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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모형] 카토 D51 200, 그리고 200?
    Train Model 2021. 9. 7. 23:11

     오늘은 일본 증기기관차 중 가장 유명하면서 가장 흔하고 잔존 개채수도 많은 D51 (일명 데고이치) 중, 현재 간사이쪽 교토 철도 박물관에 동태 보존 + SL 야마구치 견인차로 활약중인 D51 200의 KATO제 모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 차량의 소개는 링크한 일본 위키피디아를 참조하시기 바람(크롬 번역 추천).

     간단하게만 요약하면 1930년대 후반 제작되어 일본 중부지역에서 운용, 1972년에 교토 철도 박물관의 전신인 우메코지 증기 기관차관에서 동태 보존을 시작했으며, 박물관 구내에서 [SL 스팀호]로써 짧은 거리를 왔다갔다 하다가 2014년, SL 야마구치호를 견인하던 C56 160호기를 대체하기 위한 차량으로 선정되어 대규모의 차량 회복 공사에 들어가게 되고 현재까지 현역으로 잘 운용되고 있다는 해피 스토리이다.

    35계 4000번 야마구치 객차 편성을 견인하는 D51 200. 출처: 위키피디아.

      전술한 대로 정말 많은 개채수의 D51이 일본 각지에서 실제 운용 + 정태보관되고 있지만, 이 차량은 번호가 200번호대였던 점, 일제시절 하마마츠에서 미군에게 함포 사격을 받고도 살아나서 지금까지 운용되고 있다는 상징성(?) 덕분에 일본 철도 팬들에게는 나름 사랑받는 차량인 듯 하다. 앞서 C12/C56 때도 마찬가지지만 증기기관차들이 제조되고 운용된 시점이 딱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민감한 때다 보니 조금만 깊게 차량의 세계를 알아가다 보면 이렇게 찝찝한 스토리를 가진 것들이 튀어나오곤 한다. 그래서 거기까지 깊게 생각하지 말거나 아예 정보를 모으지 말고 그냥 차량이 가진 기능만 보고 모으거나, 것도 안되겠다 싶으면 차라리 현재 일본차량 위주, 조금 더 돈이 들더라도 유럽이나 미주쪽 증기기관차 모델 위주로 시선을 옮기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다. 뭐 증기기관차의 낭만을 느끼는 나라들이 대부분 제국주의 침략국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찝찝한 것은 매 한가지.

     일단 배경 설명과 넋두리는 여기까지. 그냥 기능과 형태만 보고 취미생활하는게 낫지 싶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이 제품은 현재 개선 공사를 거쳐 SL야마구치의 견인기로써 사용되는 최신 사양을 모델화 하고 있는 것이다. 박스에 기재된 품번은 사진을 참조. 

     역시 카토제 증기기관차 모형 특유의 붉은색 로고, 그리고 우측면 띠지인 전형적인 패키지 디자인이다.

     차량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D51의 그것이고, 이벤트 차량으로 신조되면서 차량의 색상이 좀 더 다채로와졌다. 보일러 아래쪽 붉은 페인트 칠이 다른 차량에 비해 약간 빛이 바랜듯한 색상으로 되어있고, 그 외에 일부 배관들이 흑색이 아닌 회색의 것으로 되어 있으며(실차가 흰색으로 되어 있는지는 불명) 일부 황동 파트가 금색으로 재현되어 있다. 다양한 색상을 품고 있지만 그렇다고 원색의 확 튀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는 것은 또 아닌 차량이 되겠다. 걔네들의 황금시대인 '쇼와시대'를 기리기 위해 고상한 룩앤필을 추구한 것일까. 허허...

     차량의 전면부 보일러 청소를 위한 전면 뚜껑의 손잡이 등도 흰색과 금색을 사용했고, 데프의 가장자리도 금색으로 테두리질. 실제 차량은 헤밍부를 기존 철에서 황동으로 교체하였다 하고 이를 재현한 것 같다. 예의 붉은 번호판은 본선운전 개시 할 때 장착된 것을 재현한 것으로 제품 내에 붉은색 번호판, 검은색 번호판 모두 들어있고 선택적으로 유저가 골라서 장착할 수 있다.

     차량 뒤쪽 텐더차에는 석탄이 반 정도만 격벽으로 나뉘어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 사양으로 개보수된 차량으로는 특이하게 연료는 중유 등을 혼합하여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석탄만 사용한다고. 그래서 별도의 중유탱크는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석탄과 물을 싣는 탱크 입구만 존재한다. 요즘 카토제 증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차량이 후진하면 텐더차의 전조등이 켜지는 기믹도 당연히 존재한다.

     사실 이 정도로 심심하게 본 차량을 설명하고 끝내려고 이 포스팅을 열었던 것은 아니다. 위의 차량은 현재 이 포스팅 가장 앞에 소개 드렸던 플라스틱 케이스에 보관되어 있지 않고 그 전에 소개드렸던 카토 SL야마구치 35계 4000번 객차 세트의 bookcase 한 편으로 옮겨서 보관되어 있다. 그럼 기존의 케이스에는 어떤 차량이 모셔져 있나 하니.

     겉보기로는 동일한 D51이 보관되어 있으나, 앞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래로 글을 내리기 전에 숨은그림 찾기를 해 보시기를...

     D51을 몇 종류 모으다 보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스페어 파츠를 긁어 모을 계획을 세우게 되었는데, 본의 아니게 부품의 재고수급 현황 등을 따지면서 모으다보니 계획에도 없는 이상한 조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 본체 동력 유닛은 아미아미에서 특가로 풀고 있던 D51 498의 것을 겟.

     - 본체 하우징은 카토 라운드 하우스 들렀을 때 한창 D51 200이 출시된 시점이었고, 대량의 스페어 파츠가 오프라인 매장에 풀려 있어서 하나 구매 해 본 것임(+ 탄수차용 대차 세트와 몇 가지 자잘한데 부서지기 쉬운 배관류 등).

     - 라운드 하우스 방문 당시, 범용 D51의 탄수차 파트 재고가 매장에 없어서 구매하지 못했는데 국내 모형점에 재고가 있는 것을 보고 구입했더니...글쎄 리뉴얼 되기 전의 D51모델 탄수차였음. 당연히 현재 제품과는 호환이 되지 않는 것.

     이걸 부품으로 갖고 있기 뭐해서 머리를 굴리다가 조합 해 놓았는데, 생각보다 별 탈 없이 잘 굴러가기에 그 이후로 다시 분해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둔 것이다. 한 마디로 프랑켄 데고이치. 그래서 자세히 보시면 은색 동륜에 로드에 붉은색 칠이 되어있고 (실제 차량은 그런 것 없음) 보일러 아래 붉은색도 채도가 200의 그것에 비해 높으며, 석탄도 꽉 차있을 뿐 더러 텐더차가 과도하게 큰 감이 없지 않다.

     전면은 전형적인 D51 200의 외형을 가지고 있다. 어짜피 동일한 D51제품이니 498호의 동력 유닛을 갖다가 끼운다 해도 어긋남 없이 딱 맞게 떨어진다. 고증 따질 분들에게는 경악할 만한 이야기겠지만.

     번호판은 기존 D51 200에 있던 것 중 남는 흑색판을 유용해 줌. 당시 갖고있던 일반형 데고이치가 없었던 까닭. 지금도 없지만;;;

    뒷쪽 텐더차. 앞서 말씀드린대로 현재 사양의 D51 시리즈가 발매되기 한 세대 전의 것이다. 그래서 현역 제품과 퀄리티를 비교 해 보면 약간 몰드 디테일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고, 결정적으로 스케일이 맞지 않는다 - 전모델의 스케일이 실제 축적보다 약간 큼. 모터사이즈 때문. 다행히 본체의 캐빈 지붕과 텐더차가 간섭이 날 정도는 아니라 웬만한 선로는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다. 

     게다가 과거 제품의 경우 후진 시 켜지는 전조등 따위는 없으므로 뒤쪽 디테일이 상당히 심심하게 되고, 번호판을 꽂는 포인트도 현재의 것과 조금 다르게 되어 있는 까닭에 일단 번호판은 공백 상태로 되어 있음. 개조하여 접착제로 달아 줄 수도 있었겠지만 일단은 이대로. 

     삐뚤빼뚤한 텐더차 헤밍부의 백선은 예상하시는 대로 백색 마카를 이용해서 직접 칠해준 것.

     본체와 텐더차의 높이와 간격차는 이 사진을 참조하시면 되겠다. 텐더차의 대차가 약간 앞으로 튀어나와 있고, 현재 사양 부품의 조합보다는 그 간격이 넓지 않은 까닭에 주행성능을 고민했으나, 최소 280R 반경의 일반적인 곡선로들은 무리없이 주행이 된다. 

     것보다 집전성능을 극대화 하기 위해 차량과 텐더차 사이 드로우바를 통해 텐더차에서 집전된 전기도 본체로 함께 끌어오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구조상 과거/현재 제품을 조합하면 쇼트가 나게끔 되어 있다. 하여 기본으로 텐더차에 고정되어 있던 고리 형태의 드로우바 장치를 제거하고, 현용의 대차에서 드로우바를 가져온 후 아래와 같이 테이프로 절연해서 꽂아 주었더니 문제가 없다.

     사진으로만 봐서는 상당히 부실한 조치인데 장기간 돌려 본 결과 문제없이 잘 돌아감. 뭐 최신 제품인 498의 동력 유닛이니, 세밀한 저속운전과 등속 운전은 당연하고 어느 것도 이런 운전을 방해할 만한 요소는 이 조합에서 찾아볼 수 없었음.

     기존 보유한 D51들의 유지 보수를 위해 파트를 구입했다 당김에 조립까지 하게 된, 어찌보면 단순 호기심에 의해 만들어진 임시 차량인 셈인데 설정 없음 + 안맞는 제품의 억지 조합에도 불구하고 잘 돌아가니 역으로 없던 애정이 생기고 꺼내서 갖고노는 빈도수도 늘어났다는 희한한 이야기가 되겠다. 할 수 있다면 텐더차는 현재 판매되는 사양의 것을 구해서 붙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고, 파트 조달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기회가 될 때마다 주력 차량의 부품은 모아두는 것이 상책인 듯 싶다. 국산 maker(혹은 국내 서비스가 완벽 지원되는)라면 이런 걱정은 안해도 되겠지만 결국 바다 건너 기술과 부품을 조달해서 자체 해결해야 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쪽 바닥의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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