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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CSUN PL-380 단파라디오.
    Radiowave 2022. 2. 16. 19:38

     지난 번 애타게 기다린다는 단파라디오가 이제서야 도착했구만. 분명 모 오픈마켓에서 배송지가 미국인 제품을 선택했는데 왜 택배는 중국에서 왔을꼬. 내 해외직구 생활에서 중국이 걸리면 항상 뭔가 불안하다. 어쨌든 보내 준 송장번호는 죽어라 검색이 안되서 오기는 오는건가 하고 있었는데, 퇴근하고 오니 기습적으로 와 있네.

     

    단파라디오 기다리는 중...

     평소 오래 전 부터 갖고싶었던 단파라디오를 알아보다가 위의 중국제 택선 PL-380이라는 제품을 해외 직구(판매국: 미쿡)으로 구입하고 기다리는 중. 2주가 지났는데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 언젠

    yoonoca.tistory.com

     한 때 소형 가전기기 하면 '일본'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 유년, 청소년 시절을 보냈으니 아직까지도 마음 속에는 '역시 핸드헬드 기기는 일제지'가 은연 중 남아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라디오 또한 일제가 한 때 시장을 석권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선두에 있던 소니가 라디오 제조를 최근에 포기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중국 메이커들이 라디오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이라고. 택선, 데겐 (중국), 산진 (대만메이커) 등이 되겠다. 

     갑자기 라디오를 구매하게된 사유는, 어느샌가 재택근무를 위해 만들어놓은 사무실방에 앉아 있노라면 일하다가 짬짬이 시간에 개인 PC를 켜서 유튜브를 보게 되더라는 것이다. 재택시 모든 사무 업무가 PC를 통해 이루어지다보니 거의 하루 중 잠자고 밥먹고 똥싸는 시간 빼고는 모니터만 보고 앉아 있더라는 것.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철도모형도 꺼내서 돌려보고 기타도 꺼내서 한 번 닦아주고 발악을 해 봐도, 결국에는 그런 활동 중 궁금한 것이 생기면 후다닥닥 PC로 달려가 궁금증을 풀고는, 다시 본연의 활동으로 돌아가지 않고 두 눈이 PC에 속박당하여 유튜브나 관련 사이트를 순방하기를 반복한다 - 사실 블로그 포스팅도 마찬가지구나. 이러다가 내 눈과 척추는 조만간 완전 아작이 나겠다 싶어서 늦은 밤이라도 눈은 좀 쉬게하고 청각으로 랜덤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선택한 것이 바로 라디오. 그것도 단순한 FM 라디오로 재미없게 듣기만 하느니 능동적으로 전파를 찾아가며 즐길 요량으로, 특히 잊고 살았던 AM 방송이나 먼 나라 단파방송 등을 추적 해 볼 목적으로 단파라디오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헉헉헉...배경설명 끝.

     어쨌든 단파라디오 초보자에게 가장 추천수가 많은 제품이 택선(한자명 德生-덕생)이라는 중국 메이커의 PL-310ET, PL-380 두 종류였다. 출시된지는 꽤 오래된 롱셀러 같은데 다들 추천하니 저 위 제품 중 어느것을 고를까 고민했는데 

    TECSUN PL-310ET. 구글링.

     - 라디오는 역시 옆구리의 튜닝 노브를 돌돌돌 하고 돌리면서 맞추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380은 노브가 숨어있어 손가락으로 밀어야 하고 310은 위 사진과 같이 돌림. 조작 측면만 보면 310이 꽤 끌렸는데 어느 분 사용기에서 이 노브가 잘 빠진다고;;; 다른 기기는 몰라도 라디오가 내구도 안좋은 것은 절대 용서가 안됨. 380 한 표 적립.

     - 단파 라디오 수신을 위한 외장형 안테나 설치 유무, 310은 외장 안테나 단자가 따로 있고 380은 없다. 근데 310에 외장안테나를 연결 해 봐도 수신성능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다 하고, 오히려 380에 부속된 안테나 끝에 클립으로 물리는 외장 안테나가 더 성능이 낫다한다(더 좋다는 의미는 아님). 380 한 표 더 적립.

    TECSUN PL-330. 하이엔드 모양같다. 쳇.

     그래서 이것저것 재다가 해외 라디오 애호가의 리뷰도 몇 차례 돌려보다 결국 PL-380으로 선택하고 구매버튼 누름. 그 한 시간 뒤, 혹시나 내 선택이 옳았는가를 판단키 위해 검색을 한 번 더 돌리다가 후속기기인 PL-330이 2019년도에 출시되었다 함. 아무래도 후속기니 두 제품 보다는 사용성이 향상되고 기능도 많겠지;;; 다만 배터리가 AA 형태에서 효도라디오에 많이 쓰는 노키아 배터리로 바뀌었다고.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뭐라고 해야할지.

     어쨌든 오랜 기다림 끝에 제품이 도착했고 드디어 개봉기를 올리게 된다. 다른 제품들보다 기다리는 기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미국 발송 제품을 받을거니 당연히 영어가 도배된 박스를 받을거라 생각했는데 박스는 한자로 칠갑되어 있다. '전파단수자해조입체성수음기' 라는 한자가 써져 있는데, 한자만으로는 뭔 뜻인지 알길이 없어 구글 번역 해 보니 '전대역 디지털 복조 스테레오 라디오' 라 한다... 한자의 세계는 미묘해. 

     내용물은 라디오 본체, 라디오를 수납할 수 있는 파우치, 매뉴얼, 충전용 미니 USB 단자, 이어폰, 그리고 자석 클립으로 텔레스코프 안테나 끝에 달아서 연장할 수 있는 외장형 안테나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누구 말마따나 이어폰은 감전되기 딱 좋을 정도의 품질 수준이므로 꺼낼 필요 없을 듯 하고, 본체, 파우치, 외장형 안테나 정도 사용할까 싶다.

    본체. 단파 라디오의 특징인 복잡한 버튼들이 전면에 위치한다. 처음 보면 버튼이 너무 많아 질릴만 한데, 사실은 대부분의 기능들을 각각의 버튼에 다 풀어 놓은 것이라 이런 조작계가 적응되면 더 편할 때가 많다. 수신 가능한 주파수는 FM, AM (MW라고 하는 것), LW, SW (단파라고 하는 것) 등. DSP라고 하는 전자식 튜너가 들어가 있는 제품으로 옛날 아날로그 타입 라디오보다 감성적이지는 못하지만 전파를 수신하는 능력은 탁월하다고. 특이한 것이 라디오에 전자식 온도계가 탑재되어 있어 off 상태에서 주변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Outdoor용으로는 딱이겠구만.

     이 제품 선택을 망설이게 했던 튜닝노브. 아무래도 돌돌돌 돌리는 맛은 좀 떨어진다. 그래도 연속식 노브가 아니라 돌릴 때 마다 턱이 있어서 구간별로 탁탁 걸리는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 미세조정 못한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음. 티볼리 라디오같이 묵직하게 튜닝노브 돌리는 맛도 없고. 볼륨도 미세조정이 아니라 구간별로 딱딱 떨어지는 타입으로 되어 있음.

     반대쪽은 라디오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텔레스코픽 안테나. 몸체 대비 3배 정도 뻗어나간다. 단파 수신하려면 저 정도의 길이는 되어야 하겠지. 측면으로는 스테레오 헤드폰 잭, 그리고 본체를 충전할 때 사용하는 마이크로 USB 잭이 위치하고 있다. 이 라디오의 한 가지 좋은 점이라고 하면, 에네루프 같은 충전지를 넣어두면 이 잭을 통해서 5V로 외부 전원을 공급받음과 동시에 충전지의 충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라디오 특성 상 한 번 배터리를 넣으면 또 오랫동안 재생이 가능하니 자주 충전 할 필요도 없음.

     뒷판 위쪽에는 안테나 마운트, 그리고 라디오를 비스듬하게 세울 때 사용하는 킥스탠드, AA 충전지를 3개 삽입할 수 있는 배터리 삽입구가 있다.

     그래도 천만 다행인 것은 안에 들어있는 매뉴얼이 영문판이라 영 못쓸 물건은 아니라는 것. 그래도 내용이 확 와닿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일단 뚫어져라 보면서 이것저것 눌려가며 기능을 확인 해 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듯 하다. 일단 여러 major 방송사의 FM 라디오를 들어 보았는데, 음질은 뭐...라디오의 그것이고 휴대용 특성상 중후한 맛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니 그 쪽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이 제품은 '음감'을 위주로 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수신'을 위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PC 사용은 줄이고 이녀석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조작법이나 숙지하러 가야겠다. 

    (2022.2.18. 매뉴얼 아예 한글로 번역. 혹시 필요하신 분 참조하시고 상업적 용도 사용 엄금, 번역 내용이나 기술적 내용에 대한 문의또한 아는 것 없으니 정중히 사양합니다...제 스스로 작성 후 올린 것이니 의도적인 바이러스 뭐 그런거는 없을 것.)

    TECSUN PL-380 Manual(KR).pdf
    1.04MB

    (2022.2.19 update)

     며칠동안 사용 해 본 소감을 정리. 위와 같이 매뉴얼 번역 후에 라디오를 붙잡고 좀 더 상세히 기능을 사용 해 보았다. 예상대로 버튼만 복잡해 보이지, 모든 기능이 버튼으로 펼쳐져 있어 조작이 오히려 간편하다. 

     대부분의 기능들은 밴드별로 빠른 튜닝을 돕도록 구성되어 있다. ETM (Easy Tuning Mode)로 각 밴드별로 즉석해서 프리셋을 만들 수도 있고 - 다시 ETM 돌리면 지워짐 - 자동으로 도약 해 가면서 프리셋을 지정하거나 수동으로 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어쨌든 생각 했던 것 보다 무척 사용하기 쉽다. 버튼 수만 보고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음. 그리고 대부분 키는 0~9 숫자키니까.

     라디오 수신 부분은 우리집 사정만 고려해서 말씀 드리면 FM은 당연 잘 나온다. AM과 단파는 방 안에서 듣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고, 뒷방에서는 뒷베란다를 나가야 수신 가능, 앞방에서는 뒷방쪽보다는 수신이 잘 되는 편이다. 단파는 시간대를 여지간히 잘 맞추지 않고는 소리 듣기가 쉽지 않고(실제로 24시간 방송하는 단파국도 드물고) 그 소리도 FM 의 그것보다 명료도가 형편없다. AM은 그래도 단파보다는 잘 들리는 편이긴 한데, 어릴적 이 정도 음질로 라디오를 들었었나 싶을 정도로 명료도가 뚜렷하지 않다. 아마도 스테레오 FM 국이 대세가 되면서 AM 중계소가 많이 없어져서 음질은 예전 AM이 활황일 때 보다 더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구매 이후 거의 전원 off 하지 않고 에네루프 충전지로만 열심히 돌려보고 있는데, 3일이 경과되도록 배터리가 한 두칸 떨어질 뿐 잘 돌아간다. 오히려 액정화면에 버튼 누를 때 마다 켜지는 전등이 전기를 제일 많이 잡아먹나 싶을 정도. 배터리 수명이 긴 것은 라디오로써는 꽤 당연한 덕목 같은 것이라 만족. 충전도 5V USB 잭으로 잘 된다.

     중국제라는 존재에서 오는 감성적인 만족도의 한계가 있으나, 현재로써 단파라디오를 사는데는 선택지가 다양하지 못하다. 혹자는 소니의 그것에 비하면 확실히 장기 사용 시 내구도가 차이난다고 한다. 중국것이 싫으면 대만 산진 제품을 구매해야겠지만 산진제 단파라디오는 비싸다. 뭐 어떤 것이든 국내에 들어와 있는 제품이 없어 해외직구 해야 하고...

     평균 5~10만원대 판매가로 막 쓰는 라디오로 치부하기에 좀 부담스럽고, 일단 한 번 써 보면 진실을 마주하게 되겠지만 역시 불안하기는 하다. 사실 라디오라는게 땅에 굴러도 잘 굴러갈 것만 같은 음향 가전 중 하나라. 그래도 추천을 하겠냐고 물어보면 현재로써는 최선안이니 추천. 혹시 모르니 신제품이라는 PL-330 과 둘 중 하나 선택하시면 될 것 같다. 그 상위 기종은 써본 바 없으니 알 길 없다. 참고로 아래 XHDATA 의 D-808이라는 라디오 모델이 PL-380과 비슷한 정도 제품인 듯 한데, 이 쪽은 Air band라고 하는 항공교신을 청취할 수 있는 주파수가 배정되어 있으니 항공 교신에 관심있는 분이면 이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참조.

     

    + 22' 11. 28) 최근 재미를 붙여서 라디오를 좀 많이 사용하다 보니, 역시 중제 제품 고유 내구성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었는데, 튜닝 노브의 조작이 점점 이상해진다. 돌려도 주파수가 돌아가지 않거나, 안돌렸는데 앞서 설정했었던 주파수로 자동으로 돌아가 버리는 경우가 꽤 자주 발생. 주파수를 키패드로 직접 입력해도 되겠지만 역시 라디오의 참맛은 튜닝노브 돌리면서 찾는 재미, 그리고 본 라디오에 포함된 ETM 기능 등 사용하려면 튜닝노브가 필수이기에 안타까운 점이다. 원래 단위별로 딱딱 끊어지면서 이동하는 것도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었고.

    말라카이트는 좀 별개의 것이니, 다른 대신할 라디오를 알아봐야 하나...싶다. 이 참에 레베루를 한 번 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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