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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휴 특집 - 충전 안되는 손선풍기를 살려보자.
    Funny Widgets 2022. 10. 3. 20:05

     고양이 혀 같은 우리 아들들의 뜨거운 음식을 식히기 위한 목적의 선풍기 중 하나가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와이프의 이야기에, 어짜피 뜯어서 버려야 할 거 안에 어떻게 되어있나 보자는 심산으로 시작한 것이 또 이걸 살려볼까 하는 궁상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블로그의 대부분 글들이 항상 '지구야 미안해' 수준의 지름 위주인 듯 하여 반성 차원에서 손선풍기 수리기를 올려보지만, 원래 포스팅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과정 사진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갈무리 해 온 몇 개의 이미지로 중간과정을 대체하고자 한다. 데헷!

     선풍기는 이렇게 생겼다. 손선풍기로 쓸 수 있고 이를 탁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연필꽂이 형태의 마운트가 있다. 원래 오른쪽 옆구리 쪽으로 5핀 USB 커넥터가 있어 충전하여 쓸 수 있는 풍량 3단 조절의 간단한 구조의 선풍기이다. 

     별도 나사 없이 노치 형태로 조립된 형태여서 플라스틱 헤라 가지고 반갈죽을 해 보니 구조가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모터,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전원 컨트롤러, 3.6V 의 18650 리튬이온 충전지 하나가 특수납땜으로 고정되어 있음. 충전기를 들어내고 USB 전원만으로 구동 되는지 확인 해 봤는데, 배터리 보호 차원에서인지 몰라도 어댑터 직결로는 선풍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18650 배터리를 하나 구매해서 특수 납땜까지는 할 수 없어도 굴러다니는 금속 판과 스프링 같은 것을 이용해서 물리적으로 접점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 있겠으나... 아무래도 뜯기 어려운 구조에 이런 접점을 만드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 듯 했다.

    그냥 다 해체해서 버릴까...하다가, 어짜피 18650이 3.6~3.7V 라면 Ni-MH 1.2V 충전기 3개면 충분히 대응 가능할거라 생각이 들어 평소 무지성으로 사 모아놓았던 부품상자를 뒤져서 AA 배터리를 3개 꽃을 수 있는 배터리 홀더를 찾았다. 18650 배터리를 들어낸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터리가 달려있던 단자에 조심스레 AA 배터리를 삽입한 홀더를 임시로 연결 해 보니... 작동이 너무 잘 되더라는 것. 성격이 다른 충전지를 사용하는고로 차마 이걸 충전 해 볼까 생각은 해 보지 않았지만 선풍기가 안돌아가면 홀더에서 배터리를 빼서 충전하거나, 조금 과전압이기는 하지만 1.5볼트 알카라인 3개로 바꾸어줘도 될테다.

     어설픈 납땜 실력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홀더를 기계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터미널 단자를 하나 준비해서 +/- 극 정확하게 확인 후 배터리 입력부에 납땜 해 주고, 이후 위와 같이 심선이 노출된 배터리 홀더를 터미널 단자와 체결한 후 선처리 차 검은색 전기 테이프로 감아줌. 배터리 홀더를 숨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닌지라 그냥 아래와 같이 선풍기 뒷면에 양면 폼테이프를 사용해서 부착. 무게 중심이 위로 쏠리는지라 손으로 잡아도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뭐 이걸 오래 들고 다닐 일 없이 오로지 여름에 잠깐 더위를 식힐 용도, 혹은 뜨거운 국물이나 라면을 식힐 용도 뿐이므로 이정도로 타협한다.

     뭐 궁상이긴 하지만 이렇게 해서 쓸 수 있는 선풍기를 간단한 방법으로 생명 연장 해 주었고, 쓸데 없이 개조하느라 연휴의 일정 중 잠깐을 소모하였으며, 아들에게는 고장났던 선풍기를 고쳐주는 능력자 아빠로 레벨업하게 되었다. 일전 포스팅했던 아크로모형 PPK/S 비비권총보다 더 수리하기 쉬운 난이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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