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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탄 딱총 체험기 - 어른이날 선물 아카데미 파이슨 357 매그넘.
    Funny Widgets 2024. 5. 12. 22:16

     내 세대에게 '리볼버'의 이미지를 물어본다면 아마도 두 가지가 아닐까 싶은데, 첫 번째가 일요일 늦은 밤 KBS에서 방영했던 '명화극장'에서 주구장창 나왔던 웨스턴 무비, 그리고 지금이라면 이걸 아이들에게 쥐어주는 것 조차 상상하기도 어려운, 8연발 '딱총' 즉 리볼버 타입 화약총일 것이다. 리볼버 총을 비비탄 총으로 갖고 놀았던 기억은 없었던 것 같은데, 당시 기술로는 비비탄 총으로 리볼버 권총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기 때문 아닐까 - 분명 어딘가에는 있었겠지만.

     늦었지만 작년 이맘 때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프라모델 메이커인 아카데미에서 '시티헌터 우수한 (사에바 료)'의 애총이라 할 수 있는 4" 콜트 파이슨 357을 BB총화 했었는데, 그런게 있었구나 알고만 있었다가 어린이 날을 맞이하야 동네 마트에서 장난감 코너 할인을 하는 제품을 발견, 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녀석을 픽업 해 와 봄 - 날이 지난 다음 다시 같은 마트 방문해서 같은 제품을 여전히 파는지 확인했는데, 얇은 비닐로 포장된 필리핀 공장제 파이슨을 15000원 가격으로 팔고 있었음. 악성재고 떨이였던 것이었던 것인가...

     아카데미 에어소프트건은 거의 대부분 필리핀에 소재한 자회사에서 제조, 수입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파이슨 357의 경우 출시 초기 또다른 국내 에어소프트건 제조사인 아크로모형에서 제조한 것을 아카데미 이름으로 판매 한 것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알게 모르게 뭔가 사이가 틀어진건지, 단기 계약만 진행했던 것인지 최근 마트에 진열된 lot는 필리핀 제조로 바뀌어 판매되고 있는데, 이번 방문했던 마트에서 팔던 제품은 아크로모형에서 팔던 오랜 재고품이었던 것이다. 평소 아크로모형 제품에 신뢰가 있었던지라, 이번에 놓치면 아크로모형 제조 제품을 못 건지겠다 싶어서 겟.

     나중에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새로운 필리핀 제조 제품이 특히 총 그립의 외관이나 발사 기능이 조금 더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모르것다.

     포장을 열면 리볼버 본체, 설명서, 0.12g 중량의 시험 BB탄이 있는데, 아카데미 에어소프트건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취급주의/안전 문구가 인쇄된 노란종이와 AGF 카드가 없다. 역시 아카데미 제 에어소프트건 특징,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럴듯 한 포장, 올 강화 플라스틱 재질에 생긴 것 보다 가벼움.

     총 단품만 한 샷. 어릴 때 8연발 딱총만 생각했던 탓일까. 총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올플라 재질의 장난감총으로 치부하기에 생각 외로 형상 재현이 잘 되어 있다. 모형적 생략이 많이 이루어졌거니 하고 실총 이미지 사진이나 자료들을 둘러 보면서 비교 해 봤는데, 오히려 생략된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플라스틱 사출로 재현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한 듯 하다. 가늠쇠 부분 고정을 위한 핀 몰드가 없는 등의 차이는 있지만 이 정도야. 특히나 콜트의 라이센스를 받았는지 충실한 각인, 콜트의 말 로고 같은 것은 꽤 좋다.

     리볼버 탄창(?) 을 오픈하려면 뒷쪽 종모양으로 생긴 별물을 뒤로 슬라이드하면서 왼쪽으로 제끼면 된다. .357 매그넘 총알이 플라스틱과 고무 패킹으로 구현. 가격이 가격이니 만큼 삐까뻔쩍한 재질의 탄알로 만들지는 않았고 - 오히려 요즘같이 환경을 생각한다면 탄피를 금속 멕기 같은 것으로 칠갑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낫다 - 고무 패킹의 재질이나 마감은 그리 깔끔하다 말하진 못할 정도. 

     실제 파이슨 총은 싱글/더블액션 양쪽으로 작동이 가능하지만, 이 모형은 싱글액션, 즉 노리쇠를 손으로 당기고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노리쇠를 장전하는 액션을 통해 손잡이 안에 있는 에어 실린더를 코킹하게 되므로, 장전압이 다소 있는 편이고, 방아쇠는 가벼운 편이다. 장전압 대비해서는 실린더의 용량이 그다지 크지 않으므로, 빈 총을 발사하면 총구에서 산들바람이 분다. 발사 소음은 꽤 잘 억제되어 있고 '퍽' 하는 정도?

     총알 앞의 고무패킹에 비비탄 한 알을 채워넣고 리볼버 탄창에 넣고 발사하는 방식이 되겠다. 아무래도 이런 기믹을 재현하려다 보니 에어루트가 조금 복잡해지는데, 실린더 - 반투명 호스- 리볼버 탄창 뒤 - 탄피 - 탄두 - 홉업고무 - 이너배럴 순이다. 각 단계에서 에어 샘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특히 반투명 호스 앞 뒤로 점도있는 그리스를 도포 후에 몇 발 쏴서 에어 샘을 확인 해 봤더니 여지없이 일부분에 기포 자국이 보인다. 호스 체결을 조금 수정 해 주고 발사하니 산들바람이 조금 더 세어진 느낌은 들지만 글쎄.

     사진에 노이즈가 많아 잘 보이진 않는데 플라스틱 재질의 표면이 그리 깔끔하지 않다. 강성 확보를 위해 FRP 를 채용한 것은 알겠는데 굳이 소비자에게 '이 총은 FRP를 하우징 재질로 썼습니다'를 자랑 할 필요는 없다. 만원짜리 에어코킹 리볼버에 블루잉 처리된 스페셜한 글로시 표면의 파이슨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콜트 각인을 충실히 채워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거친 표면 질감이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좀 아쉽다. 아크로모형이 잘 하는 헤비웨이트 모형들에서도 간혹 이런 젯팅같은 흔적이 드러나곤 하는데 같은 현상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그 쪽은 중량도 중량이거니와 약간 차가운 감촉도 있어서 어느 정도는 trade off 개념으로 봐 줄만 했었다.

     차라리 핸드 그립쪽에 이런 fiber 흐름자국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주면 마치 목재를 사용한 것 마냥 효과가 났었을 텐데. 그래서 필리핀 공장 생산 모델부터는 본체의 흐름자국은 억제하고 그립부는 흐름자국 같은 것을 표현해서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한다. 비교를 위해 그걸 그걸 또 살 생각은 없지만.

     이 제품에 한정된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소개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생각보다 발사가 잘 안되고, 쓰다보면 리볼버 탄창을 열기위한 축(?) 부분이 저렇게 벌어지곤 한다. 발사가 잘 안되는 문제의 원인은 좀 복잡한 듯 한데, 우선 탄피에 물려진 고무 패킹의 컨디션에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 탄피를 구분할 수 있도록 마킹을 해 두고 발사하면 특정 탄피에서 발사 불량이 잦은 경우가 있고 - 내가 뽑기를 잘못한 것인지 몰라도 한 번에 시원하게 나가는 탄피는 하나도 없었음 - 저렇게 축이 벌어져 있으면 에어루트가 틀어지는지 발사가 안되는 경우도 확인했다. 

     판매/유통사로서 아카데미를 믿은 것도 있지만 국내 유수의 에어소프트 제조사인 아크로모형이 제조했다는 것만 믿고 구매했는데 생각보다는 작동성이 좋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그런 연유로 필리핀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방향을 돌린건지 알 수 없지만 대체로 에어코킹 타입의 리볼버 건은 제조사를 막론하고 그리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않는것 같다. 하다못해 에어소프트건의 거의 본가 취급을 받는 마루이제 조차도 불량 보고는 들려온다.

     또한 리볼버 에어코킹건의 한계인가. 에어 실린더 용적이 작다보니 사용할 수 있는 .BB탄도 국가가 허용해 준 최대중량인 0.2g 탄이 아닌, 0.12g 을 사용해야 날아간다. 고정식 홉업고무가 장착되어 있어 없는 것 보다는 멀리 날아간다고는 하지만 집탄성을 기대하기란 애당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므로 그런가보다 해야 한다. 암만 잘 날아가더라도 A4 종이를 뚫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보아야 하므로, 3~5미터 전방에 젤타겟 놔두고 중심 포인트가 아니라 그저 총알을 그곳에 받아낸다는 기분으로 쏘아야 할 것이다. 뭐... 나름 충실하게 가늠자/가늠쇠를 만들었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가늠쇠가 꽤 두꺼워서 정밀 사격을 한다는 것도 조금 우습다.

     결론, 소위 룩딸(?) 용도로 놓기에도 조금 애매한 표면 질감이고, 발사용으로는 더더욱 사용하기 애매해서 그저 싱글액션 리볼버의 손 맛을 느낄 피젯 토이 정도의 감성이다. 소문에는 필리핀 공장으로 옮긴 이후의 제품이 조금 더 외관상으로 정리도 되고, 일부 버그도 잡혔다 하니 굳이 아크로모형 제품을 한정판 개념으로 소장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찾아서 구입할 이유를 느낄 수 없었다. 그래도 두 프라모델 기업의 콜라보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결국 구입 해 보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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