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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모형] KATO C62 2 & 3 증기기관차.
    Train Model 2022. 2. 23. 17:21

     지금껏 D51/C57 제외하고 중/소형의 작은 기관차 위주로 소개 드렸었는데 이번에는 일본 증기기관차 중 최대 크기라고 알려진 '시로쿠니' C62를 소개한다. 우리나라 아재들에게는 추억의 일요일 아침 9시 방영 [은하철도 999]의 모델 기차로 잘 알려져 있는 기관차다. 예전 아카데미에서 일본 모 메이커(Maybe 반다이?)의 999 프라모델 제품을 카피한 것을 팔기도 했었다. 당시에 두 번 정도 사서 조립했던 것 같음. 활주로같은 선로를 도약하는.

    특급 니세코를 견인하는 C62 2와 3. 출처: 위키피디아.

     차량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태평양 전쟁 이후 1947년 늘어나는 여객철도 운송수요 대응을 위해 D52의 부품을 유용하여 개조해 만든 것이 C62라고 한다. 동륜 3조의 C형 고속 여객용 열차로써 (100km/h, 최대 129km/h 기록) 초기에는 주로 일본 교통의 대동맥이라 할 수 있는 도카이도/산요 본선의 주력 간선지역에서 [하토] [츠바메] 같은 특급열차를 견인하였다. 이후 1970년대 초반 기관차의 '무연화' 정책에 따라 디젤/전기 기관차에 그 역할을 물려주고 하나씩 현역에서 물러나게 되는데 그 중 최후까지 하코다테 본선에서 견인기로 활약했던 두 대의 C62가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위 사진에서 선두를 이끄는 C62 2호기 (금일 소개드릴 모형은 도카이도 사양), 그 뒤에 따라가는 C62 3호기 (소개드릴 모형은 홋카이도 사양)이 되겠다.

     먼저 C62 2호기는 디플렉터에 붙어있는 제비 마크가 상징인 '스왈로우 엔젤'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며, 현재 교토 철도 박물관 구내에 동태 보존되어 가끔 [스팀호]라는 체험형 구내 운전 객차를 앞뒤로 끌었다 밀었다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덩치값을 못하고 있지만 한 때 무려 도카이도선에서 특급 [츠바메][하토]를 견인하던 주역 차량이기도 했고,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한 채 1950년 말 홋카이도 지역으로 전출되어 그곳에서 특급 열차등을 끌다가 1970년도에 우메코지 (현 교토 철도박물관)으로 이동, 동태보관 결정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 때 C62 1호기와 동태보존을 놓고 논의가 있었으나, 인기가 많았던 까닭인지 결국 2호기가 동태보존 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다만 동태 보존 결정과는 별개로 보일러 노화로 누수가 잦은 등 차량 자체의 컨디션은 현역일 때도 딱히 좋지는 않은 차량이었던 듯 하다. 우리가 잘 아는 은하철도 999의 드로잉, 그리고 기적소리의 모델이 되었던 기관차이기도 하다 - 참고로 999호는 차적에 없는 C62 50호라고 함.

     한편 C62 3호기는 1970년대까지 2호기와 유사한 경력을 걷다가, 2호기가 우메코지로 갈 때 홋카이도에 그대로 남아 계속 홋카이도 지역을 운행하는 이벤트 열차 등을 견인하다 1995년 차적이 제외되었으며, 현재는 간간이 이벤트가 있을 때 마다 홋카이도 나에보 공장 구내를 전/후진 하는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며, 거의 정태보관 수준이지만 운전은 가능한 상태로 관리 보관되고 있다 한다. 2009년에 JR 히가시니혼이 이벤트 차량 운영 목적으로 동 기체의 양도를 요청했으나 홋카이도에서 거절했다는데...현재 D51 498 의 관리 수준과 엄청난 자금 동원력을 생각하면 양도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계속 관리를 잘 할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인지 나름대로의 상징성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2022년 현재 두 종류의 카토제 C62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하나는 도카이도선에서 '츠바메''하토'를 견인하던 C62 2호, 그리고 다른 하나는 홋카이도에서 [니세코]를 견인하던 C62 3호이다. 

     케이스의 뒤에는 역시 각 차량의 공식측 도면이 나와있다. 간접적이나마 두 차량의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을 듯. 3호기의 경우 국내 쇼핑몰인 더트레인의 홀로그램 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2018년 경 철도생활을 막 시작할 무렵 입수한 모형인 것 같다. 최초 D51 498 을 '이게 은하철도 999모델일거야'라고 믿고 샀다가 뒤늦게 C62가 진짜 모델임을 알고 찾아서 구매했는데...정작 진짜 모델이 된 차량은 2호기였다는 사실.

     실제 모형을 살펴보면 첫인상에는 런보드의 백색 띄와 디플렉터의 제비마크 등 포인트 때문에 2호기 쪽이 화려해 보인다. 게다가 3호기 쪽은 약간 무광 feel이 강해서 더욱 차이가 커 보인다. 하지만 시대상 2호기는 도카이도선에서 활약하던 초기형태, 3호기는 홋카이도에서 활약하던 후기형태로써, 2호기 쪽의 주변 구조물이 좀 더 단순 간결하고 3호기는 이후의 다양한 주행 제어장치 등이 부착되면서 다소 복잡해져 있는 상태이다. 

     D51을 비롯한 다른 차량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역시 그 웅장함이 의왕 철도박물관 외부에 전시된 '미카'와 '파시' 두 차량의 크기를 직접 비교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차량의 전장이 긴 관계로, 가끔 토믹스의 R280 반경도 제대로 돌지 못하고 탈선하는 경우도 발생하였으니 실제 레이아웃에서 이 모형들을 주행 할 때는 되도록 넓은 반경의 고정이 잘 된 선로에서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카토의 기본선로는 R315인지라, 잘 돌아나감.

     본체를 확대 해 보면 그 차이점이 더 명확하게 발견된다. 색감에 의한 화려함은 2호기가, 부품의 디테일이나 질감 부분은 3호기가 더 눈에 띈다. 광택 때문인지 주행시켜도 그 차이는 레이아웃에서 뚜렷하게 발견된다.

     두 차량 모두 히타치 (日立) 공장서 생산된 것으로 되어 있으니, 그야말로 같은 곳에서 태어난 형제가 동시대를 함께 열심히 달려온 셈. 지금은 맏이(?)는 간사이에, 동생은 홋카이도에 각각 떨어져 지내고 있어서 조금 쓸쓸하다. 캡 아래의 배관의 형태라던지 각 요소마다 흰색 페인팅이 되어 있고 없음의 차이라던지, 살펴보면 각각 다른 부분이 꽤 많이 존재하고 있고 이를 카토가 잘 살려 표현하였다. 기본 차량의 베이스는 동일할지언정 각기 다른 금형을 설계하여 충분히 다른 느낌을 내 주었다는 것. 어쩌면 카토만이 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인지도.

     도카이도 사양의 2호기. 보일러 주변은 단순 명료하고 군데군데 흰색이나 은색의 파이핑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굴뚝 또한 별도의 집연장치 등 없는 그야말로 초기형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태평양 연안을 달리는 도카이도 사양이긴 한데, 겨울철 마이바라 쪽 강설량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하는데 스노 플로우는 왜 장착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반면 홋카이도에서 운용한 후기형인 3호기의 경우에는, 전면에 홋카이도 사양의 특징적인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상부 연돌의 집연장치 (연기나면 회전하면서 회오리를 일으켜 날려보내는 타입, 불꽃 올라오는 것도 억제함), 도호쿠, 홋카이도 한랭지역 차량에서 잘 발견되는 주 전조등 옆의 보조등, 런보드 전면의 두 개 뻗어나온 차폭등, 그리고 강설 대책의 스노플로우까지. 거기에 몇 가지 구조물이 다양하게 추가되어 있지만 장식적 요소가 없는 차량인 관계로 그저 시커먼 무연탄의 느낌이 나는 매우 소소하고 차분한 형태이다.

     두 차량 모두 시대 특징적인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2호, 3호만의 차별화된 요소가 꽤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설정 무시하고 억지로 두 차량을 중련이라도 할라치면 다소 어울리지 않는 느낌도 있다. 2호기 쪽은 스하 44계 [하토] 객차세트와 조합하면 완벽한 구성이 되고 (아오다이쇼 츠바메가 있으나 이쪽은 녹색의 EF58 차량 전용에 가까움) 3호기 쪽은 본래 니세코 객차 사양이 구비되어야 하겠으나 일단 국철사양 객차 세트들로 구성하여 운용하는 것을 전제로 사용하기로 한다. 금전과 공간의 압박으로, 갖춰 놓고 싶다고 모든 차량을 다 구비 해 둘 수는 없는 노릇.

     대형 간선형 증기기관차라는 이미지 덕택인지, 증기기관차임에도 다른 차량보다 고속으로 운용해도 그다지 낑낑거린다(?) 는 느낌 없이 시원 해 보인다. 4축 동륜의 D51을 고속으로 주행시키면 안쓰러운 느낌이 드는데. 다만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차량의 길이가 길이인지라 다른 차량보다 곡선 운용에 한계가 있다. 거기에 고속 주행하면 탈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철도모형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놈의 공간의 압박이 다른 어느 것 보다 심하게 되니까. 그런 연유로 인해 자주자주 운용해 주지 못하는 차량인지라 아쉽다.

    케이스에 놓고 사진 찍으니 마치 우주를 날아가는 999느낌나네.

     언젠가 광활한 공간에 두 대의 C62를 중련 해 놓고 총 13량의 [하토] 편성을 줄줄이 고속 운영하는 모습을 보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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