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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la, Espanol] 그라나다, 알함브라.
    Camera & Picture 2012. 4. 8. 22:13


    론다에서 그라나다로 이동하여 1박 한 후, 그라나다 시내로 들어왔다. 그라나다하면 스페인 땅에서 마지막 이슬람 왕국이라고 불리우던 바로 그 곳이다.

    아파트의 모습은 보시다시피 옛날 우리나라의 7 ~80년대 연립주택스럽지만..오히려 이런것들이 더 좋아보이는건 오로지 내 취향.

    그라나다의 한 골목으로 올라갔다.

    아침일찍 올라왔더니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있는 상태. 슬슬 가게들이 열기 시작하고 있었다.

    역시 돌이많은 나라라 그런지, 모든 길들이 이렇게 돌로 깔려있다. 그리고 그 역사들이 참 오래되었다는 느낌.

    저렇게 배수로가 하수구에 따로 있지않고, 중간에 홈을파서 물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듯이 구성되어있다.

    물이 고이지도 않고, 매우 좋은 시스템인지도. 무엇보다 오랫동안 저런 모양이 유지된다는게 부럽.

    우리나라같으면 연말마다 파 뒤집고 난리도 아닐텐데.


    이렇게 야자수가 늘어져있는 집도 있고..


    이렇게 이슬람 양식의 문을 가지고 있는 곳들도 매우 많다.

    이것이 스페인과 다른 유럽들과의 차별성을 주는 재미있는 요소.

    아침부터 골목을 이렇게 바로바로 올라온 목적은..바로 저 앞에 펼쳐진 알함브라 궁전의 전경을 보기 위함.

    15세기에 스페인의 마지막 이슬람왕국의 궁이 있었던 알함브라 궁전.

    기독교 세력에 패한 뒤에 그라나다의 왕은 홀연히 아프리카로 망명(?)해서 가버렸고, 이후 약 800년 간 일부 기독교세력들에게 사용된 흔적도 있지만 거의 방치되어있다시피하다가...

    워싱턴 어빙의 [알함브라의 전설]이라는 책이 1832년 출간되어 비밀의 왕국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게다가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클래식 기타곡을 모르는 사람들도 없을테고..


    알함브라 궁전은 '붉은궁전'이라는 뜻이라고 들었는데...별로 붉은 색깔은 아님. 당시의 왕의 수염이 붉은색이었다고 하는 설도 있고...암튼 그렇단다.


    다시 거리를 내려와서 알함브라궁전의 입구로 고고.

    이렇게 약간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알함브라 궁전의 입구가 나온다.


    우리나라 산길과 유사한 길을 조금 더 올라가면 이렇게 성벽의 입구가 보인다.


    이슬람 왕국의 전형적인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오메가형 입구.

    이게 무데하르 양식이라고 하던가? 기억이 나질 않네;;; 안을 통해 들어가서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넓은 광경이 펼쳐진다. 


    성벽의 구멍은 론다에서 이야기 했듯, 벽의 전체 붕괴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책. 전체의 성이 미로같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슬람과 기독교의 양식이 적당히 섞여있는 느낌. 물론 당시에는 이슬람 양식이 모두였겠지만.

    위로 뻗은 저 나무는 싸이프러스 나무. 줄기부터 뿌리까지 일직선으로 죽죽뻗는 나무라고한다. 오렌지나무와 더불어서 이슬람에서 의미있는 나무라고 함.

    이슬람의 건물들은 이렇게 외모는 보잘것 없을 정도다. 천국은 겉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음을 강조하는 문화가 유럽의 고딕양식과 같은 화려한 외관을 추구하기보다는 밖은 소박하게, 속은 매우 화려하게 장식한다고 한다.

    그래서 겉으로 보는 이슬람 건물들은 대부분 이렇게 재미가 없다. 그런데 이런 단순함이 나에게는 꽤 어필하는 듯. 

    워낙 유명한 알함브라궁전의 정원. 고산지대임에도 불구, 별도의 펌프가 없는데도 이렇게 물을 끌어올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자연의 힘으로 저렇게 분수를 뿜어올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슬람의 분수는 유럽의 여느 광장의 분수와 달리 화려함은 극도로 자제되어있고, 분수의 그 소리를 즐기기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절제된 멋과 과학의 극대화.

    이 나무가 그라나다에서 꽤 오래된 나무라고 하고, 뭔가 사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까먹었음;;;;


    알함브라 정원을 위에서 보면 이렇게 되어있음. 보시다시피 외관은 별볼일 없지만...건물의 내부에는 분수와 다양한 정원을 꾸며놓았다.

    싸이프러스 숲을 지나간다. 

    이슬람의 알카사바, 성벽에는 알카사르와 알카사바가 있는데..

    알카사르는 왕의 통치하에 있는 규모가 매우 큰 성, 알카사바는 군용에 특화된 성이라고 그런다.

    알카사바 성벽 위에서 본 알함브라의 풍경. 네모의 건물은 투우장이 있고, 더 넘어에는 아까 본 알함브라 궁전이 있음.

    알카사바를 걷다가, 최종목적지가 저곳임을 확인.

    곡물 저장소와 노예를 가두던 공간이었다고 함.

    정상에 오르니 종이 있는데, 전혀 이슬람의 것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모양이구만.

    알카사바를 지나, 왕의 집무실과 하렘을 들렀다.

    이 곳은 왕의 집무실.

    천장의 화려함이 아까 외관과는 정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진정한 천국은 내면에 있다는 것. 수많은 코란들과 같은 글과 아라베스크 무늬로 메꿔짐.

    천정이 높아서 불때우는데 어렵겠는데..뭐 왕에다가..이 동네는 따듯한 편이니까.

    왕의 위엄을 표시하고, 신하가 왕의 얼굴을 바로 바라보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이렇게 왕이 앉는 자리는 역광이 비치게 했다고 한다. 뭔가 구석에 처박히는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아보이진 않지만..

    왕의 집무실을 다시 한 번 이렇게. 

    이제는 왕비와 그 후궁들이 묵었다는 하렘으로 고고.

    불행히 지금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아까의 집무실과 다르게, 정말 화려함의 극치를 넘어선 그 무언가로 치장되어있다.

    나머지 건물들을 여기저기 돌아보는 것으로 알함브라 관광을 종료.

    다음 코스로 넘어가기 전, 잠시 맥주 한 잔을 하러 알함브라 내부의 빠라도르(국영호텔)에 있는 노천카페에 들름

    손님이 간 자라에는 저렇게 참새들이 안주를 노리더라.

    여기 참새도 우리나라 참새랑 다를건 별로 없지만, 기분상인지 조금 더 커보이기도 함.

    맥주 한 잔과 스페인의 전통요리 '하몽.' 돼지고기를 오랜시간 숙성시켜 얇게 포를 떠서 저렇게 먹는다.

    맛이 조금 독특하면서도...육포맛도 나고 나름 괜찮았던 듯. 올리브 짱아찌와 같이 곁들어 먹어도 맛있다.

    한국에서 하몽 먹으려면 드럽게 비싸겠지;;; 

    밥 한끼 먹고...투우와 까르멘의 동네인 세비야 (라고 쓰고 세비자라고 읽는다) 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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