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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R 히가시니혼 오미야 철도 박물관 방문기.
    Train Model 2024. 2. 28. 23:14

    철도모형 팬이라고 자처하기에 철박 방문 한 것이 꽤 늦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의 해외 출장 중 얻게 된 주말의 기회니 어찌 이 곳 방문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겠는가. 가급적 '급행'이라는 것을 이용하지 않고, '보통'열차를 몇 개 갈아타면서 카나가와에서 오미야까지 장장 두 시간여에 걸쳐 가 보기에 이른다.

     1시간 40분 남짓한 주요 루트와 탑승한 차량의 정보는 다음과 같다. 

     하시모토역 --> 하치오지 : 요코하마선 E233-6000 번대 통근열차

    하치오지 --> 니시 고쿠분지 : 추오선 E233-0 번대 통근열차 '급행'

     니시 코쿠분지 --> 미나미 우라와 : 무사시노선 E231-900 번대 통근열차

    미나미 우라와 --> 오미야 : 케이힌-도호쿠선 E233-1000 번대 통근열차

    오미야 --> 철도박물관 : 오미야 뉴 셔틀 모노레일, 세 가지 차종이 있던데 어떤 것 탔는지 모르겠음;;;

    뉴셔틀을 제외하면 모두 JR 라인. 하시모토라면 케이오선을 타고 신주쿠에서 쇼난 신주쿠라인을 타는 방법도 있으나...시간은 엇비슷한데 갈아타는 회수가 적다는 것 제외하면 두 라인 모두 탑승객이 꽤 많은 곳인데다, 신주쿠에서 분명 갈아타는데 귀찮음이 생기므로 과감하게 JR로만 가는 방법을 강구 한 것이다. 갈아타고 간 것 치고는 번호대만 다른 E233만 주구장창 탔다는게 안타까울 일이지만...

    뉴셔틀 역 내려서 아래로 내려가면 철도박물관과 바로 연결된다. 철교 아래를 지나는 듯한 긴 복도를 통과하면 철도 박물관의 입구가 나온다.

     철박에 들어가기 전, 수 많은 차량의 명판과 부품들이 복도에 '새겨져' 있으며, 특히 사진의 D51 426 은 머리만 남아 가끔 저런 증기를 뿜어내고 있다. 일단 입구부터 의왕의 흙길 가득한 그곳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입장권은 바깥의 키오스크에서 구매해도 되고, 카운터를 통해 구매할 수도 있다. 어떤 방식을 쓰든 그다지 큰 불편함 없이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음. 

     리셉션 홀을 지나 본관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규모에 한 번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실내에 안락하게 보관된 역사의 흔적들이 자꾸 의왕의 옥외 방치된 '그들'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중앙의 전차대는 시간에 맞추어 회전하는 쇼를 보여주며, 다수의 안내원들이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해 주고 있다. 

     박물관은 크게 세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고, 1관은 위에 보시는 대로 과거 차량들 위주의 전시, 2관은 JR 동일본의 신칸센 및 철도에 대한 체험코너, 3관은 오로지 저연령층을 위한 어뮤즈먼트 파크 같은 곳으로 나누어진다. 

    1층 초입에 전시된 일본 최초로 시험 운행했다는 증기기관차 '벤케이'호를 실제로 보게 되다니. 감개무량.

    크기와 다르게 차륜이 '말렛'타입인 9856 호 증기기관차는 그 작동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보시는 대로 반 정도가 잘려진 상태로 전시되어 있다. 오후 1시 쯤 되면 지하층에 마련된 설비를 통해 증기기관차의 동륜이 어떻게 구동되는지도 관찰 할 수 있다.

     비공식 측에서 바라본 9856 의 외관. 교보재로써 분해 되었을지언정 적어도 옥외서 갖은 세월의 풍파를 맞으며 풍화가 가속되지 않고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보다 부러운 일이 있을까 싶다.

     최근 카토를 통해 발매되었던 EF55 1호차도 역시 전시. 이 쪽에서 바라보면 여느 박스형 전기기관차와 동일한 외관을 가지고 있으나,

     반대쪽에서 보면 이렇게 유선형의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동시대 전기기관차들과 차별점을 가진다. 모형만으로 알게된 차량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그리고 실재했던 차량을 모형화 할 수 있는 수요가 있다니. 이보다 더 부러울 수가.

     큰 관심은 없지만 신칸센 0번대 차량 운행 전에는 나름 간선 수요를 커버했던 밥통형 특급차량도 역시 한 켠을 차지.

     개인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이 꽤 마음에 들었던 EF66도 한 자리.

     잔고장이 많아서 선호되는 차량은 아니었다 하나 역시 박물관 한 켠을 자리잡고 있는 간선 '츠바사'를 견인하던 EF58. 

    도심 통근열차 현대화의 시작점과도 같은 101계 추오선 차량도 역시 전시되어 있었다. 이런 통근열차나 객차류 등은 특별한 조건이 없는 한 모두 비교적 잘 보존된 컨디션의 실내가 개방되어 그 시대의 정취를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운전대를 가까이서 보고 촬영하는 것 조차도 가능함. '방치'라기 보다는 '보존'된 상태에서.

     신칸센 하면 떠오르는 0계의 선두부 또한 이렇게 전시되어 있다. 아예 선두차량 1량은 아래와 같이 별도의 공간에서 신칸센 탄생의 역사와 함께 소개하고 있으며,

     심지어 보시는 대로 실내도 들어와 앉아볼 수 있다. 지금의 700계 등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승차감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당시 사람들 기준으로 이 정도면 럭셔리급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것보다 과거 새마을호 PP 동차 객실이 너무 익스트림 럭셔리 한 감이 없잖아 있었던 것 같음. 현행 어떤 열차를 타 봐도 그 느낌이 나질 않으니 말이다.

     2층으로 올라가 전차대에 걸려있는 증기기관차의 화려한 모습도 한 번 봐 주시고,

     다른 증기기관차들도 한 번 씩 구경하고,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20세기 초반의 전철 실내를 들어가 보거나,

     그 앞의 조작핸들들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하거나,

     모형으로만 운행 해 보았던 구형 객차에도 올라 과거의 객차 의자는 얼마나 불편했는지(!) 도 직접 체험 해 볼 수 있었다.

    1관 2층을 올라가니 몇 가지의 철도모형들이 있었고, 때마침 한 쪽 방에 디오라마 운전시연을 한다고 해서 들어감. 아무래도 일반 시민 대상이니 HO 게이지의 큼지막한 사이즈로 거대하게 디오라마를 꾸며 두었고, 동일본에서 운용하고 있는 차량 중 JR 뿐만 아니라 사철의 차량들도 소개했다. 규모나 완성도 면에서도 결국 '그곳'과 비교할 수 밖에 없었던 슬픈 현실.

     복층으로 이루어진 철도 정경들도 잘 꾸며져 있었고, 일단 관리가 꾸준히 잘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증기기관차의 전차대와 차량기지도 참조차.

     2층 반대쪽으로는 스테인드 글라스 조형물 같은 것도 있어서 뭔가 아늑한 분위기를 풍겨주고 있고,

     때마침 도호쿠 본선 측 창가 자리가 비어있어 잠시 쉴 겸 앉아서 팸플릿을 정독하고, 가끔 지나가는 차량들의 동영상을 찍기도 함.

    1관 주변을 둘러본 이후, 2관 쪽으로 이동하는 중간,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를 어떻게 해결할까...고민하다가, 때마침 1관 & 2관 사이에 에키벤 판매소와, 구형 특급차량 2량을 피크닉 테이블 장소로 할애한 곳이 있어 간단하게 식사를 사서 점심을 때우기로 한다.

     퇴역 직전 사양으로 도장된 못난이 E1 계 신칸센 선두차량. ㅋ

     여기서 벤또를 사다가 오른쪽에 얼핏 보이는 특급동차로 가서 식사를 하면 된다.

     철박 온 기분 좀 내 보겠다고, 벤또와 함께 200엔이라는 초 고가에 구입한 E5 신칸센 모양의 '생수'. 언제나 에키벤 먹을 때 느끼는 거지만, 가능하면 렌지에 도시락을 덥혀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가뜩이나 이 날 오미야 지역에 겨울비가 부슬부슬 왔던지라, 기온이 생각보다 많이 내려가 추웠음. 식사 장소로 마련된 동차에 따로 난방을 넣어주진 않는 것 같았다.

     

     식사 이후 넘어간 2관, JR 히가시니혼의 신칸센 선두차 2량이 있었으며, 왜인지 모르겠으나 야마가타 신칸센의 400계가 대단히 관리가 잘 된 상태로 E5 옆을 지키고 있었다. 아쉽게도 이 차량을 현역 때 타 볼 일은 없었으나, 츠바사의 400계이니 어찌 이리 반가울 수가.

     그래서 주변을 360도 훑으면서 사진을 다 찍었음. 굳이 그걸 구구절절하게 이 곳에 남길 이유가 없어서 생략한다만...

     그 외에 2층에는 현재 철도의 시스템 같은 것들을 설명하고 직간접 체험하는 코너로 구성, 건너편으로 넘어간 3관은 아이들 전용 같은 곳이라 딱히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철도를 이용하는 수요가 많고, 운송비가 한국보다는 높으며, JR 히가시니혼은 실제 이윤을 창출해 먹고 살아야 하는, 공기업에서 분리된 사기업이므로, 이런 다양한 정보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자기의 상품을 알리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국가기관에 묶여서 국가가 대폭적 지원을 해 주지 않으면 안되는, 2000원 남짓한 입장료를 받는 의왕 철도박물관을 마냥 비판할 수 없는 이유이다. 오미야 철박의 입장료는 거의 6배 이상의 가격임을 고려 해 보면 더더욱.

     우리나라도 좋은 의미의 '덕후'들이 요소요소에 자리 잡아서 과거의 문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기꺼이 공유하는 문화가 선순환되는 이런 분위기가 점점 자리 잡기를 희망.

    혹여 도쿄 자유여행의 기회가 닿는다면, 아들놈들을 데리고 다시 한 번 방문 할 예정.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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