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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기타용 픽업 - Kremona NG-1
    Funny Widgets 2022. 5. 27. 08:41

     볼륨 노브가 고장난 레스폴을 위한 CTS 노브 구하는 김에(깁슨 정품을 구하면 좋겠지만 찾기가 힘들다), 학교뮤직에서 클래식 기타용 피에조 픽업 하나 구매함. 거대한 홀 같은데서 공연할 것도 아니고 방구석 허덥 플레이어 주제에 어쿠스틱 기타에 픽업을 달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사서 달아주었음. 크레모나라는 업체에서 나온 NG-1이라는 제품.

    보통 어쿠스틱 기타에 픽업을 달아주는 방법이라는 것이 다음과 같다.

     - 울림통 사이에 일렉기타 픽업같이 생긴걸 달아주거나

     - 마이크 같은 것을 통 안에 넣어서 고정, 이후 스트랩 핀 붙는 아래쪽 구멍 뚫어서 연결 해 주거나

     - 기타 울림통 바깥 한 켠에 양면테입으로 붙여서 고정하거나

     - 브릿지 쪽 새들부에 피에조 단자를 삽입, 진동으로 음을 전달함

     그런데 이번 제품은 클래식기타의 브릿지 방향 줄을 묶는 곳에 피에조 타입 픽업을 위치시키고 묶인 힘으로 픽업을 고정한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 위 박스의 결합구조 참조. 구성품이란 것이 별 것 없음. 원목 하우징에 실장된 피에조 픽업과 이를 연결하는 3.5파이 to 앰프 연결 단자 이렇게 두 가지 뿐. 단촐한 구성은 장착이나 관리에 어려울 일이 없으니 언제나 환영이다.

     설명대로 아래 사진과 같이 브릿지 사이 스트링 묶음 사이에 밀어넣고 튜닝을 해서 줄에 장력을 주면 된다.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가, 다른 픽업류 대비해서 별도 바디 가공이 필요없고, 테이프 같은걸로 부착하지 않으므로 잔사가 남을 일도 없으며(테이프 부착 극혐) 필요 없거나 고장 나더라도 과감하게 빼서 보관하거나 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체결 완료한 뒤 사진과 같이 3.5파이 단자로 앰프까지 연결하기만 하면 세팅은 완료. 매우 단순하다.  나이론 줄 특성상 새 줄로 교체하거나 한 번 풀었다 다시 감으면 다소간 출렁거리면서 음이 계속 틀어지는 현상이 있어 며칠동안 다시 튜닝은 봐 줘야겠지만, 한 번 안정되면 또 쉽사리 틀어지지 않는것이 클래식기타 줄이니까. 이 참에 줄을 한 번 새걸로 바꿀까 생각도 했었는데 아직 4-5-6번 줄이 녹을 안먹고 슬라이드도 잘 되고 쌩쌩해서 조금만 더 쓰는 것으로 정했다.

     3.5파이 단자는 기타 본체에, 거대한 단자는 앰프에 연결하면 끝. 별도의 조작장치는 본체에 달려있지 않으며 앰프의 gain 노브는 최소화 하고 volume 노브만 control 하면 된다. 할로우 바디 기타 특징과 마찬가지로 앰프의 gain 이 많이 올라가면 당연하게도 하울링이 발생하게 된다. 처음 회로가 안정되는 시간이 걸리는 것인지, 연결 최초에는 볼륨을 끝까지 올려도 앰프로 소리가 나가는지도 모르게 소리를 먹더니 차츰차츰 소리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울림통 vs. 앰프 음량이 역전되었다. 다만 방구석에서 일렉기타 픽업이 볼륨 3~4 정도만 올려도 집이 터져 나갈 것 같은 그것과는 달리, 이 녀석은 클린 채널 기준 6~7정도 올려 주어야 앰프로 소리가 나가는 것이 인지된다 - 게인을 낮추니 오버드라이브가 걸리지 않아 출력이 낮은 것이 당연함. 그리고 울림통 때문인지 저음이 극도로 올라가서, EQ는 중음-고음만 조절하고 저음은 가능한 한 9시 이하로 낮추는 것이 괜찮은 듯 했다.

     반면 원래 순정의 장치가 아닌 까닭일까. 소리를 걸러주는 EQ 필터링 능력이 부족한 감도 없지 않다. 스트링을 뜯는 소리 뿐만 아니라 울림통 안으로 들어오는 주변 소음이나 통 자체를 때리는 소리 등도 꽤 많이 입력된다. 기타 울림통이 주변 소음에 민감할 수록, 앰프의 볼륨이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그 경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리고 drive 채널 이야기인데, 채널을 전환 해 보니 꼭 clean tone 만 사용할 필욘 없다. 오히려 drive 채널로 전환하면 마치 일렉기타의 overdrive를 사용하듯, gain채널을 1~2정도 설정 해 두면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지만...소리가 조금 정돈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시 설명하면 픽업과 앰프의 O/D 출력이 주변 소음을 뭉개고 현의 울림만 스피커로 곧바로 밀어주는 느낌이다.

     어쿠스틱 기타에 전기적인 출력도구인 앰프를 연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메리트는 공간계 이펙터를 사용해서 독특한 톤의 기타 음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 방구석에서 콘서트장 느낌을 낼 수도 있고 기타의 원래 특성과 다른 재미있는 소리를 만들 수도 있으며, 아무래도 통으로만 순수하게 음을 내는 것 보다 삑사리(?) 가 나도 픽업의 출력으로 음을 보상 해 줄 수 있는, 마치 콤프같은 그런 효과도 볼 수 있었다.

     큰 기대 안하고 구입했는데 의외로 효과가 독특해서 재미있는 기타가 된 것 같다. 뭐...클래식 기타라서 전형적인 느낌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런 계기로 장비를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님? 기타란 원래 꽤 보수적인 것 같지만 진보를 통해 그 존재 가치가 계속 성장 해 온 악기이다.

     제품 홈페이지는 아래를 참고. 5월 22일 기준, 현재 학교뮤직에 재고 1개 남았음.

    https://www.kremonausa.com 

     

    Nylon-String Guitars, Steel-String Guitars, Ukuleles - Handcrafted European string instruments since 1924

    Handcrafted European string instruments since 1924

    www.kremona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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