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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모형] KATO 국철 8620 도호쿠 사양 증기기관차
    Train Model 2021. 9. 18. 13:54

     이번에는 KATO에서 발매된 국철 8620 증기기관차 소개. 두부집 아들 배달차만 그렇게 불리는 줄 알았더니 이 기관차도 '하치로쿠'라고 불린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까지 꽤 유행했던 '귀멸의 칼날'인가 하는 만화에 '무한열차' 에피소드로 출연한 기차를 견인하던 기관차도 8600형이라고 함.

    JR 큐슈에서 아직도 현역인 58654호. 참조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기관차. [SL 히토요시]

     일본 증기기관차에 관심이 들기 시작한 분이라면 D51이니, C62니 하는 차량들의 이름들은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1928년에 새로운 rule에 따라 모델명을 구분하기 쉽게 변경한 것이고, 원래는 그것보다 전인 1909년에 제정한 차량 명명법이 따로 있었다 한다. 

    국철기관차의 차량형식. 출처: 위키피디아.

     쉽게 이해하자면 동축수 2는 B형, 3은 C형, 4이상은 D/E형이 되겠다. 거기에 탱크기관차인지, 텐더기관차인지에 따라서 최대 4자리까지 번호가 매겨진다. 오늘 소개할 8620 기관차의 넘버링을 보면 좀 괴랄한 느낌이 드는데, 위키피디아(일본)에 기재된 것을 긁어 와 보겠다.

     

    번호 명명법

    8620 형의 제조 순서와 번호의 대응은 첫 번째 차량이 8620, 두번째가 8621, 세번째가 8622 ... 80 번째가 8699가 되지만, 81 번째를 8700으로 하면 기존에 있던 8700 형 과 중복되기 때문에, 81 번째는 만자리를 새로 만들어 앞자리에 1을 추가해서 18620로 명명했다. 

     그 후도 마찬가지로 항상 만자리가 바뀌는 차번은 두 번째 자리의 숫자를 20에서 시작, 99에 도달하면 다음은 만자리 숫자를 1 올린 후 다시 두 번째 자리를 20에서 시작 ...이라는 팔십진법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80 번째마다 만 자리의 숫자가 반복 오르게 되어 160 번이 18699, 161 번 째가 28620가 되고, 결과적으로 차량 번호와 제조 순서는 

    만 자리 숫자 × 80 + (아래 두 자리 숫자 - 20) + 1 = 제조 순서 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예를 들어 58654이면 만자리 숫자가 5, 아래 두 자리가 54이므로, 제조 순서는 5 × 80 + (54-20) + 1 = 435번 째가 된다.

     ...

     솔직히 한 번만 보면 도데체 차량 번호를 어떻게 만든건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일본 국철 증기기관차 중, 이런 네자리 내지는 다섯자리만으로 번호판이 구성된 차량을 볼 때는 위의 명명법을 참고해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자기네들도 얼마나 비효율적인 명명법인지 알면서도 십수년이 지난 뒤에야 (동륜개수)+(탱크/텐더차)+(개발순서)+(차량생산번호) 순으로 명명법을 바꾼데는 뭔가 참을수 없는 쪽팔림이 있었겠지... 

    어쨌든 그 전까지 미국이나 영국, 독일에서 기관차를 수입하던 것을 조금씩 카피제품을 만들어가다가 1914~1929년 동안 자국산 증기기관차로 교체/도입하는 여명기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 차량이다. 일단 8000번대 차량이니 C형(동륜 3조)에 텐더차량이다. 2020년 여름, 카토로부터 본 차량 중 도호쿠 사양으로 모델이 출시 되었으며, 이와 함께 '하나와선 화물열차 세트'라는 것을 8620 삼중련하는 것으로 끄는 설정의 편성도 함께 발매했다 - 저걸 그대로 구현하려면 만 사천엔짜리 기관차 석 대를 한 번에 사야하는데...

    출처: 카토 공홈.

     

     뭐...요즘 카토 증기기관차의 퀄리티는 엔지니어가 스머프로 변신해서 찍어내는지 말을 하는 것이 입이 아플 정도. 기존 1930년대 이후 생산된 증기기관차 대비 텐더차의 리벳 표현이라던가 보일러의 엉성함(?) 등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박스 딱히 특별한 것 없다. 품번 등 참조 하시라고.

    (초점 날아간게 너무 티나서 해상도 700px로 줄임...)

    포장 풀면 최근 카토 포장 그대로이고, 도호쿠 사양이니 역시 스노플로우 부속, 앞뒤로 중련을 염두에 둔 앞뒤 아놀드 커플러 그리고 텐더쪽 너클커플러 차번 등이 부속된다.

     아직 각 차량 번호별 히스토리를 추적 해 보지 않았던 관계로, 번호판을 붙이지 못했다. 우선 저 다섯자리 숫자의 의미를 이해 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고 괜스리 엄한 번호를 붙이기는 싫었던 것이다. 아마도 거의 도호쿠 지역 소재 차량들 번호일 것이고 28643, 48685, 58698, 68656  이렇게 네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와선 화물열차 세트를 구입하면 그 안에 중련에 사용했던 열차들의 차번, 그리고 그들 사양의 연돌(굴뚝) 그리고 이중 전조등까지 부속되어 튜닝할 수 있다.

     어쨌든 조만간 정보를 더 찾아보고 이제는 붙이는 방향으로. 사놓고 번호를 붙이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아직 내 것이 되지 않은 느낌이다. 곧장 중고로 팔아버려도 이상하지 않고.

     차량 옆면 (공식측). 저 제품이 출시되고 일본 현지의 모형 유저들 사이에서 저 높게솟은 제연판(디플렉터)를 제거하고, 또한 텐더차까지 길게 뻗은 캐빈 지붕을 반 잘라내는 공작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일본인들이 대체로 알던 일반적인 8620사양 모델로 출시되지 않은 듯 하다. 전체적인 디자인도 그렇고 1930년대 이후 차량 대비 올드한 모습이고 이것을 카토가 잘 잡아내서 조형하였다. 

     차량 전면 역시 보일러 앞이 후기 차종들 대비 flat한 편이고 복잡하지 않다. 또한 다른 차종과 비교되게 작은 전조등도 특이할만한 부분 같다. 혹자는 보일러와 런보드가 연결되는 부분 사이에 수직으로 노출된 네모난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이 쪽도 잘라내는 공사를 한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저 뚜껑을 제거하고 볼드윈 식 보일러 뚜껑을 어떻게든 만들어서 집어 넣으면 꽤 우리나라에서 운용했던 증기기관차 재현도 가능하겠다...싶었는데 제원이 맞는 규격이 없었네. 그냥 흉내 정도 낼 수준일까;;;

    저런 뚜껑. 그리고 저 동그란 차량번호판이 인상적이다.

     차량 위에서 바라봐도 대체로 구성이 단촐하고 그렇게 복잡한 기구가 많이 없다. 간단한 형태가 8620 의 특징이라고 할 정도로. 쌍봉낙타같은 두 개의 돔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하나는 모래를 살포하는 모래돔, 다른 하나는 보일러로 끓인 물의 증기를 보관해서 압력을 조절하는 증기돔.

     도호쿠 사양의 특징이라고 하는 긴 캐빈지붕. C57 1도 특징적인 긴 캐빈지붕을 가지고 있었지. 그런데 이쪽은 그저 소박해 보이고 C57 1 쪽은 마치 턱시도의 끝자락 같은 세련됨이 느껴지는 차이가 있다. 캐빈쪽 창문도 뭔가 후기형 차량보다는 섬세한 맛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크고 굵고.

     리벳표현이 잘 되어 있고 각이 살아있으며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텐더차량도 특징적이다. 후진등은 들어왔었는지 가물가물한데 나중에 한 번 켜 보고 업데이트 해야겠다. 최근 구매한 것 중 후진등이 안들어오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이것인지 다른것인지 기억이;;;

     유저들이 하는 분위기를 봐서 조만간 카토에서 데프 없는 사양을 하나 내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1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 조용하다. 이 정도면 안내주는거 거의 확정인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고즈넉한 느낌을 주는 차량. 대체로 알파벳 네이밍의 중/후기 차량 대비 단촐한 맛이 있는 차량인데, 그 형태가 철도박물관이나 국내 여기저기 정태 보관된 차량들 같이 보일러 주변이 단순해서 완전히 똑같은 차량이 아니더라도 분위기라도 재현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노데프 차량이 나와주면 좋을 것 같다. 카토가 돈 맛을 보고 싶으면 오타쿠들 상대로 '무한열차'버전의 8600과 객차 세트를 내 놓으면 잘 팔릴 것 같은데, 그렇게 까지 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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