 여성적이라 하여 '귀부인'이라 불렸다는 C57형이다. 1937년부터 1947년까지 10년여에 걸쳐 총 201량이 제조되었다 하고, 실제 사용은 1975년 종료되었으나 아직도 일본 전국에 세 대 정도가 동태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C57-1은 가장 처음 만들어진 C57 계열임에도 불구하고 'SL야마구치'라는 특별 편성을 운용하기도 하는 등 서일본 지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포폰데타 로고. 철도모형 체인점이라 보면 됨.

    특별히 이 C57이 좋아서 '꼭 사야겠다' 한 것은 아니었다. 재작년 말이었던가, 여느때와 같이 일본 출장이 걸려 일주일 여정으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고, 도착 첫날부터 밤샘 업무로 구르다가 호텔에서 아침 늦잠을 자고 오후 출근하는 길에 세븐아이홀딩스(옛날 우리나라에 있던 세븐일레븐 모회사)에서 운용하는 우리나라의 롯데몰과 같은 아리오 하시모토에 들러서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아, 여기에 포폰데타가 있었지'해서 근무지로 가기 전 들른 것이었다.

    직촬. 포폰데타 하시모토 점. 하시모토 아리오 2층에 있음.

      여느 포폰데타 매장이 다 그렇지만 한 켠에 위와 같이 1시간에 얼마를 내고 자기 소유의 철도모형을 가져와 굴려볼 수 있는 렌탈 레이아웃이 있고, 그 옆으로 철도모형 및 관련 기구들을 팔고 있다. 위의 레이아웃 사진 오른쪽 아래에 마트같이 생긴 것이 아리오 하시모토. 포폰데타 렌탈 레이아웃 가 보면 이렇게 매장이 속한 건물을 자작하여 꾸며놓고 있다.

    그리고 포폰데타에 가면 항상 찾아봐야 할 것이 바로 중고품 코너. 몇 천원에 건질 수 있는 여기저기 다 부러지고 낡은, 컨디션 회복의 도전 의식을 불태울 수 있는 쓰레기급의 폐품에서부터, 원래 단품으로만 십 몇만 원 하던 차량을 불과 몇 만원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행운을 건질 수도 있다. 원하면 그 자리에서 시운전하고 동력 상태를 점검한 후 구매할 수도 있다. 

     어쨌든 뭐 살거있나...하고 중고 bookcase 제품, 그리고 플라스틱 케이스도 없이 투명 PET 포장지에 싸여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단편성 전철이나 기관차 중고 모형을 보던 중, 비교적 온전한 상태인 중고 증기기관차를 발견했으니 그것이 바로 C57-1이었다. 비닐 포장된 중고 모형을 살까 말까 살까 말까 몇 번을 되뇌다가, 저런 중형 기관차를 거의 반 가격에 살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 하고 결국은 집어 들게 된다. 계산대로 가져가니 점원이 어떠어떠한 부분이 문제가 있어 가격이 이리 책정되었다, 계산대 앞의 간이 직선 레일에서 한 번 굴려 보시겠느냐, 이것 구매하면 저기 렌탈 레이아웃에서 30분간 시운전해 볼 수 있는 쿠폰을 주겠다 등등 거침없는 설명을 쏟아낸다. 어쨌든 출근은 해야 하니 예예예 하고 대충 대답한 후 계산하고 집어 들고 나왔다. 점원이 말해준 제품의 하자는 아래와 같았다.

     - 한 세대 전 구형차량 (몇 년도 생산품인지는 모르는 듯했음)

     - 구동 불량. 차량이 멈추고 달리기를 반복한다.

     - 앞쪽 커플러 없음

     - C57-1 구형 제품의 특징 중 하나인 집연장치가 없다.

    사 왔을 때의 제품 상태. 단품의 경우 보통 케이스 없이 이런식으로 팝니다. 주행 B, 바디컨디션 B, 付(부)는 뭔지 모르겠음.

     일정을 종료하고 귀국 후, 집에서 이 녀석의 컨디션을 자세히 확인할 목적으로 분해 후 모터와 기어, 그리고 차축 등의 상태를 확인하니 딱히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 주인이 차륜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아 집전불량으로 구동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모형이 오래돼서 관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 포함), 시간을 들여 천천히 차륜을 닦아 준 뒤에 돌려보니 잘 돌아감. 다만 처음 출발할 때 힘들어하는 것이나, 주행 중 소음이 좀 큰 편인 데 기어 윤활유 같은 것 (카토 오일이라 하는 그것)을 구해다 몇 방울 찍어주면 신나게 잘 돌아갈 것 같다. 물론 요즘 것과 같은 정나미 없을 정도의 정교한 저속 운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듯.

    출처: Toyoyasu님의 증기기관차 페이지

     제품의 정확한 정체는 본 블로그에서도 자주 소개하는 Toyoyasu님의 홈페이지에 매우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원 차량의 설계는 1983년도이며, 본 제품은 모델번호 2007-1의 2007년 생산의 C57 야마구치호 유형 모델이다. 카토의 1세대 C57모형중에서는 21세기를 넘어 출시된 최후기형으로, 요즘 증기기관차 같이 작지만 정교하고 강력한 코어리스 모터가 아닌, 캡(운전실)을 둥그런 모터가 가득 채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운전실 밖으로 일부가 돌출된 바디이다. 게다가 구형 바디들은 모터 크기 때문에 일본 N게이지 표준 스케일인 1:150보다 약간씩 크게 설계될 수밖에 없다. 최근 카토에서 'SL야마구치'용 35계 객차를 발매하면서 C57도 신형 바디가 나와주고 있는데, 모터가 작아져서 1:150 사이즈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이것. 지금은 이렇게 C57 1이라 적힌 카토 플라스틱 케이스에 보관되어 있지만, 구매할 때만 해도 비닐 포장지에 싸여 있었다. 체크 색의 종이 포장지에 포장해 주는 것은 포폰데타 중고 제품의 특징. 그래서 저 케이스는 자기 것이 아니라 SL야마구치용 견인기 중 하나인 C57-1의 신형 제품 것이다. 그 녀석을 35계 야마구치호 객차와 하나의 bookcase에 보관하면서 필요 없어진 케이스에 둥지를 틀게 된 것. 그래서 자기 것의 완충 폼이 없어 Bookcase만 사고 안에 들어있는 폼 덩어리 일부를 잘라 고정하게 된 것.

    참고로 카토 단품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잘 보면 왼쪽 상단의 카토 로고가 파란색이 기본인데, 특별히 증기기관차에 한해 빨간색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케이스에서 꺼낸 전체 외관. 전체적으로 바디도 뿌옇게 되어 있어 물청소, 그리고 기타 청소용 Dr. Ducks를 극소량 묻혀서 닦아 주었더니 그나마 오래된 티를 좀 벗게 되었다. 캡(운전실) 아래 석탄 보일러 하부는 원래 붉은색이 안 칠해져 있었는데, 예전 프라이드용 카 페인트가 남아 있는 것을 발라주었다. 그랬더니 마치 요즘 일본 각지에서 운용되는 이벤트용 증기기관차 같은 모습이다. 일부 외국에서 트럭류나 철도 차량의 구동부 등에 의도적으로 붉은색 페인트를 칠해서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차량 점검 시 누유된 부위를 좀 더 잘 발견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한다. 

    물론 rod(바퀴에 달려있는 짝대기 바로 그것)에는 원래 칠이 되어 있는 것이다. C57-1 특유의, 텐더 차량까지 덮은 뒤로 뻗은 긴 지붕에도 주목.

     살 때부터 없었던 전방 커플러는, 가지고 있는 것에서 대체할 것을 찾다가 카토 커플러 N을 1/3 정도 두께 방향으로 깎아낸 후 전면 보드에 접착했더니 큰 위화감 없이 어울린다 - 대신 커플러 본연의 기능은 거의 없다 보는 편이 맞음. 커플러 양쪽의 빨간색 점 같은 것은 원래 케이큐 데하 268의 부품을 유용해서 포인트 삼아 그냥 붙여주었고(어차피 고증 따위 신경 쓰지 않음) 보일러 상단 돔 앞의 철사 구조물은 실제 차량에 보이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달아 준 것으로 원래 본 모형에는 없는 것이다(신형은 있음. 아래 사진 참조). 호치키스 심을 사용해 구부려서 만들어 달아 주었다. 이 정도로 손을 봤더니 오래된 티가 나는 구형 C57-1이라도 현시점에서 다른 신형들과 같이 굴려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뒷모습 참조. 원형이 발매된 시절이 시절인지라, 텐더 차량에 후진 주행용 조명은 별도로 달려있지 않다. 심심한 차량에 포인트를 주고자 본체 전면과 동일하게 텐더차 뒤에도 데하 268용 빨간색 파츠를 핀 바이스로 구멍 뚫고 붙여주었음. 

    보시다시피 캡 안쪽으로 거대한 모터가 들어가 있고 캡 내부를 꾸미거나 할 엄두는 낼 수 없다. 사실 소형의 코어리스 모터를 채용해서 캡 내부를 묘사할 수 있게 된 것이 몇 년 되지 않는다. 마이크로 에이스의 증기기관차 같은 경우 최근 신제품 발매가 드물기도 하지만, 전 제품이 위와 같이 모터가 캡을 꽉 채우는 구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2007년도 모델의 특징을 구분할 수 있는 모터 마운트 - 모터 아래쪽에 ㄴ 형태로 라운드 없이 에지 있게 꺾여 있는 - 를 가지고 있다. 

    조금 핀이 나갔지만 전체 샷 - 뒤의 객차는 아마도 카토 구형 객차 세트에 차량 몇 개를 더 붙여 7량 1 편성으로 조합 구성한 것. 컨디션 회복해 주고 몇 군데 디테일 업을 했더니 확실히 인상은 달라졌고, 그런 노력 때문에 나름 정이 들어버린 차량이라 할 수 있다. 반짝임이 심한 전륜이 부자연스러워 스포크가 제대로 뚫린 차륜으로 바꾸어줄까 고민하다가 그만뒀다. 장난감이 장난감스러운 것도 가끔은 정감 있기도 하거니와, 디테일이 약간은 부족한 쪽이 유지하기도 편한 것 같다. 타 증기기관차 차량보다 큰 차번 간판도 C57-1의 특징이다.

    여기서 큰 형님, 작은 아우 비교. 왼쪽이 이번에 소개하는 구형 C57-1, 오른쪽은 SL야마구치 사양의 C57-1이다. 확실히 크기나 몰드의 디테일, 그리고 도색의 질 등이 신형 차량의 승리다. 하지만 모형의 목적이 실제 차량을 극한까지 똑같게 추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세밀함과 정밀함만이 모형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보일러 뚜껑여는 저 원형의 손잡이만 어떻게 금색 마커 같은 것으로 슬슬 칠해주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잘 보니 커플러 해체 장치 중간이 부러져 있네. 그냥 놔둬야겠다.

    위에서 바라보면 확실히 구형이 신형보다 크다. 모터 크기 때문에 정확히 1:150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 캡 크기는 비교해보면 비슷해 보임. 구형과는 달리, 신형 C57은 굴뚝에 망사 같은 것이 있는데 최근 C57의 주행영상을 보면 과거의 집연장치를 달고 다니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그 거대한 집연장치의 기능을 저 매쉬 장치가 대신하게 되는 듯하다. 참고로 집연장치는 터널 등에서 기관사의 연기에 의한 질식을 막고자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난류를 줄여주어 연기가 터널의 지붕으로 향하게끔 만들어주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신형 KATO C57-1의 경우 집연장치가 부속되어 있지 않으며, 집연장치가 있는 모델을 구하려면 그것이 온전히 살아있는 C57 중고를 구하거나, 토믹스 C57-1을 구하면 된다. 다만 전자는 제대로 된 개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이고, 후자는 HG 모델이라 모델의 정밀도는 꽤 높지만 카토것 보다 꽤 비싼 데다가 나중 커플러의 변경을 너클이나 카토 커플러로 고려할 경우 호환성 문제가 발생한다. 

    약간 카메라를 기울여서 찍어보면 이런 느낌이다. 신형은 금줄도 많고 캡 아래의 배선 구조의 형태, 보일러의 손잡이 표현 등 확실히 전작보다는 '월등해진' 제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너무 완벽한 사람을 보면 오히려 거리감 들듯, 다소 엉성한 구형을 접하게 되니, 신형 만질 때의 조심스러움은 잠시 묻어두고 모형으로써 갖고 놀기는 정말 좋구나 싶다. 다만 그 개념은 상대적인 것으로 구형이라 하더라도 결국 1:150의 정밀한 철도모형이니 취급에 주의해야 하는 것은 어차피 똑같다. 주행에 문제가 없도록 관리도 꾸준히 잘해줘야 하는 것은 이 취미에서는 당연히 감수해야 할 노동이다.

    어쨌든 지금은 선로를 깔면 꼭 한 번은 굴려보는 차량이 되었고, 가끔 꺼내서 짧은 직선 레일이나마 이어서 앞뒤로 굴려가며 간간이 주행 상태를 확인한다. 얼른 어디선가 카토 오일을 구매하든(국내서 구하기가 꽤 까다롭다 하는데 출장이라도 갈 수 있으면 한 두 개 겟 하면 좋으련만), 유사품 기어용 윤활유를 구해서 부드러운 주행이 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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