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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끔은 이런것도 - 피규어 조합.
    Funny Widgets 2025. 5. 11. 16:41

     아미아미서 뭘 산다고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넣다가, 할인제품 목록서 별 생각없이 집어들게 된 과소비 상품 두 가지를 조합했다.

      - 맥스팩토리 '길티 프린세스' 속옷소체 '란' 피규어

      - 굿스마일컴퍼니 넨도로이드 월드투어 한국:  한복 (핑크)

     원래 뭘 알고 두 개를 조합할 마음을 먹고 산 건 아니고, 전자 쪽은 조형이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정가보다 40% 정도 할인이 되어 있었고, 속옷만 입은 모형이라 인체 포징을 직접 해 보고 참조할 수 있을 것 같아 옆에 두고 이래 저래 움직여 보면서 갖고 놀 요량으로 장바구니에 투입, 후자는 몇 개 사 놓았던 천으로 된 옷을 입히는 넨도로이드 피규어에 한복을 한 번 조합 해 볼까 하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완성품이겠지 하고 셍긱없이 산 액션피규어는 '플라맥스'라는 상품군 즉 조립을 요하는 프라모델 피규어였고, 반나절 정도 조립하고 실물을 보니 떳떳이 책상위에 놓고 포징 잡으며 갖고 놀기에는, 생각보다 속옷차림의 몰골이 대놓고 너무 숭한 상품이라, 함께 사는 가족들 특히 어린 두 아들놈의 정서에 좋지 않을 듯 하여 뭔가 가릴게 없나 찾아보던 차에 시간차를 두고 구입 해 두었던 넨도로이드용 한복을 입혀보니 뭐 그럭저럭이더라는 것.

    제품기획은 일본, 생산은 중국, 결국 안어울릴것 같은 두 조합이 한국에서 만나 졸지에 은꼴 컨셉의 외국산 피규어는 완전히 현지화 된 언년이 스타일이 되고 말았다. 혹은 구미호 불여시 느낌을 색동옷이 주기도 하고.

     제품이 도착해서 실체를 확인한 후에야 찾아보기 시작한 저 피규어의 컨셉과 시놉시스는 도데체 무엇인지, 공홈을 찾아봐도 당최 알 길은 없었으나, 여우귀와 꼬리의 수인 캐릭터에 싸우는 여성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는 듯 일본도를 들고, 발목에는 왠지모를 족쇄를 차고 있는 소위 말하는 씹덕력과 변태력이 가득한 컨셉인 것은 분명했음. 공홈에 서술된 내용만 봐도 뭐... 기획 원화가가 한 때 B급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했던 Tony 씨라고 하는데, 알게뭐람. 

    공홈 소개글을 고대로 번역해서 개제. 이제는 저런 글의 표현이 부끄럽고 오글거린다.

     요즘 여기 저기서 잘 나오는 여느 피규어같이 동작이나 포징은 평균 수준인데, 저 장발의 머리카락을 표현하는 수지 재질이 요즘 피규어의 말랑한 재질이 아니고 단단해서 포징을 하는 중 쿡쿡 찔리기 일쑤. 간단하게 서 있는 포즈는 직립도 아직까지는(?) 잘 되는 편이고. 그 외에 본체 조형이 좀 숭한 것 빼고는 평소 입혀줄 옷을 잘 찾아서 가려준다면 뭐 그냥 이렇게 자리에 아무렇지 않은 듯 내 놓아도 괜찮다. 발목에 걸려있는 족쇄를 좀 빼 놓는다면 더 정상적이겠지만 또 어딘가로 굴러가 사라질 것이 뻔하니 일단은 그냥 합쳐놓고... 칼 쪽은 원래 펄이 아주 약하게 들어간 검은색 일변도 수지였으나, 다이소 메탈릭 아크릴마커 몇 색깔을 칼집과 칼날 등에 칠해주었더니 좀 괜찮아졌다.

     얼굴은 네 종류의 표정을 교체할 수 있는 파츠를 제공, 여기에 4개의 달걀귀신 얼굴파츠와 이를 이용 다른 표정을 만들 수 있는 눈 데칼 몇 개가 추가로 준비되어 있다. 그 외에 브이포즈나 칼을 쥘 수 있는 등의 손파츠 4종이 있으며, 하체는 흰 판타롱 레이스 스타킹+신발 다리, 맨다리 +발고락이 움직이는 발파츠, 그리고 양반다리로 앉은 포즈를 구현할 수 있는 고정형 다리파츠로 3종류, 마지막으로 역동적인 동작을 만들 때 피규어를 세울 수 있는 투명 스탠드 하나가 부속된다.

     때마침 책상 한 켠을 장식하고 있는 북쉘프형 합판 퍼즐모형의 벚꽃이미지와 색동옷이 어울리는 듯 하여 배경으로 합쳐서 사진을 찍음.

     저 '란' 이라는 캐릭터와 페어를 이루는 '젤리'라는 조금 더 할인가가 싼 멍멍이 수인 컨셉의 소체도 아직 재고가 있던데, 생각같아서는 파란색 넨도로이드 한복 옷 조합해서 쌍으로 붙여놓으면 더 우스울 듯. 몰골이 숭한건 마찬가지라 이 블로그에서 대 놓고 이미지를 공유하기 그러니, 정 궁금해서 보고싶으면 본 포스팅 위의 제품소개 링크를 참조하실 것... 정가가 대략 5만원 정도인데 솔직히 이 돈을 주고 사서 만들고 갖고놀기는 좀 그렇다. 퀄리티든, 불편함이든 등등. 다만 저런류의 피규어들 대부분 얼굴과 표정만 괜찮으면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가는데 그건 나쁘지 않다. 소체의 재질도 요즘 수지제 피규어들이 많이 사용하는, 표면이 약간 사각사각거리는 그런 느낌을 주는 소재라 최근 트렌드를 잘 따르고 있다.

    이 나이 먹고 뭔 짓이냐 하겠지만 가끔은 이런 씹덕력 가득한 아이템 구해다 갖고 놀거나 전시 해 두는 것도 재미있음. 뭐 본인도 90년대 말 일본문화 개방기에 씹덕문화를 몸으로 받아들였던 소위 1세대 씹덕이었음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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