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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포스팅 했듯이, 헝그리 표준줌이자 탐론의 이빨치료보다 푸대접을 받는듯한 Sigma 24-70mm EX DG MACRO의 후드를 개조했다.

내가 볼 때는 그리 나쁜 렌즈는 아닌 것 같은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많이 까이는 듯 함.



1. 출시년도가 꽤 오래 됨. 추정컨대 2003년 10월에 초기 출시되었으니, 거의 광학계 자체가 8년이 가까이 되어간다.

2. 앞서 말한 출시초기 제품이다 보니, 시그마의 고질적인 '노랑끼'가 니콘의 '노랑끼'와 더하여 더 노래지는 느낌이다.

3. 고질적인 펄재질. 펄까짐은 시그마의 숙명이랄까...

4. 경통 흘러내림이 존재한다. 구매한지 이제 두달 넘어가는 시점에서, 녀석은 흘러내린다..

5. 82mm라는 구경의 압박. 싸구려 주제에 필터가격은 비례해서 상승함.

6. 타 서드파티 대비 플레어/고스트나 역광에 좀 취약한 듯.

7. 단지 L이나 N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최근 HSM모델이 출시되면서 인기가 급하락함.



그래도 풀프레임 렌즈 중, 탐론 이빨치료 (28-75)를 제외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표준줌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F/2.8의 고정조리개이며, 82mm의 무지막지함은 행사장에서 모델의 시선을 잡기에 존재감이 있다.

그래도 나름 EX 렌즈 아니던가. EX 렌즈.

하지만 앞서 언급한 플레어 문제와 함께, 24mm광각구간에서 줌이 무지막지하게 튀어나와주는 현상 (발기줌;;;) 이 프로포션 자체를 좀 해치는 문제가 있고...무엇보다 녀석의 후드가 플레어를 효과적으로 잡아주지 못한다는 평이 중론이다.

이렇게.

[70mm 구간]


[24mm 구간]



그래서 블로그나 포럼을 검색해보면, 토키나와 함께 녀석의 후드를 어렵지 않게 개조한 사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AF/MF 전환되는 영역의 남은 짜투리 공간에 후드 마운트를 설치하여 후드를 개조하면 다음과 같은 잇점이 있다.



1. 플레어/고스트/역광에 어느정도 저항력을 주고, 이로인해 색재현성이 나름 괜찮아 진다.

2. 발기줌(ㅡㅡ;;)을 효과적으로 가려줘서 외견상으로 줌이 보이지 않는 소위 '이너줌'형태로 만들어 줄 수가 있다.
    마치 24-70L이나 24-70N 처럼...



그래서 결정했다. 후드를 개조해 주는 걸로.

앞서 이야기 했듯이, 후드 개조는 다음 블로그를 참조하였다. 후드 마운트의 제작 방법 및 순서가 매우 자세하게 나와있고, 스르르르르륵클럽에서 이야기하는 SUS재질 마운트보다 현실적이다.

http://misumi.blog.me/110033111970

대부분의 내용은 위의 블로그에 있기 때문에, 빠진 부분 및 시행착오 위주로 글을 쓸려고 한다.


제공된 도면을 참조로, 회사에 들락날락하는 협력업체 기사님을 꼬셔서 3T PVC 판을 이용, 링을 제조했다.
처음 SUS로 제작하려다가, 수공비가 생각외로 많이 들어서 포기...완벽함을 추구하는 우리 업체 기사님께서는,

'이거 공차 얼마로 줘야하나요? 아무래도 SUS가 천만분의 일 공차가 날거고, PVC로 하면 공차가 좀 커질텐데...'라고 하신다.

특별히 정밀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 그냥 PVC로 go.

제조는 말끔하게 되었고, 핀을 박아 가조립을 해 보니 나름 잘 만들어졌는데.....



문제는 내경을 잘못 계산하여, 링이 완벽하게 체결되지 않았다.

내부 내경이 대략 75mm인데, 고정하기 위해 양면테입을 두르고 체결하면 각 링의 조립부가 약 1mm가량 들뜨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가 맞도록 만들어둔 핀구멍이 들어맞지 않았다.


다시 반품해서 재가공해도 되지만..나름 객기를 부려보겠다고 사포와 그라인더를 이용, 내경을 1mm가량 갈아내었다. 그결과,


(참고로, 사진 정말 잘 못 찍었다. 어떻게 렌즈와 뒤의 화분과 일직선이 되게 구도를 잡았을까. 지양해야 할 구도임.)


그림과 같이 조금 틈이 발생하긴 하지만, 핀을 못박을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스킵했다.

헛도는 것을 막기위해서, 내부에 양면테입 중 접착력이 강한놈으로다가 둘러서 붙여주고, 세 개의 링은 클립의 핀을 잘라넣고 안에 목공본드를 채워주었다. 뭐...맛갈때까지 쓸려고 생각하고 있기 땜에 나중 AS보낼 것을 감안할 뿐, 펄이 테입때문에 까진다거나..하는거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렇게 후드 마운트는 완성했고, 그다음은 후드를 구매하여 마운트부를 갈아주고 체결하는 것이 남았는데...



귀찮음으로 몇 주를 허비하다가, 종국에 준디지털의 NHT-2 (Nikkor AF 80-200mm 용 호환후드. 일명 '마징가 후드')를 구입했다.

24-70L용 후드를 구할까, 70-200용 후드를 구할까 여러차례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첨 본 순간 크기에 놀래고,  후드의 깊이에 또 한번 놀랬다.


일단 별 기대안하고 내부를 마운트에 맞게 깎은 뒤, 체결하고 모습을 보니 간지가 좔좔....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비네팅이 작렬한다. 비네팅 사진은 CF카드 포맷으로 홀랑 날라감;;;



크롭에서는 어느정도 사용이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풀프레임에서는 정확히 24~35mm 구간에서 매우 또렷한 비네팅이 발생하는 것이다. 마치 상어 뱃속에 들어앉아서 상어의 이빨을 실루엣으로 밖을 바라보는 것 마냥.

크롭에서는 최대 광각구간이 1.5기준 대략 35mm니, 비네팅이 나올랑..말랑하는 구간일거다.



별 수 없다. 마운트부를 깎을순 없으니, 마징가의 날을 깎아 들어갔다.


깎고 마운트해서 찍어보고...또 깎고 마운트해서 찍어보고를 반복한 결과. 약 25mm정도를 쳐 내었고 (말이 25mm지 거의 1인치 가까이 들어낸거다..)...


[D700+Sigma 24-70, 집 앞 마당, 비 열라 옴;;;]


24mm 구간에서 다음과 같이 비네팅이 없는 것을 최종확인. 그러나...그 깎아냄의 깊이가..


[LX3, 24mm 최대 광각구간]


보시다시피 광각 구간에서 순정후드보다 더 깎아낸 결과가 되었다. 즉, 광각에서 풀프레임바디로는 저 부속되는 후드의 형태가 딱 맞다는 것.

뭐..망원구간에서 줌이 들어가서 나름 잡광을 차단해 줄 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그냥 만족해야 할 듯.

그리고 졸지에 구박받는 싸구려 렌즈는 이너줌 렌즈가 되었다!



마무리는 손재주가 나보다 일취월장하신 부친께서 해 주셨다. 그래서 조금 거칠긴 하지만, 그냥 얼핏보면 가공한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 야스리 (줄;;;) 과 그라인더로 초정밀 수작업.



회색의 PVC마운트 링이 보기 싫어서, 도색할 꺼리를 찾다가, 마침 차에 까진 부분이 조금 존재해서 메꿀 겸, 카페인트를 샀다.

본의아니게 그 색이 스피넬 레드. 즉 빨간색. 꼭 L렌즈의 간지를 바라고 선택한건 절대 아니다.



[LX3, D700+호환세로그립+Sigma 24-70+개조후드]


그래서 전체 몰골은 다음과 같이 결론이 났다. 직광 플래시 작렬한거 봐라;;;


원래 NHT-2 후드가 큰데다가, 바디+세로그립+렌즈까지 포함하니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도 저걸 이틀동안 결혼식 출사+데이트 할 때 바리바리 들고 가서는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는 후문이 있다.


뭐..돈질하면 24-70N이야 어째 구해서 쓰지 않겠나 싶고, 또 나도 단렌즈에 준하는 그 쨍함..을 느끼고는 싶지만, 아마추어 수준에서 저 정도면 된거 같고, 또 이렇게 일련의 개조작업을 하면서 장비에 애착을 불어넣어 주는 것도 아마추어 사진사가 사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제 광각이랑 망원렌즈만 있으면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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