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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소감] TECSUN PL-660 (2)
    Radiowave 2022. 12. 9. 13:43

    저런 typical 한 FM 방송은 어떤 라디오를 갖다놔도 시그널이 그냥 팡팡 터진다.

    개봉기에 이어서 쓸까 하다가 괜히 포스팅이 길어질 것 같아 별도의 글로 분리. 일전 구입한 아날로그 식 중급 단파라디오, PL-660에 대한 사용 소감을 정리하려고 한다 - 이슈가 있을 때 마다 글을 하나 하나 정리 할 계획이므로 내용이 갑자기 바뀌거나 확 늘어났다고 놀라지는 마시길...그리고 저는 이 분야 전문가 아닙니다. 실험 계획이나 이론적으로 결론이 틀린 부분 있으면 이글을 보는 독자분 말씀이 다 옳으니, 갈구지 말고 댓글로 잘 가르쳐 주시면 좋아합니다.

     

    [개봉기] TECSUN PL-660.

    악어클립 컨버터 포함된 액티브 안테나를 TECSUN 공홈과 Anon-co 사이트에서 구경하다가, 정작 살려고 알아보았던 안테나는 안사고 그놈의 몹쓸 호기심에 엉뚱한 것을 하나 사 버렸다. 또 지구한테

    yoonoca.tistory.com

     사용환경은 HAM band 를 제외한 모든 주파수를 평가 해 보았다 - FM/MW/SW/Air. 비교의 대상물은 동사의 PL-380과 apple to apple comparison이며 여기에 말라카이트를 끼워넣지는 않았다 - 말라카이트는 라디오라기보다는...all band receiver에 가깝다. 뭐가 차이냐 싶으시겠으나 라디오로써 음질을 따지기에 이 녀석은 수준 이하다.


    1. FM

     - 맨 처음 FM 부터 말씀 드리면 요즘 FM 방송은 왠만해서는 안잡히는 경우를 찾기 어려우니 수신률을 비교하는 것은 어렵고, 음감을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DSP 보다 지저분하다'이다. 디지털 방식의 경우 필터링 프로세스를 거쳐서 정제된 신호만을 스피커로 쏘아주는 느낌이라면, 아날로그는 내가 위치한 주파수 좌/우 양쪽의 잡음들까지 모두 다 거르지 않고 뱉어낸다. 이걸 어느것이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깨끗하고 깔끔한 신호를 받아 귀를 즐겁게 하려면 아무래도 DSP가 되겠고, DSP 방식이 잡아내지 못하는 미지의 신호나 잡음마저도 모두 포용하려면 아날로그를 사용하는게 맞다. 

     디지털의 신호처리나 결과물이 더 깔끔한 것은 인정, 그러나 아날로그 660의 음색이 유소년시절 집에서 들어왔던 AM 방송의 추억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어 이 쪽도 그리 불쾌하지는 않았다 - 이거시 빈티지 갬성, 뉴트로라 카는 그것인가. 하지만 라디오를 처음 제대로 접하고자 하는 입문자에게 두 가지 방식의 라디오 중 어느쪽을 추천할래라고 하면 DSP 를 선택할 것 같다. 앞서 언급한 감성은 본인 과거 추억으로부터의 감성일 뿐이지 보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라디오는 수신률, 그리고 그것을 깨끗하게 증폭해서 청자가 거슬림 없이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중급형 라디오의 자격을 갖춘 것이 아닌가 싶다 - 고급기로 가면 오히려 오토튠 된 편안함이 설정 자유도를 방해하는 불편함이 되어 버리는 역설이 발생한다.

     하지만 스피커 성능만 보면 380보다 660 쪽이 훨씬 듣기 편한 포근한 소리를 내어준다. 애당초 스피커의 크기가 다르고, 간단한 기믹이기는 하지만 톤 조정 기능도 있으니까. 380쪽을 굳이 표현하자면 가격만큼의 가벼운 소리가 난다고 해야 할까. 전술하였듯 수신된 방송의 음색을 조합하면 '이게 과연 듣기 좋은 소리인가?' 라고 갸우뚱하게는 된다. 앞선 포스팅에서 판단하기 애매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 FM 주파수에 드리프트가 있는지, 정튜닝 주파수가 0.02Mhz ~ 0.05Mhz 로 방송국마다 약간씩 고시된 주파수보다 옆으로 옮겨야 깨끗하게 나온다. 예를 들면 93.1Mhz 를 튜닝했을 때 93.10 보다 93.12 가 더 깔끔한 수신을 보여준다. 어디보니 캘리브레이션 하는 방법이 있는 것 같던데 한 번 정독 해 보고 진행 해 봐야겠다. khz 단위의 SW/MW 등은 원래 신호가 지저분한 편이니 잘 모르겠다. 그저 잘 나오는 곳에 맞추고 들어보는 것 밖에는 (+ 603khz KBS FM 이 612khz에서 더 깔끔하게 들린다.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튜닝 노브가 높은 쪽으로 주파수 드리프트 된 것 같다. 다른 주파수들도 더 실험 해 봐야 겠지만...).

     - 신호가 약해서 지하주차장 들어가면 90% 이상 코마가 되어버리는 TBS eFM (101.3Mhz)를 몇 군데 같은 위치에서 380 vs. 660 청취 해 봤는데 380 쪽이 확실히 깔끔하게 잘 들린다. FM은 디지털을 못 이길듯.


    2. SW/MW/Air band

     - SW/MW의 경우 fading (신호가 강했다 약했다 맥동하는 현상)이 DSP 방식보다 심한데, 신호의 세기/볼륨의 세기/배터리 잔량 이 세가지 요소가 각각 비례한다. 즉, 약한 신호는 음량도 약해지고, 반대로 강한 신호는 음량이 우렁차다. 그래서 튜닝노브로 튜닝할 때 미세한 신호 잡겠다고 볼륨을 올려 검색하다가 귀가 터질뻔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뒤에 좀 더 자세히 설명 하겠지만 배터리 잔량에 따라 볼륨이 조금씩 조금씩 처지는 느낌도 있다.

     반면에 DSP 쪽은 신호에 fading이 발생하더라도 변조/증폭회로가 어느 정도는 보정을 하는 듯, 아주 심한 fading이 아니라면 어느 수준의 볼륨량은 출렁이지 않도록 유지 해 준다.

     - MW, 즉 AM 성능은 같은 장소에서 380 vs. 660 비교결과 660 쪽이 좀 더 낫다. 아무래도 내장된 페라이트 안테나 크기 차이 때문에 미묘한 성능 향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음질 부분은 MW band에서 따질 부분이 아닌지라 어느것이 좋다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수신률이 좋으니 660 쪽이 좀 더 좋게 들린다.

     - Band width를 조정하는 옵션이 broad / narrow 두 개 밖에 없다. 380와 같이 다섯단계로 세분화 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 Sync(동기검파) 기능을 사용 해 봤는데, 좀 오묘하다. 어떤 복잡한 로직과 프로세스에 의해 듣고싶은 신호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DSB로 발신되는 신호들을 USB/LSB의 SSB 모드로 컷 하면서 단순 필터링하는 것 같다. 일반화일 수 있으나 대체로 SYNC/USB로 놓으면 음이 찢어지며(전환 시 '뾰로록' 하는 DSB --> SSB 신호음도 함께), SYNC/LSB로 놓으면 볼륨이 팍 죽고 음이 먹먹해진다. 음질을 따지기 보다 그저 중첩된 방송을 분리해서 그럭저럭 들을 수 있게 한다 정도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예 신호가 다 걸러져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음. DSP 라디오의 동기검파 기능도 똑같은지 궁금해진다. 880 or 990 같은??

     - Air band는 불행히도 지나가는 비행기의 신호는 잡아내지 못했고(하늘 보면 숱하게 날아다니는데), 위의 125.425Mhz 에서 비콘과 같이 주기적으로 뭔가의 영어로 된 정보를 쏟아내는 기계적인 여성의 목소리만 흐릿하게 잡히는 주파수를 캐치했다. 이 쪽은 좀 더 안테나 돌려보고 하면서 맞춰봐야 할 것 같다 - Air band는 오토튠은 안되고, 주파수를 수동으로 찾아야 함.


    3. 기타/Hardware

     - 어고노믹스 관련, 외장의 스타일링은 맘에 들지만 본체를 직립해서는 스위치가 역구배가 되어 조작하기 어렵고 킥스탠드로 45도 기울여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리고 역시 전면의 좁쌀만한 전면 버튼은 좀 아닌 것 같다.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꼭 중급형 아날로그 라디오가 필요하다면 680을 사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소문에는 680이 단파 성능은 조금 좋아졌고 중파는 오히려 나빠졌다는데 안봤고 살 생각도 없으니 그저 앞서 구매한 분들의 리뷰를 믿을 수 밖에.

     - 라디오 전원을 끄고 AA 충전지를 충전해야 함. 즉, 충전과 동시에 외부전원으로 사용 할 수 없음. 충전 중 외장전원으로 라디오를 켜면 충전 중이라고 점멸 표시되던 배터리 아이콘이 깜빡임을 멈춘다. 그리고 배터리의 소모 또한 아날로그스러운 것이, 배터리가 방전에 다다르면 라디오가 '팍' 하고 꺼지는 것이 아니라 볼륨량이 슬슬 줄어들면서 '치치직...'하면서 힘없는 소음을 내 뱉으면서 실신하듯 조용히 꺼진다. 심지어 실신한 놈을 억지로 power 버튼으로 깨우면, 배터리 잔량이 full로 올라오다가 몇 십초간 단계적으로 단계가 떨어지면서 볼륨이 줄고 또 실신한다...(+ 내가 이해를 못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며칠 더 써보고 얻은 결론은 충전 시스템 로직이 좀 이상하다. 아무래도 전면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충전 관련 정보가 현황을 제대로 모니터링 못하는 것 같다. 만충 상태 유지한 채로 외부전원으로 라디오를 사용하다가 끄면 충전 중이라고 점멸하면서 수 분~ 수시간(대략 1시간 30분 이내) 충전한다고 표시되는 경우도 있고, 배터리가 거의 다 떨어진 상태서 외부전원 연결해서 한 두 시간 듣고 어댑터를 분리하면 배터리 용량이 full로 표시되었다가 한 시간 이내에 잔량이 슬슬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 여튼 기기에 내장된 충전 시스템이 좀 못미더운데, 더 써보고 그냥 충전지 2조 준비해서 전용 충전기로 충전시키는게 더 깔끔할 것 같다.)

     배터리의 소모량은 380보다 큰 듯. 동일한 에네루프를 사용했으나(사용된 개수는 다름) 380은(AA 3알) 평균 2.5일, 660은(AA 4알) 평균 1.5일이다. 참조로 380은 충전하면서 라디오 들어도 중간에 충전이 멈추지 않는다. 조금 늦어질 뿐. 순정 TECSUN 충전지를 완충하여 연속 사용 해 보니 1일이 채 가지 않는다. 에네루프와 1000mA의 차이.

     - 신호 강도 및 신호/잡음비를 수치로 확인하지 못하고 단순 바형 그래프로 신호의 세기만 캐치할 수 있다보니 DSP 라디오와 수신률을 수치적으로 비교할 수가 없다. 막대기가 full 이면 그냥 100%인지, 특정 dBu인지 아무 정보가 없음. 아니면 이렇게 표시되어 있으면 단파라디오 매니아면 당연히 알고있는 것인가? 일단 본인은 그저 신호의 세기를 표시하는거지 여기에서 어떤 수치적인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 아날로그라 그런가, 380에서는 볼륨 량이 디스플레이에서 숫자로 표시되는데 이 쪽은 그런거 없다. 현재 볼륨량이 얼마인지 수치로 확인할 수 없으니 나 같은 숫자 좋아하는 공돌이들은 조금 불편하다. 

     - 외장 안테나는 역시 진리. 장착된 텔레스코프 안테나 쓰는 것 보다 확실히 Youloop를 쓰는 것이 수신률이 월등하다. 심지어 380이 잡음으로 인식해서 컷 하는 방송들도 다 잡아준다. 단지 제대로 방송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느냐 없냐는 별개의 문제...


    <결론 -  더 사용하다보면 결과가 번복될 수 있으나 22년 12월 현재의 결론>

     - 이것은 용도가 다른겁니다. 방송 청취가 주된 목적이라면 DSP를, 전파놀이 하려면 아날로그를 선택하세요. 옛날 라디오 들었었던 감성 한 스푼 더해서, DSP 라디오보다 출력되는 음감이 따뜻한 느낌은 있는 것 같아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만족합니다.

     - FM 가동률 50% 넘는 환경에서의 고급형 라디오 하나를 선택하라면 DSP 타입입니다.

     - 중파, 단파는 원거리 정보전달이 목적이지 고음질로 승부하는 방송은 아니기에 여전히 660이 경쟁력 있습니다. DSP가 노이즈로 인식하는 신호 조차도 미세하지만 잡아낼 수 있습니다.

     - TECSUN제품군 특징이 다 좋은데 기종마다 기능이 하나씩 이빨 빠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은데 동감합니다. 660은 Air band가 있는데 고급형 PL-880, 990은 또 없다 합니다. 310ET/380/330은 FM 성능은 좋은데 나머지는 고만고만.

     - 문득 PL-880, PL-990의 성능이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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