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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추어무선기사 4급 - (1) 강습회 수강.
    Radiowave 2022. 2. 13. 19:31

     요즘 유튜브 알고리즘 때문에 갑자기 대세(?)가 되어버린 HAM - 아마추어 무선. 작년 말 경 처음에 라디오, 그리고 AM과 외국 방송을 한 번 잡아 볼 목적으로 단파라디오 공부를 하던 중에 거의 대부분 통신에 사용하는 주파수를 잡아낼 수 있다는 SDR이라는 물건을 알게 되었고, 이를 좀 더 잘 수신 하려면 주파수별로 각각 다른 종류의 안테나를 설계 혹은 구비해야 한다 해서 안테나 공부를 하다 보니 아마추어 무선 관련 자료를 자연스레 보게 된 것이 동기의 발단이었다. 어쨌든 '수신' 만으로는 이것 저것 진리탐구를 추구 하기에 한계가 있을 듯 하여 과거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진 아마추어 무선기사 4급 취득을 한 번 준비 해 보기로 했다.

     최근 유행처럼 여기저기 관련된 블로그 포스팅이나 유튜브 클립들이 많아져서 지금 이런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자칫 시류에 편승하는 듯 블로그 조회수 한 번 올려보자 하는 모양으로 보일 것 같아서 망설여지기는 하는데, 어짜피 블로그에 광고같은걸 달지 않으니 조회수 올라 가 봐야 나에게는 아무 득도 되지 않는다. 그냥 본인 관점에서 강습회 수강 이후 느꼈던 것들을 정리 해 볼 목적, 그리고 아직 도전(이랄 것 까지 없는 수준이지만)을 망설이시는 분들께 이미 작성된 다른 동영상이나 블로그, SNS 내용과는 차별화된 정보제공과 동기 부여가 된다면 하는 마음으로 시간 순서에 따라 작성 해 보고자 한다. 최소 무전기 PTT를 최초 누를 수 있게 되는 순간 까지는 - 그 이후는 모르겠다;;;


     아마추어 무선기사 4급을 취득하고자 하면, 별도의 시험은 필요 없고 아마추어 무선연맹에서 주관하는 8시간짜리 강습회를 이수해야 한다. 지역 본부에 따라 강습회 이후 간단한 퀴즈로 수강한 것을 잘 들었는지 확인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출처: 나무위키

     강습회를 수강하려면, 가장 먼저 KARL(The Korean Amateur Radio League,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사이트에 들어가서 메인화면 중간 우측 3번째, '강습회 일정'을 클릭한다.

    그러면 해당 달에 연맹에서 개최하는 3급~4급 강습회 일정이 캘린더로 나와있고 게시 글들을 클릭하면 지역 본부별 상세한 모집 요강이 설명되어 있다. 현업에 바쁜 수강자들을 배려할 목적인지 강습회가 모두 토/일요일에 몰려있다. 개신교 신자 분들께는 좀 괴로운 선택이 될지도. 어쨌든 자신의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어디인지 확인 후 수강 신청을 하면 된다.

     다행히 경기도 본부가 집에서 가까운 수원에 위치하고 있어서 한참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전화기를 들고 수강 문의 함. 요즘 인기가 많은지라 정원이 이미 차 버리지 않았을까 살짝 우려했는데 다행히 room이 있었고, 수강료 (여기에 자격증 취득료, 연맹 1년 가입비 포함하여 총 148,000원) 입금하고 입금 확인 및 등록을 완료한다. 이후 수강 전 마지막 금요일 즈음에 reminder 문자가 한 번 도착하게 되고, 일정에 맞추어 가면 되겠다. 수강 안내 글에 유첨된 워드파일 서류를 미리 작성 후 인쇄해서 당일 갖고가도 되고, 반명함판 사진(3cm X 4cm) 1매, 신분증만 지참하면 나머지는 연맹 사무실에 출력되어 있는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해도 된다. 수강 전 까지 시간은 충분함.

     수강회 참석을 결심, 준비하면서 한 가지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 요즘 기업 주관의 유료 세미나를 신청해도 요즘은 온라인 등록, 카드결재가 가능한 세상인데(심지어 디지털에 그렇게 배타적이라는 일본 회사들도 요즘 웨비나 신청 오픈을 온라인으로 받는다) 전화로 등록문의, 수강료 입금, 입급확인 및 수강 완료의 20세기 말 방식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감이 있었다.

     요즘 20-30대 사회 초년생 분들과 업무를 같이 해 보면 학창 시절부터 카톡에 익숙해져 있어서일까, COVID 때문에 더 그런 느낌도 있고, 대면/유선전화보다는 간접적인 수단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인데, 세대를 아우르는 저변 확대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소 아쉬운 접근성 같다. 연맹 홈페이지 상에 가까운 지역별 본부를 선택해서 등록하고(본부별 등록 가능인원 실시간 확인 기능 포함), 수강료는 카드 입금 방식 등 다양한 지불으로 처리한다면 좀 더 초심자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위해서 기존 방법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겠지(그것이 연맹 사무소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겠고...). 어쨌든 그렇게 어찌어찌 등록 완료 함.

     이번에 찾아 가야 할 경기본부는 아래 지도에서 보시는 수원 매교동 매교상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인분당선 매교역 6번 출구를 나오면 출구 왼쪽에 바로 있는 매교상가 B동 건물로,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은 가히 최고라 할 수 있음. 그래서 이번에는 간만에 F31을 가져가지 않고 '대중교통의 힘'을 빌려 다녀오기로 했다. 집에서 그곳까지 10키로 이내, 자차로 20분, 대중교통으로 대략 4~50분 거리.

    아마 4급

     경기본부는 카카오맵 등에 상호등록되어 있지 않으니 반드시 주소로 검색해서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매교상가는 큰길로부터 안쪽 붉은 빛이 도는 건물이 A동, 바깥쪽 흰색 타일 건물이 B동이니 혼동 없을 것 - 옥상에 올려져있는 안테나를 보고 찾으면 쉽다. 주말에는 B동 정면 주차장도 일견 여유가 있어 보이므로, 거리가 먼 분들은 차를 갖고 가셔도 좋겠다.

    주차된 차번호 노출 방지를 위해 사진을 크게 줄였습니다. 직찍.

     요즘 매교지구 재개발이 한창이기 때문일까, 상가를 270도 둘러싸고 당연한듯 고층아파트들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이 건물만 알박기 한 듯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었다. 여기도 몇 년 안에 재건축으로 허물릴 것을 예약한 듯이 건물의 내외관 어느 하나도 리뉴얼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3층에 위치한 본부 사무실의 위치를 알리는 창문의 커팅시트도 더 이상 보수할 생각이 없는지 낡아 떨어져 있어 '정말 이 곳에서 강습회를 하긴 하는건가' 싶을 정도였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혹시 이거 사기? 피싱 사이트에 낚인거아님?' 이라고 몇 차례나 저길 들어가는 것이 맞나 고민했었음;;;

     사실 수원, 그리고 서울, 부산과 같은 도시 역사가 오랜 곳이면 구도심에 이런 낡은 건물들이 당연한 듯이 존재하고 있다 - 부산 본가도 마찬가지고. 이런 분위기의 도시를 오랜동안 떠나 10년 동안 주변에 새 건물만 있는 동네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갑작스런 이런 풍경이 조금은 낮설게 느껴졌다.

     굳이 이런 상업건물은 새로 짓지 않더라도 골조만 튼튼하다면 오랜동안 본래의 외관을 깔끔하게 유지하면서 관리해도 될 것 같다. 외국에 나가봐도 그런 경우가 허다한데 말이다. 10년 정도의 추억도 강하게 부정하고 싶어 일찌감치 갈아엎고, 모두 집의 가치도, 그 고도도 하늘 끝까지 한없이 뻗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살다가 바벨탑처럼 무너지는 삶을 맞이하지는 않아야 할텐데.

     어쨌든 이 건물 3층으로 올라가면 한 쪽에 지부 사무실, 한 쪽에는 강습회나 행사를 위한 교육장이 마련되어 있다. 

     교육장 실내 역시 천정의 시스템 온풍기 혹은 벽형 별도의 온풍기는 없었고 중간의 기름 스토브가 기름 냄새를 풍기며 열심히 실내를 덥히고 있었다. 마치 옛날 구도심에 위치한 보습학원의 분위기. 그래도 밖에서 봤던 의심스럽던 첫 이미지의 풍경과는 달리, 실내는 주어진 환경에서 그럭저럭 정갈하고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사진에 보듯 COVID 대책으로 모든 수강석에 투명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취식은 실내 엄금한 대신에 사무실 혹은 옥상을 개방하여 휴식을 배려하였다. 날씨가 따뜻했던 덕택에 휴게 장소로 나쁘지 않았음. 또한 오전 오후 나누어 체온 측정을 실시하였다.

     오늘 총 20명 모집인원 중 18명이 수강했고, 1월에 실시한 앞 기수는 사람이 좀 더 많았다고. 작년 연말 모 유튜버 분 클립이 떡상하면서 부터 수강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연맹에서 손을 쓰지 않았는데도 새로운 취미를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강습회 일정을 알아보고, 신청하고, 참가하도록,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도록 홍보한 셈이니 자의든 타의든 연맹은 그 분께 감사패라도 하나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사진과 신분증 제출, 그리고 서류 작성 및 등록을 완료하고 자리에 앉으니 4급 강습교재, 볼펜, KARL 회지, 안테나 설계 개요책자, 경기본부 QSL(교신)카드, 수강 및 자격증 발급 이후 무전국 등록방법 소개하는 종이, 그리고 약간의 기념품 등이 제공되었다. 강사님을 잘 만난 덕택인지 전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소개를 받았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8시간 내내 수강이 너무 재미있었기에, 점심 이후 시간에도 졸지 않고 한눈 팔지 않고 8시간을 잘 소화했다. 배부된 교육자료들은 대강 훑어 보아도 연맹의 65주년 정수와 같은, 아마추어 무선기사로써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이 꽉꽉 담겨있는 느낌이었다. 국내 아마추어 무선활동을 하면서 알아야 할, 혹은 급하게 찾아보아야 할 팁이나 자료들도 일목요연하게 정리 되어 있으니 수강 이후에도 옆에 가까이 두고 핸드북처럼 활용해도 좋겠다.

     최초 콜싸인 소개를 시작으로 전파법규와 통신보안을 훑은 뒤, 오후에는 전기에 대한 이론 및 무선설비 취급법 강의가 진행되었고, 이후 경기 본부장님 주관으로 두 시간 정도 전파국 등록방법, 교신방법, 무선 운용 방법 등의 교육과 질의 응답일정으로 총 8시간의 강습회 일정이 진행 되었다. 아무래도 시험을 치르지 않고 8시간 이수만으로 수강 완료하는 코스다 보니 내용을 일일이 훑고 지나가지는 않았으며, 조금은 루즈한 가운데 강사님의 경험담이나 향후 햄 운용 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 위주로 내용이 나누어진 것 같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유튜브를 보고 이미 예습한 듯, 겉핥기로나마 대강의 개요나 내용을 알고 들어오신 분들이 꽤 많았다는 점. 이미 어디에서인지는 몰라도 알 것 다 알아버린 분들도 계신 듯 하고. 연령대도 10대 부터 고령의 어르신까지, 중년 아주머니와 아들을 데리고 온 엄마까지 말 그대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독특한 편성이었다. 

     중식은 따로 제공하지 않아 각자 사 먹어야 했는데, 재개발 되는 동네 특성상 이렇다 할 식당은 찾아 볼 수 없어서 상가 1층 주변 아파트 건설현장 작업인력의 수요를 노린 한식 부페집에서 6,500원에 점심을 해결. 한국어 외의 아시아의 다양한 언어를 청취할 수 있는 매우 활기넘치는 식당이었다. 맛은 뭐 그냥저냥이라 한 접시로 식사 종료. 식후땡 커피도 해결할 길 없어 100m 가량 걸어 간 편의점에서 해결.

     쉬는 시간 막간을 이용해서 올라간 상가 옥상의 거대한 철탑과 안테나 뭉치가 이 곳이 연맹 건물임을 말해준다. 요즘 핸드폰 기지국 아니면 TV용 야기안테나도 보기 어려운 세상이다. 그나마 아파트에 법규로 공청안테나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랄까.

     한국에서 HAM 생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성능 좋은 안테나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아파트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조금만 큰 안테나를 베란다나 창분 바깥으로 설치할라 치면 주변에서 외관문제, 전자파 문제 등으로 민원이 속출하고, 높은 출력으로 송출하기라도 하면 자동차의 이모빌라이저가 갑자기 울리거나 옆 집의 가전기기가 오작동 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한다. 특히 단파대 신호를 송/수신하기 위한 안테나의 최적 길이가 이론적으로 20m / 40m에 달한다고 하니 옥상이 있고 마당이 있는 전형적인 주택거주자가 아니면 쉽사리 대놓고 할 수 있는 취미는 아닌 듯 하다. 다만 학문의 진리추구라는 목적으로 보면 주변인들에게 최대한 피해주지 않고 제한된 공간 안에 최대의 효과를 갖는 장비의 구성을 고민하여 검토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물론 나는 전기/전자 기본이 안되어 그저 선구자들이 만들어 놓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따라가는 것만 해도 버겁습니다...


    이상은 4급 강습회란 것을 받아 본 이후 받은 몇 가지 소감이나 잡설.

     - 아무래도 생면부지의 분들을 8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좁은 강의실 안에 밀어넣고 일방적인 일대다 수업 형식으로 강습회가 진행되다 보니, 그 짧은 휴식 시간에 강습생들과 상호 네트워킹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COVID 상황이라 더더욱 서로 접근하거나 말을 섞는 것 조차 조심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혼자서 강습회 참석 해 보니 휴식 시간, 점심 시간 자투리에 할 일이 없어 '격동의 허송세월' 고통에 시달렸었다. 애꿎은 강습교재만 들여다보거나, 핸드폰 쳐다보는 것도 한계가 있음. 혹여나 4급을 따려고 수강회에 참석하겠다 결심했다면, 가능한 한 가족이나 지인, 동료를 꾀어서 최소 2인 1조로 강습회를 같이 들으러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강의 때 들은 내용을 둘이서 복기 해 볼 수도 있고, 관심사가 동일한 지인이 처음부터 함께 취미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으니까. 물론 인당 15만원 상당의 수강료는 알아서.

     - 이 취미생활의 선배가 되는 강사님 및 본부장님 두 분 모두, 지금의 신규 인원 유입 붐업은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한 편으로는 온라인 동영상 하나로 부풀어오른 갑작스런 대중의 관심이 그저 일시적인 호기심만으로 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U/V는 1년, SSB는 3년, CW (모르스 부호)는 100년 취미라는 구전과 함께. 최소 3급 전화급은 취득해서 단파를 운용할 수 있어야 이 취미를 조금 더 관심있고 깊게 바라볼 수 있을거라는 것을 강조함. 사실 쉽게 얻은 것은 귀한 줄 모르고 쉽게 놓아버리는 것이 사람이 속성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법적으로 4급 아마추어 무선기사에게 허용된 운용 범위는 출력 10W 이하, 30MHz 이상 주파수 운용 (30MHz 이상이라고 해도 4급 아마추어 무선기사가 쓸 수 있는 주파수는 144-146MHz VHF 채널, 430-440MHz UHF 채널 뿐이다. 50MHz가 간혹 언급되던데 알기로 사용 할 수는 있으나 이 주파수대의 10W 이하 출력의 무전기를 구하는 것, 그리고 알맞는 안테나 구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라 실제 활용범위가 폭넓지 못하다. 거의 지역민 간 대화수단 내지는 군집으로 어딘가 이동할 때 집단을 통제하는 등 매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사용하거나, 등산, 레저 강사나 수렵, 택시 운전사 등 '무전' 그 자체가 주된 목적이 아닌 업무나 레크리에이션에 보조적으로 통신이 필요한 용도에 활용 될 가능성이 높은 급수라고 보여진다. 실제로 4급이란 것이 생긴 이유가 불법으로 공공연히 무전기를 운용하던 수렵 종사자들이 차라리 합법적으로 무전기를 취급할 수 있게 열어준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듯.

     그와는 다른 목적으로 HAM의 외형적/근본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는 '전파에 대한 진리탐구 및 전 세계 무선기사들과 교신'을 그래도 최소한이나마 해 보려면, 결국 전파의 도달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단파' 운용이 필요한데 4급 자격 만으로는 그쪽 주파수는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그리고 10W 출력이 결코 낮은 출력은 아니지만(핸드폰이 0.3W라는 것은 처음 알았음), 손으로 쥐고 송수신하는 5~7W 상당의 '핸디'외에는 운용을 할 수 있는 거치형 무전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등 제약사항이 많다. 

    - 어쨌든 이제는 아마추어 무선통신의 분야가 예전과 같이 더이상 '선택된 노력형 엘리트' 들 만의 취미가 아니게 되었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춰 준 점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적인 교육수준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4급 취득을 경험 해 봄으로써 이 분야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취미인지 경험삼아 도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 번 취득하면 200년을 간다는 나만의 새 이름 - 콜싸인 - 도 합법적으로 얻게 되는 부가효과와 함께. 참조로 적은 돈이기는 하지만 이 취미를 유지하려면 매 5년 무전국 갱신, 미인증 장비의 경우 준공검사에 이은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약간의 노력이 들어간다. 따라서 하다가 그만두면 돈을 버리는 셈이니 잘 생각해서 시작하는 것이 좋겠음 - 갱신 기간이 지나면 무전국은 자동 폐쇄되지만, 내 콜싸인은 폐쇄 여부와 상관없이 죽을 때 까지 내 것이고 돈을 내고 재개국만 하면 다시 살릴 수 있다 함.

    -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급격한 발달과 보급의 반작용으로 인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분야가 오랜동안 침체되어 있었기 때문일까, 기존 연맹 회원분들의 연령대가 꽤 높은 편인데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으나 한 편으로는 새로 유입하려는 청소년 세대에게는 좀 힘든 장벽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기본 전파이론에 입각한 기본적인 기술 노하우는 상당 해 보인다. 더불어 이 세대들은 사회 환원이나 공동체 중심적인 성향이 지금 세대보다는 강한 관계로, 자신의 지식이나 기능을 그룹 내에서 공유하고 사회에 재능기부한다는 차원에서도 본 취미를 적극 활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세대별 편차가 점점 커지고 짧아지는 것이 이런 cleavage를 더욱 커 보이게 한다 - 최근 몇 년간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취미 유입층이 꽤 다양해진 낚시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쉬운 방법으로 신규 유입되는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벽을 쌓게되는 느낌이 없지는 않달까. 이번 계기를 통해 에너지틱하고 학구적인 젊은이들이 많이 관심을 갖고 연맹 문을 두드려서 연맹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되고 본 취미가 다양한 계층에 두루 흥했으면 한다. 

     -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니 만큼, 총은 그렇다고 쳐도 국가에서 긴급 재난 상황을 대비한 통신 수단으로 단거리 생활 무전기를 포함한 무선 통신 수단을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그 중간 매체로서 아마추어 무선가사 육성을 장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제 80~90년대처럼 이불 덮어쓰고 모르스 부호를 송출하거나 난수방송을 듣고 앉았는 간첩의 분위기는 거의 사라진지 오래니. 그래서는 안되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 경우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무전기밖에 없을 듯 한데, 위기에 대한 준비가 평온한 다른 나라보다도 더 안되있는 것 같다.

     - 군 복무를 무전병으로 했던 까닭인지, 포네틱 코드 같은 것은 전혀 나에게 허들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무전병 시절이 생각나서 재미있었음(군대서 덜굴렀나 보다 난...). 그러나 말주변, 그리고 상대편 말을 조리있게 받아치는 순발력이 완전 최하인지라, 실제 햄 형식에 맞게 능숙하게 교신하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이번 교육 때 본부장님을 통해 짤막하게나마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나 군대 통신과는 또 다른 부분이라 숙달이 필요할 듯 하다 - 이런 쓸데없는 부분의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영어는 안는다. 일어는 그렇게나 늘었으면서. 음성 대화가 필요없는 CW나, 요즘 유행한다는 FT8 같은 것이 내 성격에는 맞을 듯 한데.

     - 연맹에서 주기적으로 소양교육 같은 것을 각 지역 본부별로 무선 송출 형식으로 실시해서 국장님들의 참여를 유도 해 보거나, 유튜브 등에 best practice 동영상 클립을 만들어서 배포하거나, Zoom 같은 온라인 미팅 tool로 온라인 세션을 개설 해 강의 해 주면 좋지 않을까 한다. 연맹이 생각하고 있는 basic한 교신법을 교육 커리큘럼으로 잘 만들어 놓으면 초심자가 인터넷 세상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무선 용어에 끌어들이지 않도록 조심하게 될 것이고, 현재 연맹 회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할 일도 적게 될 것이다. 물론 안테나나 무전기, 각종 관련 계측기에 대한 장비 운용교육이나 추천하는 제품의 소개 등 도 더불어서 말이다. 그러면 초심자 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될 텐데.


     수강 이후 2주 후 등기로 자격증이 날아오게 될 것이고, 자격증 날아오기 전에 무전기 구입 해둔 후, 도착 하는대로 무전국 등록 및 준공검사를 받으면 될 터이다. 정리하면 다음의 순서이다.

    강습회 수강(8시간/1일) --> 자격증 발행(2주) --> 무전기 구입(자격증 접수직후, 혹은 그 전이라도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 확실하면 송신만 안하면 구입해서 갖고 있는 것은 가능함. 그러니 지금 사도 되는데...) --> 무전국 신청(2주, 무전기 제조번호 함께 등록) --> 미인증 제품 경우 준공검사(2주?) --> CQ, CQ, CQ!

     대략 마음먹은 이후로 최소 두 달 정도의 시간은 있어야 모든 절차가 완료 될 것으로 예상됨. 실제 무전국 등록 완료하고 CQ를 외치고 누군가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인상이 이 취미 분야에 대한 강렬한 첫 인상이 되겠지. 앞으로의 진행 과정도 할 수 있는 한 기록 해 보도록 한다. 이걸로 철도모형 취미가 사그러들지 않도록 잘 컨트롤 할 예정.

     아마도 다음 이벤트는 무전기 구매가 될 것인데, 어찌보면 지름신에 푹~ 절여져 있는 나에게 가장 신나는 일이 되어야 할텐데 자격증의 권한과 국내 법규의 장벽 아래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꽤 고민된다. 음...무엇을 첫 파트너로 맞이해야 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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