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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봉기] TECSUN PL-660.
    Radiowave 2022. 12. 7. 23:46

     악어클립 컨버터 포함된 액티브 안테나를 TECSUN 공홈과 Anon-co 사이트에서 구경하다가, 정작 살려고 알아보았던 안테나는 안사고 그놈의 몹쓸 호기심에 엉뚱한 것을 하나 사 버렸다. 또 지구한테 미안할 일이 생겨버림.

    배터리 두 개가 들어가는 액티브 루프 안테나. Youloop가 있어 중복투자지 싶어 이번차는 패스. 출처; TECSUN 공홈.

     주문한지는 꽤 됐는데 당시 배송비용이라도 조금 아껴볼 요량으로 Fedex가 아닌 EMS 옵션을 선택했더니... 블랙프라이데이 바람을 타고 정말 늦게 도착했다. 앞으론 좀 무리해도 Fedex로 그냥 주문하는게 맞는가 싶다. 발송지인 홍콩에서 발이 묶여 거의 몇 주를 대기했었는데 인천공항 입국 이후로는 관세를 물지 않는 금액인 덕인가 별 탈 없이 2~3일 만에 집으로 도착했다. 

     C國 제품을 구입하면 이렇게 박스 대신 종이 혹은 비닐 봉투를 겉포장으로 해서 보내는 경우가 꽤 많던데 이번에도 딱히 예외는 없었다. 그래도 1 to 1으로 발송하는 화물은 좀 덜한데, 오픈마켓의 구매 대행을 이용 해 보면 거의 대부분 1 to many 식으로 한국에서 주문 받은 물량을 하나의 패키지에 우겨 넣어서 한 방에 보내는지 박스 데미지가 상당한 편이다.어쨌든 이건 전자의 경우라 그런지 박스 자체 데미지는 크지 않았으나 역시 겉포장이 이래서 아예 없지는 않았음.

     오늘의 주인공, PL-660. PL-380으로 최초 단파방송 맛은 잘 봤고 말라카이트를 통해 전파와 DSP 수신기의 특징을 경험 해 본 바, 이번에는 아날로그 단파 라디오의 작동성이 어떠한가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음. 최근 PL-680 이 출시되면서 100USD 이하로 기계값이 떨어진 것도 한 몫. 그리고 최근 380 튜닝노브가 말을 잘 안듣게 되어 슬슬 대체품을 알아보던 것도 한 몫. 이걸 굳이 같은 제품이나 310ET, 330 같은 동급을 고려할 필요는 없으니까.

     박스에 기재된 PLL은 Phase-Locked Loop 의 약자라는데, 비전공자에게는 쉽게 설명한 것을 봐도 뭔 소리인지 정확하게 이해 할 수 없지만 신호 입출력 시 위상차 발생한 것을 루프를 돌려 제대로 정렬해 줘서 깨끗한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전자회로 방식으로 대충 이해했다. 원하는 주파수에 딱 고정될 수 있도록 하면서 주파수 이동시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오차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원리라고 하는데 글쎄, 뭐 좋은 기능이니까 집어 넣은 것이겠지 하면서.

      옛날 라디오를 뜯어보면 철사 다리가 달린 깡통같이 생긴 컨덴서나 아령같이 생긴 저항들이 수 없이 기판에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최근의 전자기기들은 이걸 하나의 덩어리로 집적하여 모듈화 시킨 칩에 아주 얄쌍한 굵기지만 개수가 수없이 많은 발들을 기판에 납땜 해 놓았는데, 어떤 기능이 고장 나는 경우 뭐가 고장인지 판단키 어려워 칩을 덜어내고 새 것을 납땜해야 하는데 너무 작고 부품비나 공임비도 만만치 않아 거의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 흔히 이야기 하는 '새로 사는 값이 고치는 값 보다 싸다'고 하는, 환경보호를 거스르는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 반면에 이 제품이 그런지는 뜯어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아날로그는 기판 안에서 기능을 하는 부품들이 각각 나뉘어져 있어서 문제가 될 부품만 제대로 바꿔주면 된다고는 하는데...그 핵심부품 또한 디지털 부품의 높은 수요 때문에 반대로 사용처가 별로 없어 옛날만큼 구하기 쉽지는 않아서 제품을 고치면서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 녀석 생긴것을 봐도 말이 아날로그지 수리 레벨은 거의 디지털 라디오일 것으로 예상 되므로, 고장나면 수리는 불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기껏해야 튜닝/볼륨노브 치직거리는거 접점 부활제로 고쳐 사용하거나 갈아주는 정도일까. 그나마 라디오라는 가전이 다른 것 보다 고장이 잘 안난다는(애당초 고장날 것이 별로 없는)게 그나마 다행이지.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언박싱 실시.

     내용물. 라디오 본체, 6V 어댑터, 이어폰, 외장안테나, 파우치, 매뉴얼, 그리고 TECSUN 로고가 있는 Ni-MH 1000mA 충전 배터리 4개이다. 뭐 별도의 럭셔리 타입 파우치를 추가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는 것 같던데 파우치에 넣을 일이 그렇게 많을까 싶어서 박스 패키지만 구매함. 제품 구매 시 반드시 유럽사양 230V 어댑터가 포함되도록 옵션을 잘 봐야함. 유럽 플러그 굵기가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얇긴 하지만 전압이나 단자 모양이 비슷하니 대안이 없다. 특히, 미국쪽에서 Anon-co를 통해 주문한 660을 소개 혹은 리뷰하는 글을 보면 플러그의 형상에 따라 전압이 고정 - 100V, 즉 프리볼트가 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기껏 사서 다운 트랜스까지 중복구매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게다가 유럽사양으로 지급되는 전용 어댑터도 230V, 50hz (독일 전기 공급 사양) 으로써 우리나라의 220V, 60hz 와는 사맛디 아니하다. 오래쓰려면 어댑터 사용하여 내부 충전기능 사용하거나 등은 자제하고 AA 배터리를 다른 전용 충전기 사용해서 충전 후 1조 4알 교체하면서 쓰는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다행히 50hz 기기를 60hz 전기에 사용하는 건 큰 영향이 없나보다. 반대의 경우는 좋지 않고 (링크 참조).

    순정어댑터.

     380과 동일하게 어댑터를 통해 충전지의 충전이 가능한데, 독특하게 충전에 걸린 시간이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충전이 완료되면 완충까지 걸린 시간:분을 표시하고 freeze 됨. 

     제품 전면. 380 보다가 이것 보면 되게 광활해보이지만, 실제 라디오의 크기는 그리 크지는 않고 오히려 무게가 좀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 380보다 전면 조작 버튼이 좁쌀만해서 크기가 더 커 보이는 착시이지 않나 싶다.

     이미 다양한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서 많이 소개된, TECSUN 라디오의 얼굴마담같은 존재이기에 굳이 상세히 소개 할 필요는 없겠고, PL-380 과 차이점 위주로 설명드리면 ETM (Easy Tuning Mode) 가 없는 대신에 비행기와 관제소간 통신하는 Air band의 수신 가능, SSB (Single Side Band) 를 사용하는 HAM 통신 등도 수신 가능하며, 혼신되는 신호를 골라 들을 수 있는 Sync (동기검파) 기능이 존재한다. 단순한 조작으로 라디오 방송 청취행위에 목적이 크다면 380 쪽이, 주어진 기능으로 미지의 전파를 수신하는 행위 자체를 즐길 목적이라면 660쪽이 괜찮을 것 같다. 특히 내장된 페라이트 안테나의 크기가 커서 중파(AM)이나 장파(LW) 방송의 수신 감도는 이쪽이 훨씬 우월하다고 하니 그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궁금. 

     전면 버튼부가 오목하게 파여져 있는 곳에 살짝 튀어나와 있는 느낌이라, 조작감이 그리 좋다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즉, 스위치 클릭감은 380 보다는 좋은데 버튼 크기가 작고 함몰되어 있어 조작이 편하지는 않다. 버튼에 배치된 각 기능은 이미 380으로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기능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모드가 없어서 금방 적응된다. 처음 사용자라도 설명서를 몇 차례 숙지하면 생각보다 기능이 어렵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뒷면. TECSUN 라디오 특징의 비스듬히 눕혀 사용할 수 있는 킥스탠드, 거기에 기재된 사용 가능한 주파수. 그 외에도 나중에 사진 보면 아시겠지만 라디오 측면이 배불뜨기 모양이라 그냥 세워두면 휘청휘청해서 직립하는 것이 어려워 보조로 설치된 철사 모양의 직립 스탠드가 바닥에 하나 더 포함되어 있다. 

     배터리는 AA 규격 배터리 4개가 들어가며, 본 패키지에는 TECSUN 순정의 1000mA 짜리 Ni-MH 충전지가 부속되어 있어 바로 꽂아서 사용할 수 있다. 근데 이게 별로 좋은 품질의 충전지는 아닌 듯 하고 통상의 에네루프 배터리 최대 용량의 반이다. 그래서 일단은 당장 사용하지 않고 갖고 있던 에네루프를 삽입하여 우선 사용하기로 했다.

    튜닝 노브가 포함된 측면. 보시는 대로 라디오 외형이 D-shape이라 직립하면 앞으로 쉽게 고꾸라지므로 바닥의 스탠드가 필수. 보는 것 이상으로 측면에 배치된 노브들의 크기가 작고 얇다. 노브의 재질은 쌩짜 프라스틱이며 조작감은 기대했던 것 보다 고급진 맛이 떨어지는데, 아마 비슷한 구조를 갖는 310ET도 비슷하지 않겠나 싶고 조작만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중급기에서 이 정도 품질이라는 것은 좀 아쉬운 점이다. 실제 중요한 것은 외부의 노브보다 노브를 통해 사용하는 가변저항(?)의 내구도인데, 아무래도 출시 년도가 오래된 제품이다 보니 내구도의 급격한 저하가 걱정되기도 한다.

     좌측부터 볼륨, SSB모드에서 좀 더 세부 튜닝할 수 있는 노브(DSB모드인 정규 라디오 방송에서는 그다지 필요없는 기능), 그리고 튜닝노브이다. 튜닝노브는 돌리는 속도가 느리면 FM 기준으로 0.01Mhz 씩 이동하며, 빨리 돌리면 돌리는 스피드를 인식하여 주파수를 일부 건너뛰어 값이 확확 돌아간다. 물론 느리게 혹은 빠르게 돌릴 수 있도록 고정 할 수도 있다.

     사진으로 보시는 D형의 외관이 네모네모 일변도인 라디오 세계에서 나름 개성적인 외관을 갖는 660만의 특징이 된 것 같다. 후속기종인 680은 전통의 네모네모 디자인으로 회귀했는데 아마도 직립의 어려움이나 버튼감 때문에 이 개성적인 형상을 버리고 과거 600 제품의 인터페이스를 따라가게 된 것으로 뇌피셜을 돌려본다. 그래도 엄연히 TECSUN의 아날로그 라디오 중에서는 고기능 제품이며 이제 가격적인 부분도 장점이 되었으니 라디오가 필요하다면 구입 검토 리스트에 배제할 이유가 없다.

     반대쪽 측면. 380에서 아쉬웠던 3.5 파이 규격의 외부안테나 단자, 안테나 수신감도를 조정할 수 있는 슬라이드 버튼, 스피커의 음색을 고음/저음으로 간단히 조정할 수 있는 톤(이퀄라이저) 버튼, 이어폰 단자, 그리고 6볼트 전용 어댑터를 통해 내부 AA 건전지 충전 및 외부전원 연결이 가능 한 어댑터 단자 등으로 구성된다. 듣기로 옛날 회로라서 배터리 충전 시간이 꽤 지루하고 오래 걸린다고 하는데 한 번 지켜보아야 - Ni-MH 배터리는 메모리 이펙트를 최소화하려면 가능한 한 방전직전까지 사용하고 충전하는 것이 바람직.

     초점은 맛이 갔지만 특징적인 것이 없어 재촬영하지는 않았음. 텔레스코픽 안테나만 특이사항이며, 당연히 380의 그것보다는 훨씬 길다. 여렴풋이 앞/뒤 하우징이 결합되는 틈새의 불규칙한 에지 퀄리티가 감성품질의 감점요소로 작용한다. 명색이 중/고급형 아날로그 라디오 라인업인데 이런 마무리라니.

     바닥면. 무엇을위한 리셋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주파수를 메모리 저장 해 놓았던 것을 한 방에 지우는 기능인 것 같다. 380에 없던 고무발이 있는데 이 제품이 적어도 허투루 만들지는 않았다는 디테일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하우징 재질도 괜찮았다면 플러스였을텐데. 철사형 직립 스탠드를 빼면 저렇게 튀어나오게 됨.

     개봉해서 에네루프 끼우고 SW/MW/FM 방송을 각각 이동 해 가면서 일단 맛만 보았는데 몇 시간 돌려 본 것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기에 일단은 개봉기를 본 포스팅으로 마무리하고 사용소감은 별도, 혹은 본 포스팅에 이어서 정리하도록 하겠다. 첫 인상만 다음과 같이 정리.

     - 예상 외로 380 보다 크지 않다. 그런데 예상 외로 무겁다. 스트랩을 손목에 끼고 랄랄라 하고 돌아다니기에는 좀 부담스럽고, 포터블이라기 보다는 실내든 옥외든 어딘가에 놓고 조작하고 듣는 용도가 더 어울린다.

     - 개성적인 D형 shape 디자인이 맘에 든다. 하지만 하우징에 사용된 소재나 마무리감, 반쯤 함몰된 손톱만한 전면 버튼들과 옆의 가변저항 노브들의 조작 편의성 및 고급감 등은 좀 애매하다.

     - 방송 품질이 DSP 라디오와는 느낌이 말로 표현하기 어렵게 꽤 다르다. 좀 더 많이 들어봐야 정확한 평을 할 수 있을 듯.

     - 전파 수신률이 바형 그래프로 대충 표시되고 380 같이 값으로 나오지 않는 것은 좀 아쉽다.

     - 튜닝노브를 돌렸을 때 380과 다르게 주파수가 끊어지지 않고 스르륵하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아날로그 느낌이 괜찮다. 하지만 노브 하드웨어가 그 괜찮은 느낌을 완벽하게 커버할 만큼 감성품질이 좋지 않은 것이 계속 아쉽다.

     끝으로 380과 660 크기 비교, 사진상으로는 차이가 좀 나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그다지 차이가 없다. 동급 장비는 아닌지라 apple to apple comparison 이 될지 모르겠으나 진득하게 사용 해 보고 아날로그와 DSP의 차이 위주로 장/단점을 정리 해 봐야겠다. 또 슬슬 장비병 돌아서 개체가 늘어나는 폐단이 발생하는것 아닌가 슬슬 걱정이 된다. 주의, 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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