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이번 주 D700을 손에 넣었다. 애시당초 목적은 펜탁스 계열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결정했었는데, 갑자기 왜 배신의 @줄을 때리냐 하겠냐만..
지금 그 이야길 좀 할려고 한다.
과거 필카의 필름 사이즈에 육박하는 35mm 풀프레임 DSLR major에는 3개 사의 제품이 존재한다. 내 형편 범위에서 가용한 범위는 다음과 같다. 1ds니, D3니 하는 것들은 아예 고려대상밖의 문제이다.
내가 뭐 상업사진 찍거나 기자해먹을것도 아니고....
1. Canon 5D Mark II (일명 '오두막')
DSLR족이라면 누구나 갖고싶은 꿈의 바디. L렌즈의 매력과 다양한 Variation, HD 동영상 등이 매력인 장비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음 이유로 이 녀석을 가장 1순위로 배제했다.
1. 흐리멍덩한 경계. 구라핀(?)
2. 코끼리표 보온밥통같은 이미지. 너무 미끈하다. 카메라스럽지 못하다.
3. 뽀사시하다는 그 화질...나는 별로 믿지 못하겠다.
과거 스캐너부터 프린터, 다양한 장비로 캐논을 신뢰하고 있었으나...일단 1위 기업 제품은 배제한다는 내 정신 - 나 아니고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줄거고, 차별화가 떨어진다는 이유 - 어느 순간 '창조'를 위한 것 보다는 '창조'를 시켜주는 이미지 프로세싱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냥 캐논 그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저런 둥글둥글한 유선형의 디자인은 각을 사랑하는 나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래서 과거 나온 익서스 시리즈는 좋더라.
암튼 성능은 둘째치고 자연스레 배제. 괜히 싫은건 어쩔수가 없다.
2. SONY ALPHA 850, 900
후발주자지만 공돌이 미놀타의 도우심을 받아 새롭게 재창조해낸 저력있는 대기업제품.
특히 마력의 칼렌즈들은 슈터들의 혼을 빼놓기 충분하겠지.
다음의 이유로 자네들을 기각한다.
1. SONY는 애플만큼 '전용' 인터페이스를 강조하는 회사다. '날 어서 가져요'할 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면 이런 전용 인터페이스는 유지비의 상승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2. 칼렌즈 좋은건 알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렌즈를 다룰만한 내공도 부족하거니와, 구매력도 없다.
즉, 칼렌즈를 달 수 있는 스테이션은 구매가 가능할지언정 칼렌즈 그 자체는 나에게는 소위 '넘사벽'이다.
3. 감성적인 느낌으로, 녀석은 카메라 같지않고, 마치 캠코더같다.
4. 렌즈군이 부족. 뭐...서드파티 당연히 쓰겠지만, 어쨌든 렌즈군이 뭔가 부족해보인다. 펜탁스보다 더 부족해 보인다.
사실...첫 DSLR로 A100 ~ 350을 고려한 적은 있었다. 결국 선택은 펜탁스였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3. Nikon D700
2008년 7월에 출시한, 화소도 위의 세 모델대비 가장 떨어지고 아마 올해쯤 D800-가칭-으로 기종 변경이 일어날 예정이다. 이미 3년 전에 출시한 녀석을 선정한 까닭은?
물론 니콘도 나에게는 그리 우호적인 메이커는 아니다.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 악독함과 상술은 캐논과 견주어도 별반 다를게 없다. 그리고 니콘의 소위 '리얼리티'는 너무 리얼리틱해서 그런지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색이 차갑다'란 인상을 많이 받아서 그것이 싫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1. 미칠듯한 AF. 목적타가 정확하다. 심도가 깊은 똑딱이가 얻을 수 없는 '아웃오브포커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특히 판형 확대로 그 양상이 심해질 수 밖에 없는 FF에서 목적타의 분별은 분명히 필요한 것이란 생각이다.
2. 분명한 콘트라스트. 부드럽고 안정적인 펜탁스도 좋았지만, 어쩔땐 선과 경계가 분명한 그런 사진을 얻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펜탁스에서도 조이면 된다. 하지만 매번 조이고만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기본적으로 노출이 한 스탑 어두운 K200D에서 조임을 준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고, 자동빵으로 주변 광량마저 좋지 않으면 셔속은 떨어진다. ISO를 올리면 노이즈가 끓는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보고 싶었다.
3. 상기 세 기종 대비 화소가 낮으면서 자연스레 노이즈가 많이 감소되었다고 했다. 체감하고 싶었다.
4. 가장 중요한 이유. 이제 막판이라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할인쿠폰, 기타 잡다한거 다 때려서 220에 신품 구입했다. 물론 A850이 이것보다 가격이 낮다만...렌즈사고 이것저것하면..아마 D700보다 자금이 더 많이 투입될거다.
5. 제한적으로 Pentax와 더불어 수동렌즈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Pentax가 심도 미리보기를 이용한 노출조정이 되는 일명 '그린버튼'으로 노출을 조정한다면, 니콘은 사용 렌즈를 정해놓고 최대 노출값을 계산하여 바디에 입력시키는 방법으로 활용을 할 수 있다.
펜탁스 시절같이 수동렌즈를 사용할 기회가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AF때문에 수동렌즈 마운트를 버린 캐논보다는 선택의 폭이 넓으니까. 뭐 그렇다고 마운트를 버린 캐논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선택의 폭 문제일 뿐.
저 가격이면 얼쭈 K-5 바디 하나 살 가격이지? 그 가격에 크롭 사느니 조금 밥 굶고 차라리 FF로 간다. 펜탁스가 미운게 아니다. 맥스봉이 미운거지.
맥스봉이 마음을 바꾸든, 펜탁스(혹은 호야) 코리아가 생겨서 팔든, 펜탁스가 FF를 출시하든 하면 다시 생각해보겠다. 하지만 좀 요원해보인다. 몇 년간은.
캐논바디는 밥통같은데...니콘바디는 나이키 운동화 같다. 가끔은 그런것도 괜찮은것 같다.
아무튼 장비를 익히는게 급선무, 그 다음에는 쇳가루 쫙 빼고 당분간 사진만 이야기 할려고 한다. 사실 장비에만 너무 몰두한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판은 깔아 뒀겠다. 더 나갈 길은 없어 보이고 이제는 사진만 이야기 할란다.
양념으로 개봉기 올린다.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열어보기로 대체할려고. 꽤 길다.
참고로, 첫 사진에서 보듯이 바디에 기본적인 NIKKOR AF 50.8, Sigma 24-70 F/2.8 EX GD MACRO만 구입했다. 개봉기는 조금 가볍게 접근하겠다. 사진은 역시 렉삼이가 수고해주었다.
뭔가 모르게 부실한 박스. 어이. H쇼핑몰아. 차도 그따구로 만들면서 200만원이 넘는 패키지를 이렇게 포장해서 보낼거냐. 너무 뽁뽁이만 믿는거 아니냐.
중급기 이상이 되니, 렌즈와 패키지로 묶어파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꼬우면 돈을내고 사세요 고갱님~ 이런다. 선택의 폭을 늘리세요 겠지...그렇게 생각해야지;;;
제발 좀 잡다한 저런 인화권이니..넣지 말아주었으면. 200만원 넘는 놈을 샀는데 모 백화점 상품권은 3만원짜리가 들어있었음;;;;
앞 포스팅에서 내보냈던 사진. 뽁뽁이 뜯으니 실제로 쓸 건 저 박스, 그리고 바디 파우치 (닦는 융을 겸할 수 있는), 그리고 3만원짜리 상품권 이렇게 세 개;;;
박대리, 충전기, 스트랩, AV케이블, 충전기 코드, USB단자, 444매뉴얼;;, 잡다 종이쪼가리 및 시디들.
저 AV케이블은 도데체 왜 넣어주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그리고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스트랩...아;;;스트랩;;;
주인공 등장! 두두두두두두두....
아악;; D700느님...날 가져요 ㅠ.ㅠ;;;;
후라스틱 바디만 만지다가 찹찹한 마그네슘 바디를 만지니..가뜩이나 차가운 니콘의 이미지가 더 차갑게 느껴진다. 암만봐도 나이키 운동화같다.
아직도 주지아로 디자인인가?
자..이제 이를 보조해 줄 렌즈들을 만나보자. 먼저 Sigma 24-70mm F/2.8 EX DG MACRO부터.
(앞으로 줄여서 24-70)
저 EX는 케로로에 나오는 타마마 이등병도 이길만큼 강력한 그 EX 아니던가.
진짜 EX 값을 하는지는 나중에 보도록 하고 (대 반전이 일어난다).
또 깠다. 또 의미 불명의 종이쪼가리들...종이 쪼가리들...
EX는 저렇게 부전동 서면지하상가에 가면 5000원에 팔만한 파우치에다가 렌즈를 넣어준다. 저거 쪽팔려서 어디 들고다니지도 못한다. 그냥 준다는데 의미를 갖지.
깠다. 못생긴 손이 출현. 역시 비니리 포장 꽁꽁. 실링은 안되어있음;;
나왔다. 제법 길죽하고, 제법 묵직하다. 그래도 24-70L이나 24-70N보다는 가볍다고 하는데..
일단 렌즈 자체만 들어봐선 잘 모르겠다.
역시..저 적응 안되는 펄재질;;; 펜탁스에 쓰던 18-50은 중간 줌링의 펄이 아예 벗겨져서 아주 흉하게 되었었다...안벗겨지고 저대로만 유지된다면 더할나위 없겠는데..과연;;;
이녀석도 그러지 말라는 보장이 없어서 더 걱정임.
일각에서는 저 녀석을 24mm로 댕기면 툭 튀어나오는 코 땜에 상당히 보기가 싫고, 그래서 24-70L후드로 개조를 많이 한다고 한다. 마치 이너줌같이...솔깃한데? ㅡㅡ;;;
다행히 무용지물인 꽃잎후드를 뒤로 장착해서 사용하면 코가 나와도 별 표는 안난다. 세월이 지나면 줌링이 자꾸 줄줄 흐른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줌링 락이 없다!!
그냥 조심조심해서 쓰는 수 밖엔. 그럼 이제 체결을 한 번.
24-70, 이녀석의 렌즈 구경은 무려 82파이다. 그래서 붙여놓으면 존재감이 상당한데...
엄청시리 무겁다!!! 이걸 들고 어떻게 사진을 찍냐!! 거짓말좀 보태서 K-2 소총보다 더 무겁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앞에서도 이야기 했듯 동일화각의 N, L 은 더 무겁단다....미친다;;;;
이 EX는 무게의 EX였구나!!!! 그래!!!!
캐니 너희들은 사진사들을 전부 아놀드로 만들 생각인거냐. 쳐다만 봐도 피곤해질라고 한다...
그런데...초음파모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각 외로 모터소리가 정숙하다. 그리고 빠르다. 시그마에서 HSM을 달아서 새 기종을 냈지. 조금 더 가볍고 조금 더 짧은 그런렌즈로...
그래봐야...무게는 거의 비슷하지 싶다;;;; 이제 돼졌다 ㅠ.ㅠ
다음녀석을 깐다. 니콘계에서는 계륵과도 같은, 혹은 필수와도 같은 관문. 50.8
펜탁스 쓸 때 50mm는 MF만 사용했지만, 그래도 가장 신뢰성 있고 싸고 또한 기분좋은 렌즈종류인듯.
또또또 종이쪼가리!! 아예 책을 한 권 편찬하겠구만;;; 안본다.
환경보호! 국민학교때 바가지에다가 종이죽으로 탈만들던 생각나는군.
보급형 렌즈에 후드가 있을리 만무하거니와, 파우치는 사치일 뿐. 바로 비니리 등장!
깠다. 완전 후라스틱 덩거리다. 좀 펜탁스 K/M/A 50 시리즈의 단단함을 바랬는감...
그래도 캐논 50.8 같지 않아서 오히려 고마워. 쇠마운트 덕분에 캐논보다 단가는 올라간거 같지만...
저 망할 렌즈 뒷캡은 도데체 뭐람...
돌덩거리를 치우고, 끼워봤다. 완전 캐 날라다닐 것 같다;;
왜 스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이나 기타 동호회에서 D700에 단렌즈 구성을 치는지 이제 알겠다.
원인은 무게였다. 무게.
이거...그냥 표준줌이기 망정이지, 망원으로 넘어가면 사람 반 죽이지 싶은데...
(망원이 하나 필요하긴 한데...음...)
단렌즈로 필요화각만 구성할지, 70-200으로 끝장내고 내가 아놀드가 되던지, 선택해야겠다.
추가로, 번들로 담긴 스트랩 이야기로 끝맺음 하련다. 정품 스트랩 주제에, 휴지쪼가리같이 얇다. 폭은 좁지만 펜탁스의 번들 스트랩은 그래도 약간 쿠션감과 두께가 있었는데, 이녀석은 얇아도 너무 얇다.
이를 어찌하나. 그래도 나름 중량물의 중급기인데, 이 힘을 어떻게 지탱하려고 이런 휴지쪼가리를 주느냐 말이다. 펜탁스 번들 스트랩으로 갈아끼던가, MX에 달아주었던 빈티지한 펜탁스 스트랩을 쓰던가 해야겠다.
오바로크 친 것 까진 좋은데 말야. 좀만 두껍게 만들어 주었다면 좋았을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