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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31 배터리 교체.
    Car Life 2024. 3. 15. 14:26

     오래간만의 차 이야기. 

     삐딱하고 독특한 취향에 이끌려 11년 째 굴리고 있는 BMW F31 (320d, wagon). 두 아들놈들 출산 이후 장거리를 뛸 일도 눈에 띄게 적어진데다가 코로나 때 재택근무로 출퇴근마저 거의 하지 않게 되다보니 총 누적 거리가 연식에 비해 그리 크지 않지만 세월은 빗겨날 수 없달까, 마모된 부분도 제법 보이기 시작하고 안팎의 부품들도 슬슬 돈내놔라고 성화를 부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 오랫동안 해외 출장으로 더 자주 사용 할 일이 없었다 보니, 어느샌가 아무리 장거리를 뛰어도 스탑 앤 고가 걸리지 않고, 20킬로 이하 저속주행 시 디젤차 특유의 '깔깔' 거리는 소리가 더 커지기에, 슬슬 파워트레인 쪽이 문제를 일으키나 조마조마하던 차, 엔진오일 교체 할 때도 조금 지났겠다 작년 머플러 터졌을 때 신세졌던 사설 정비소에 들러 이것 저것 교체하면서 손도 좀 봐주고, 배터리도 확인 해 달라 부탁드렸다.

     기존 배터리 전압 확인 결과 정상 수준 대비 떨어진 감이 있으나 어느날 갑자기 시동이 안 걸릴 정도로 낮은 전압은 아니니 조금 더 타셔도 될 것 같다 정비소 사장님께서 의견은 주셨었는데 담달부터 장거리를 자주, 이런 저런 동료를 데리고 함께 갈 일이 많은지라 아무래도 문제를 일으키면 시간 낭비가 될 것이 눈 보듯 뻔하기에, 어떻게든 머리속에 맴도는 찝찝함을 해소하고자 억지를 부려 배터리를 교체. 이후 트렁크의 내장재 핀을 뚝뚝 분리하자 안에 짱박힌 배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무게 배분을 위해서 축전지 위치가 뒷쪽에 있다 이야기만 들었는데 실제 놓여있는 자리를 보고 경악. 게다가 사진에 보듯 저 복잡하게 생긴 전선 뭉치들은 도데체 무엇이더냐. 놓여있는 모양을 보니 차를 좋아 할 뿐 정비 메커니즘은 알 길이 없는 사람에게는 DIY로 도전하기도 힘든 위치다. 본네트를 통해 나사 몇 개만 풀면 배터리교체가 수월한 다른 차량과는 차원이 다른 교체방법.

     아니나 다를까, 배터리 교체 후 시동을 걸었더니 전과 같지 않게 힘차게 깨어나는 엔진 - 내 차 엔진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깨어났던가 싶을 정도, 그리고 저속의 탈탈거림도 확 줄고 출발, 제동 시 훨씬 부드러워 짐. 심지어 평균연비 13.5km/l 였던 것이 정비 이후, 평균연비를 리셋 후 약간의 주행을 거치고 확인하니 15.7km/l로 증가, 11년 된 차량에서 보기 힘든 연비가 찍히는 것을 보고 아직 탈 만 하구나 생각했음.

     뽑기 운도 있고 정비성이니 유지비용이니 설왕설래가 많지만, 기본적인 부분만 충실히 방어 해 준다면 아직은 동시대에 출시된 여러 차량들을 놓고 장기 내구성을 비교 해 보면 독일차가 우월한 것 같다. 여력이 된다면 정식 서비스 센터에서 순정품 바꾸어 가면서 이력 관리하면 나중을 위해서도 깔끔하겠으나, 아무래도 센터 정비는 세세한 정비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현장에서 아주 심각한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정비 베이에 오너가 들어와 보는 것을 막는 곳이 대부분임) 요즘은 사설 정비소를 가도 워낙 유능한 사장님이나 센터 출신 기술자 분들이 많은데다가, 예전 '수입차'라면 경외하면서 쳐다보던 때와 달리 비교적 흔해 빠진 독 3사 차량들에 유용할 수 있는 서드파티 부품들도 가용한 비용 내에서 손쉽게 수배가 가능한지라, 걱정되는 유지비 부분도 오버홀 수준의 심각한 고장이 아니라면 그렇게 큰 부담이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손은 빌릴지언정 차고 넘치는 인터넷 정보가 있으니, 조금만 자기 차 특징에 관심을 갖는다면 정비사와 충분한 기술적인 상담을 통해 정비 범위를 정할 수도 있고.

     가끔 여러 기능이 풍부한 신차를 얻어타거나 렌탈 할 때면 이제 슬슬 차를 바꿀 때가 되었나 싶다가도, 조금씩만 컨디션을 회복 해 주면 큰 말썽 안 부리고 안전하고 수족같이 생각 한 대로 움직여주는 것을 경험 할 때 마다 역시 아직은 멀었구나... 란 생각이 든다. 다음 방문 때는 브레이크 패드 교체, 그리고 예방정비를 겸하여 N47 엔진의 고질이라는 벨트풀리 및 어셈블리 교환을 고려 중. 그 전까지 안전하게 사고없이 잘 움직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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