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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 안하고 사본 Byton Statics 의 PCD-250이라카는 포터블 CD Player 리뷰.
    Funny Widgets 2023. 7. 31. 23:13

    지난 뉴진스 CD 구매기에서 말씀 드렸듯 집에 유일하게 돌아가던 소니 콤포가 앰프와 튜너빼고 모터달린 재생기들이 죄다 맛이 가버리는 바람에, 일단 막연히 '그냥 소장한 CD를 막 재생할 걸 찾아보자'는 목표로 몇 가지를 찾아보다가 오픈마켓에 2~3만원대에 mp3 시디롬까지 인식되는 플레이어가 있길래 덥석 집어 보았다.레트로인척 하면서 기능이 단순한 저렴이 물건들을 판매하는 미국 메이커 같은데 바이톤 스태틱스라는 업체의 PCD-250 이라는 제품명이며 색상은 카토 북쉘프 케이스 색상인 그린. 메이커 사이트를 뒤져보니 단순 재생용 카세트 플레이어나 키치한 디자인의 라디오, LP player를 파는 등 예상대로 컨셉이 명확한 것 같다.

     크게 두 가지 디자인에 다양한 컬러가 있으나 내용물은 같다. 뭐 당연한 듯이 마데 생산품이고, 분명 알리나 글로벌 오픈마켓을 좀 더 뒤져보면 같은 디자인에 다른 메이커 이름이 새겨진 플레이어가 있을거라 확신한다. 심지어 잘 찾아보면 이것보다 더 쌀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하는것을 멈추고 아마존의 손을 빌려 사보기로 한다.

    포장이나 구성물이 매우 단순. 똥색 골판지에 제품명만 간단히 적힌 스티커 처리되어 있으며 - 뜯자마자 바로 짬시킴, 속에 들어있던 구성물은 사진에서 보시는 저 네가지가 다다. 본체는 작년 6월 생산된 것으로 나와있었음. 외부전원 케이블 (충전용 아님)과 이어폰은 포장 풀어 볼 생각도 않고 고이접어 심연의 케이블 모아놓는 서랍 속에 담가 둠.


     거두절미하고, 하루 동안 이것 저것 CD 돌아가며 넣어보고, 하입보이만 수십번 반복재생하면서 여러 모드에서 청취해본 결과, 그저 소장한 CD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재생 할 용도 정도라면 OK. 갓성비를 찾아서 같은 뭔가 대단한걸 바란다면 금물. 적어도 이 제품에 책정된 판매가는 정직하다 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다.

     - 옛날 이 정도 사양의 시디플레이어를 구하려면 거의 10만원 넘어 주었어야 할 것 같은데, 정말 물자와 기술이 과잉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다. 전체 외관 그리고 마감과 만듦새는 과거 CD 플레이어가 융성했던 시대의 그것을 비교 하더라도 전혀 꿀리지 않는 look & feel. 다만 가격이 가격이니 재질 같은 것은 딱 그가격대의 그것이다 생각하면 된다.

     - 휴대 중 움직임이나 진동에 따라 CD가 튀거나 하는 현상을 방지하는 ESP 기능도 충실해서, 극단적으로 본체를 쥐고 탬버린 춤을 춰도 끊기지 않고 잘 돌아간다. 재생모드나 EQ 조정 등 익숙해지면 나름 직관적이라 할 수 있다.

    이하 단점 혹은 아쉬운 점.

     - 본체에 별도의 충전 기능이 없음. 따라서 외부 충전기를 통해 충전한 AA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고, 그 옆에 달린 마이크로 5핀 타입 USB 단자는 그저 외부전원을 연결해서 재생할 용도가 된다. 어설프게 충전 기능을 내장해서 단가를 올리는 것 보다 시중에 쉽게 손에 얻을 수 있는 AA 배터리 혹은 AA 규격 충전지를 외부 충전하여 사용하게 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는 전략은 나쁘지 않다. 다만 전원 대책이 부실한 것인지, AA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중간 볼륨 레벨 기준으로 최대 재생시간이 4시간이라고 하는데, 20여년 전 CD가 음악 재생매체로 유행하던 시절의 '디스크맨'이나 '아이리버 MP3CDP'의 재생시간을 기억해 봐도 이건 좀 짧은 것 같다.

    - 전면의 액정 화면은 작지만 정보 전달할 내용은 충실히 잘 갖춰져 있다.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곳에서 조작할 때는 불편하고, 액정이 너무 수직하게 세워져 있고 하우징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 있어서 각을 잘 맞춰서 보지 않으면 내용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단점.

     - 기왕 기능과 단가를 단순화, 최적화 할 거, 재생 속도 조정 기능을 굳이 넣어야 했을까 싶다. 본 제품을 어학용으로 사용할거면 필요하긴 하겠지만...단순 음악 감상용이라면 글쎄다. 

     - 음질이...지금까지 가져본 CD 플레이어 중 가장 열악하다. 음장이 날린다거나, 가볍다거나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신호를 출력하는 회로가 그리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일단 여러 EQ 모드가 있으나 (Classic, POP, JAZZ, ROCK, BASS) 베이스가 올라가면 전 주파수대 음이 뭉개지는 느낌이 있고, 트레블이 올라가면 찢어지지는 않지만 한없이 가벼워진다. 그 와중에 음의 해상도가 별로다. 혹시나 해서, 뉴진스 하입보이 시디를 가지고

     : Byton 시디플레이어 단독으로 헤드폰 연결해서 청취 (헤드폰 Sony MDR-V500)

     : Byton 시디플레이어를 소니 CMT-CPZ1 시디콤포에 Analog in 단자에 3.5" 잭으로 물린 뒤, 스피커, 헤드폰 연결해서 청취

     :  소니 시디콤포에 시디를 넣었다 강제 사출당했다를 30여번 반복한 뒤에 요행히 시디를 걸어서 스피커와 헤드폰으로 청취

     의 세 가지 모드를 반복해서 청취 해 봤는데, 역시 원조 맛집, 소니 CD 플레이어의 청명한 해상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일단바이톤 이 제품은 외부 앰프에 물리든 직접 듣든 EQ를 빼는 기본 프리셋이 가장 낫다. 요즘 왠만하면 갖고 계실거라 보이는  애플 장비 기준, 음장감은 트레블이 센 편이고 베이스는 많이 죽는다. 아예 베이스 소리가 우수수 흩어져 공간 속으로 사라진다는 표현이 정확할까... 하지만 이게 절대 잣대가 될 수 없는 것이, 청취자인 본인의 피지컬 상태인데 1) 40대가 넘으면서 일부 주파수를 듣지 못한다 그러고, 2) 실제 정기검진하면 왼쪽 귀가 약간 난청이다. 20대 시절 헤비메탈 노래를 너무 high vol.로 들었던 까닭이다...

    그저 상대비교로 봐 주시면 될 듯.

     - 볼륨이 좀 이상하다. 디지털 식으로 +/-버튼을 눌러 볼륨 조절하게 되어 있는데, 볼륨 단계가 0 부터 29까지이고 (왜 굳이 29일까...) 메모리 기능이 없어서 껐다 켤 때 마다 볼륨량이 대략 14 정도인가로 리셋되며, 헤드폰을 직결할 때와 외부앰프를 연결해서 들을 때 출력량이 또 달라진다. 직결할 때 귀가 터질 정도인데 앰프를 연결하면 모기소리가 난다. 그래서 앰프의 볼륨을 올리면 보통의 다른 장비들보다 대략 150% 볼륨을 더 올려야 소리가 들릴만 하게 올라오고, 여기에 CD 본체 볼륨도 더 올리지 않으면 약간의 화이트노이즈도 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제품의 정가는 3만원이다. 요즘 시중에 판매하는 CD 음반 두 장 값이면 플레이어를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하지만 왠만한 음질 이상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거나, 블루투스로 스피커와 무선연결 같은 것을 구현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려면 그 만큼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자본주의 시장은 냉정하니까. 큰 기능 바라지 않고 그저 소장한 음원의 단순 재생만 원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 앞서 음질을 씹긴 했지만, 다른 클래식 매체들과 달리 CD는 평타는 칠 수 있는 고품질 미디어니까. 적어도 일전 대차게 씹었던 리와인드 블라썸 카세트의 기깔나는 바이브레이션 같은건 없으니 일단은 합격이다. 그렇다고 이 제품의 컨디션에 또 '90~00년대의 뉴트로 감성'을 갖다 붙일거면 심히 기분이 나쁘니 당장 속히 저 세상으로 꺼져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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