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3rd package - XHDATA D-808 (SIHUADON on Black Body)
    Radiowave 2023. 1. 23. 11:53
     

    수신률 올려 보겠다고 뭘 샀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됨 - XHDATA AN-80 외장 릴 안테나에 든 컨버

    연말에 라디오 관련하여 모 커뮤니티를 열람하다가 라디오를 판매하는 다른 쇼핑몰을 발견하고 아이템을 보던 중, Youloop 안테나에 물릴 수 있을만한 3.5파이 to 안테나 클립 컨버터가 부속된 저

    yoonoca.tistory.com

     뭐 포스팅 제목에 이미 쓴 대로 세 번째 패키지는 요즘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단파 라디오 매니아들에게 뜨거운 감자, 애증의 라디오이지만 제 값은 한다는 XHDATA D-808이다. 말라카이트와 PL-380에 이은 세 번째 DSP 방식 디지털 라디오이며, 중급형 포터블 라디오이다.

     왜 애증의 라디오인 즉, 미국의 C. Crane 이라는 한 라디오 회사가 CC Skywave SSB (혹은 그 동등품)이라는 성능이 우수한 단파 라디오 모델을 중국 어딘가의 공장에 OEM생산 준 것을 발단으로, 이 OEM 메이커(항간에 Redsun이라고 하는 업체)가 원 메이커의 copyright와 무관하게 상표와 모양만 살짝 바꾸어 출시한 제품이 바로 본 D-808 이라고 알려져 있다. 원본 폼팩터의 성능이야 이미 매니아들 사이에서 오래 전 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던 까닭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덕적인 결함을 고려치 않고 가성비만 생각했을 때(현재 아마존에 등록된 원 제품의 최저가가 160USD 정도?) 원본 성능 그대로만 잘 만들어 주었다면 최고의 핫 아이템이 되었겠지만, 본가의 QC 수준/정책마저 따라가지는 못하여 숱한 등외품도 양품으로 판매함으로써 직구로 구매한 수 많은 해외 유저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아프게 하기도 하였다. 

     본 기기가 제법 이런 저런 논란의 이슈에 있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는데, 때마침 AN-80 안테나를 XHDATA 공홈에서 구매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앞서 포스팅했던 D-219와 함께 주문 해 보게 되었다. 그렇게 조합해도 배송료 포함 총 10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에 구입하였으므로 왠만한 중급 라디오 하나 배송료 없이 산 가격과 같음. 중급 이상의 TECSUN 라디오를 구입하려면 Anon-co site에서 Fedex에 통관비용을 포함한 옵션을 선택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운송 및 통관 비용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지금은 춘절이라 더 할인하는 듯.

     사담이지만 왜 XHDATA 공홈에 TECSUN 라디오도 있고 DEGEN 제품도 1개가 발견되는지 모르겠다. 실제 공홈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식의 상사이고 실체인 제조사는 이런 저런 이유로 B to B만 유지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건 Anon-co 도 마찬가지인데 잘 살펴보면 '우리는 TECSUN 입니다'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역시 C國 제품으로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겉포장. 모서리가 약간 찌그러진 부분 있지만 이걸로 이 겉박스는 제 역할을 다 한것이다.

     겉포장을 풀면 TECSUN 라디오에서 흔히 보았던 양식의 제품 박스가 보인다. 근데 박스에 인쇄된 메이커가 XHDATA가 아니라 'Sihuadon - 시화동'이라는 정말 C國 스러운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듣기로 검은색 D-808은 상표권 문제로 이 이름을 사용하고, 회색 제품만 XHDATA 메이커를 달고 판매한다고 알고 있다. 즉, 색상과 메이커만 다르고 하드웨어는 완전히 같은 제품(단, 일부 회색 제품 중 액정의 백라이트가 백색이 나오는 것이 있다고)라는 것. 블랙이 취향이라 선택하긴 했는데 솔직히 지금에 와서는 주문할 때 회색으로 할 걸 그랬나, 저 엠블렘을 떼버리는게 나을라나 수차례 고민하고 또 후회하고 있지만...제품의 근본은 그렇지 않지만 사용자 본인 스스로는 이 상품의 아이덴티티를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내용물. 비니리+뽁뽁이에 감싸져 있었던 본체, 대충 빵봉지 묶는 철끈으로 정리된 와이어 안테나, USB-C type의 충전 케이블과 설명서, 그리고 라디오를 보호할 수 있는 파우치 하나가 포함된다. 나름 XHDATA 의 고급형 라디오이니 이 정도 구성은 당연할지도.

     처음 라디오를 잡았을 때 인상은 '이거 고급형이라면서 왜이리 가벼워' 였다. 라디오 크기도 PL-380과 유사하며, PL-660보다는 확실히 작다. 중량 = 기능은 아니지만 가벼운 중량이 진중함을 떨어뜨린달까. 뭐 비상시 휴대하는 입장에서는 크기도 작고 가벼우니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겠지만서도.

     버튼들 배치는 전형적인 버튼식 단파라디오의 그것이고, 원형인 Skywave와는 거의 판박이라고 봐도 되겠다. 버튼이 작고 돌출되어 있지 않으며, 클릭감이 조금 무거운 편이라 조작이 편하지는 않다 - 특히 백라이팅 및 버튼의 포지션을 인식할 수 있는 돌기 같은 것이 없고, 손으로 훑어도 각 버튼의 포지션을 인지하기 어려울 만큼 평면이라 야간 혹은 어두운 곳에서 조작하기는 힘들 것 같다.

     또한 전반적인 조작이 TECSUN의 그것과 다르다. TECSUN 라디오들의 전면 숫자버튼들의 일차 기능은 주파수를 수동으로 직접 입력하는 것인데, D-808 에서는 저장 해 놓은 주파수를 메모리로부터 호출하는 것이 일차 기능이다. 주파수를 직접 입력하려면 좌측 하단의 FREQ 를 먼저 눌러주고 주파수 숫자를 입력 후 FREQ를 한 번 더 눌러주어야 한다. 그 외의 기능 버튼들 또한 단파 라디오가 갖는 기본 기능은 동일/유사하지만 조작하는 방법이나 순서가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매뉴얼을 한 번 정독 해 주고 사용하는 것이 정도이겠으나...이런 타입의 제품을 몇 가지 경험 해 본 분이라면 몇 번 시행착오를 대충 거치고 보면 그냥 쓸 수 있다.

     그 외에 얄쌍한 디스플레이 창이 꽤 다양한 정보를 표시 해 줄 것 같이 생겼지만, 거의 대부분은 사진에 보이는 상단의 숫자 패널들만 보이고, 아래 알파벳 표현을 함께 포함한 쪽은 거의 나올 일이 없다. 시간/알람/온도/dBU 표시를 모두 우측 상단의 숫자 패널들에 몰빵 해 두었는데, 아래쪽 정보 패널을 쓰지 않을 때는 기능을 분산해서 표시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를 상시로 끄고 켤 수 있는 것이나, 디스플레이의 폰트나 형태가 TECSUN의 그것 보다는 섬세한 편이라 마음에 든다.

     라디오 상단. 안테나 외에 아무것도 없이 깔끔하고, 특히 하우징의 마감이 꽤 우수한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안테나는 PL-380 보다는 길게 뻗치는데 PL-660 보다는 짧다. 그냥저냥 적당한 길이로 생각 됨.

     우측면. 튜닝노브가 로터리식(Coarse), 내장식(Fine) 두 개로 구별되어 있으며 USB-C 단자를 통해 외부 전원/충전을 할 수 있다. 로터리식 노브에는 푸시 기능이 있고 한 번 누르면 튜닝 감도 (Coarse/Fine/Lock) 조정, 길게 누른 채 돌리면 스퀠치 감도 (디폴트는 off) 를 설정할 수 있다. 로터리에 푸시를 이용해서 감도 조정이 가능한데 굳이 중간에 fine tuning 노브를 두면서,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볼륨 노브를 왼쪽으로 옮긴 이유를 잘 모르겠다 - Copyright를 회피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이려나? 혹은 노브를 속도 감응식으로 장착하면 굳이 푸시기능을 넣지 않고도 쉬운 튜닝이 될 것 같은데. 노브의 조작감은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가벼운 느낌. 등급을 고려하면 조금 진중하게 움직여주면 좋았겠다 싶다. 그리고 튜닝노브로 주파수를 찾을 때 손가락을 노브 상단에 걸치고 빙빙 돌리는 것을 많이 쓰는데, 저 노브의 형태는 그렇게 스캐닝하기에 불편한 구조로 되어 있어 노브 측면을 쥐고 돌리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불편.

     충전 및 외부전원은 전형적인 5V 충전기를 사용하시면 되나, 확인결과 PD type의 충전기에는 제대로 working 하지 않는다. 자칫 억지로 시도 해 보려고 하면 회로가 탈 수 있으므로, 집에 굴러다니는 5V 1A 짜리 휴대폰 충전기를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

     라디오 좌측면. 스트랩 마운트, 외장 안테나 슬롯 (3.5파이), 슬라이딩 타입의 볼륨노브, 그리고 3.5파이 이어폰 잭이다. 볼륨 노브는 PL-380 과 같이 step별 구분감 있는 방식이 아닌, 전형적인 아날로그의 연속식 볼륨이다. 219때도 언급했으나, D-808도 0에서 최대 볼륨까지 조작의 균일성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등속으로 노브를 올리면 생각한 대로 천천히 소리가 올라오지 않고, 0에서 거의 소리가 나지 않다가 갑자기 소리가 '팡' 터지는 그런 느낌이다. 다행히 219에서 당했던 음질, 음색 부분의 거슬림은 808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10배 금액 차이를 비교하면 당연한건가. 하지만 PL-660 의 음색에는 미치지 않고 조금 쏘는 느낌이 들어서 톤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많은 808 유저들이 뽑기 잘못하면 0 볼륨에서 화이트 노이즈 문제가 있다 하는데, 이번에 구입한 제품도 기존 TECSUN 제품과 비교했을 때 0 볼륨에서 화이트 노이즈가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스피커에 귀를 대니 확실히 '솨-'하는 소리가 난다, 세상에.  다행히 바짝 귀를 대어야 소리나는 정도라 허용 범위라고 생각하고 불만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그 외에 어떤 등외품은 버튼 누를 때 마다 가죽피리소리가 난다는 의견이 있던데, 다행히 본 제품에서는 그런 문제는 없었다.

     뒷면. 앞서 설명했듯 C國 라디오의 전형적인 후면 레이아웃을 따르고 있다. 한 가지, 킥스탠드가 꽤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어 힘으로 빠지지 않는다. 지렛대 같은 것을 넣어서 뺄까 하다가 흠집 날 까봐 그냥 두었다. 660을 제외하면 평소 눕혀서 사용하는 라디오가 그리 많지 않으니.

     배터리는 PL-880 같은 상급형 라디오에서 사용한다는 3.7V의 18650 원통 셀 1개를 사용한다. 최근 보급형은 AA 내지는 BL-5C, 중 고급형은 18650 채택되는 사례가 많아지는 듯. 크기 적당하면서 Li-ion 이다보니 메모리 이펙트가 없어 상시 충전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겠다. 극한 상황에서 조달이 쉽지 않다는 단점 있으나 라이프 사이클이 길고 어디에서라도 충전만 할 수 있다면 문제 될 것은 없으니. 조금만 충방전을 반복하면 전자레인지 팝콘처럼 부풀어오르는 BL-5C 보다야.

     바닥면. 고무다리와 중간 메모리 삭제용 리셋버튼이 위치함. 특별한 것 없으니 이걸로 퉁.


     이하는 각 주파수대에서 방송 수신 결과.

     1. FM -잘 나온다. 신호에 왜곡 없고, 특별히 듣기에 불편한 잡음이나 비이상적 거동 같은 것은 없었다. 너무 무난해서 특별히 할 말이 없음. 스켈치도 설정할 수 있어 잡음이 심한 방송을 컷 할 수도 있음 - TBS나  AFN이 잡히지 않는 곳이 생길 우려가... 808 > 380 > 660 > 219 순이 되겠다.

     2. MW (AM) - 역시 잘 나온다. 기기가 놓이는 각도에 민감한 380과 달리 어떤 각도에 놓이더라도 전파 수신은 잘 된다. 하지만 여기서 660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실내 안쪽으로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808 쪽의 수신 감도가 660보다는 떨어진다.  왜 660이 상위의 포터블 중파머신인지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660 > 808 > 380 > 219 순이 된다.

    3. SW - Apple to Apple 비교결과, 808 > 660 > 380 > 219(...) 순이다. 660의 dBU를 수치로 확인할 수 없어 수치적인 비교를 하기는 좀 어렵지만 같은 위치에서 텔레스코프 안테나로만 수신, 그리고 Youloop 로 수신 해 본 결과 808의 캐치 능력이 더 양호하다. 방송을 더 잘 잡아주고, 잡힌 방송의 명료도도 우세하다. 단, 10Mhz 아래의 신호가 없는 지역에서 방송을 스캔하면 사이렌소리와 같은 '위잉~위잉~' 잡음이 계속 유입된다. 방송이 잡히면 소리가 안남. 동일 시간 및 장소에서 660이나 380, 심지어 219에서도 같은 증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뭔가 회로 상 문제가 있거나 다른 기기들 보다 주변 가전기기들이 내뿜는 전자파에 민감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좀 더 지켜봐야겠다.

    4. Air - 세상에. 660이 잡지 못하는 Air 를 808이 잡네. 물론 공항이 지근거리도 아니고 그저 지나가는 비행기의 신호를 시간대에 맞추어 캐치할 뿐이지만, 808 > 660이다. 


    결론. 뽑기를 감내 해 낼 수 있다면 사세요. 이 정도면 굳이 '나는 초심자니 380 같은 걸로 시작해서 나중에 중급으로 갈아탑니다' 할 필요도 없다. 이 정도면 중제 단파 라디오 중 기능과 휴대성으로는 거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보유한 녀석 중 하나만 남기라고 하면 808, 전원 조달의 용이성 까지 고려 한다면 PL-380 이다 (660도 AA 지만 이 쪽은 3개를 써야해서 후보군에서 제외).

     미국에서만 사용하는 NOAA 기상정보를 빼고 들을 수 있는 모든 라디오 주파수영역을 이 기계 하나로 커버한다 - 그래서 본가 제품은 NOAA 기상정보 채널 수신이 가능하다. 심지어 항공무선 수신까지 한 방에 가능. TECSUN과 맞지 않는 조작 '모드'는 극복하면 될 일이다. 현재 동급의 TECSUN 제품과 구입가가 1/2 이상 나고 있는데 안고르는게 더 이상하지 않음?

     단, 그놈의 불안한 QC 품질이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기기를 추천 하면서도 '뽑기를 감내 해 낼수 있다면'이라는 단초를 단 것이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 외의 알 수 없는 제 3의 불량이 당신의 앞에 튀어 나올지도 모를 일. 이걸 해프닝으로 두고 그냥 한 번 웃고 말것인지, 개똥같은 품질의 제품을 보낸 판매사와 지리멸렬한 협상 - 대부분 절차의 복잡성으로 반송 안하고 일부 금액 반환하는 것으로 끝난다고 들었는데 - 을 하느냐도 온전히 유저의 몫이 되겠다. 그리고 이런 품질이 장기 내구도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 항상 품에 secondary 기기를 준비 해 두고 고장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추가로, 최근 단파라디오에 블루투스 스피커나 mp3 player기능을 추가하여 멀티미디어 기기로 step-up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D-108의 후속으로 보이는 D-109 같은 것, 그리고 TECSUN의 PL-990x 같은 것이 예가 된다. 

     하나의 기기로 여러가지 용도에 활용하겠다고 하면 이런 장비들을 고려 해 봄 직하지만, 잔고장 없는 라디오 본연의 기능만을 원한다면 '굳이'라는 생각도 든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