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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lachite DSP SDR Receiver Clone - 말라카이트 라디오.
    Radiowave 2022. 2. 24. 20:29

    * 주1: 오리지널 기기 개발/생산국 특성 상, 자료를 조사하면 할 수록 뇌피셜이나 추정성 자료가 넷 상에 넘쳐납니다. 제품의 개발 컨셉, 클론과의 역학적 관계 등 진위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관계로 혹여 잘못된 정보가 인용될 수 있으니 적절히 판단하셔서 정보를 취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이런 제품도 있구나 정도로만 즐겨 주십시오. 언제나 그렇지만 잘못된 정보가 확인되면 발견 되는대로 그때 그때 수정 및 보완합니다.

    * 주2: 누차 말씀드리지만 저는 전기/전자를 전공한 전문가가 아니며, 그저 최근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진리를 추구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초보 아저씨일 뿐입니다. 전문적인 내용을 여쭤보셔도 답변을 드리기 대단히 한계가 많음을 인지 해 주시고, 특히 이거 어디서 사셨냐, 좌표 찍어달라 이런거 묻지 말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주3: 혹시 글 내용 중 어설픈 내용에 보충 설명이나 의견을 달아주실 수 있는 이 제품의 경험자 분이나 전공 관련자 계시면 항상 댓글 환영합니다. 많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었는데 서쪽 C國으로 부터 아래의 쭈글쭈글한 노란 박스가 배송되어 왔다. 춘절도 있었겠다 한 달 정도는 걸릴거라 생각하고 여유있게 기다렸었는데 일주일 이상 일찍 도착함.

     뭔고 하니 최근 유행하는 SDR (Software Defined Radio) 라는 DSP 수신 시스템을 응용, PC나 다른 기기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전파 입력부터 출력 처리까지 하나의 기계로 처리할 수 있는 소형 포터블 디바이스로써, 러시아의 아마추어 무선사들 몇몇이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을 사용해서 저가의 강력한 휴대용 SDR라디오를 설계함으로써, 작금의 TECSUN과 DEGEN 단파 라디오가 군림하는 라디오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모토 아래 머리를 맞대고 개발했다는 '말라카이트 (하드웨어 명은 말라카이트, 내부에 심어진 펌웨어는 말라히트)' DSP SDR 라디오 리시버 되시겠다. 

     본 리시버가 세상에 공개된 것은 2019년 즈음으로 시간이 꽤 흘렀고 지금은 성능이 개선된 version 2, DSP2 하드웨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개발자가 구축한 공식 판매/혹은 기술문의 사이트는 존재하지 않고, 러시아어로 된 포럼을 찾아포럼 사람들에게 기술 문의를 하거나(http://hamforum.ru/viewtopic.php?t=193), 개발자 중 한명인 RX9CIM의 메일(malahit_sdr@rambler.ru) 로 직접 연락해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영어로 문의해도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글쎄...). 기판만 구매한 뒤 사용자가 직접 파트를 주변에서 구해서 DIY로 제작할 수도 있고(17USD), 완제품을 20만원 언저리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195USD, 배송료 별도). 제품 출시 이후 전세계에서 주문이 쇄도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내수 물량도 감당이 안되어, 답변도 잘 오지 않지만 어떻게 연락이 되어 주문이 되었다 해도 발주로 부터 ship out 까지 대략 2달이 소요된다 한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 이만큼이나 지났으니 옆나라 그분들께서 오리지널 제품을 열심히 리버스엔지니어링하시어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한 클론 (흔히 이야기하는 짝퉁) 이 온 세계에 나돌고 있고, 처음 이 기기의 정보를 접한 사람은 어떻게 오리지널 말라카이트 라디오를 입수할 수 있는지 알아 내기도 힘들 정도로 그곳의 알 뭐시기 판매사이트 링크가 구글에 도배 되어 리뷰 및 구매정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노이즈가 끼어있다. 일부 리뷰 기사를 힘들게 꾸역꾸역 찾아보니, 처음에는 회로나 구성 같은 것을 딱히 공개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하도 클론이 나뒹구니 그냥 오픈소스화 된 것 같다. 오피셜한 정보가 아니라 믿거나 말거나지만.

     전 세계 흑우 선지자들이 사전에 다수의 클론들을 구매해서 경험한 것을 널리 공유한 바, 원본과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 회로도는 공개된 원본과 거의 동일. 러시아쪽 관련 포럼에 이미 다 공개가 되었다고.

    - 하우징은 만드는 회사의 개성대로 각각 차이가 있다.

    - 말라히트 정품의 경우 원래 향후 S/W의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액티베이션 key를 포함하여 제공된다. 즉 정품을 사려면 개발자를 통해 구매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아마도 라디오 구매 가격에 포함되어 있겠지). 알 뭐시기에 나와있는 가격대가 좀 저렴한 제품은 대부분 더이상 펌웨어 업데이트가 불가능한, 기능이 제한된 체험판이거나 구버전 펌웨어를 해킹한 운영체제를 인스톨 해 둔 것이라 보면 됨.

    뭐 그곳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 모두 가격 = 품질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닌 것은 다 알고 계실 듯 하고.


     어쨌든 러시아제 오리지널을 구하는 것은 시간 및 노력(+이제는 국제 정세까지 포함)을 생각하면 본인 능력 밖이라, 차선으로 국내외 오픈마켓을 돌아다니면서 클론 모델 중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했고, 관세를 물어야 살 수 있을 정도의 고가 제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품의 상태가 마냥 싸 보이지는 않는 제품 하나를 선택하게 되었다. 제품가 10만원 이하의 저렴한 제품들은 사용자가 특정 파트를 직접 구입하거나 제공된 키트 형식으로 납땜/조립해야 하는 반제품이거나, 초등학교 공작시간에 만든것 같은, 내부 회로가 밖에서 훤하게 보이는 오픈된 구조이거나 FDM 3D프린터로 대충 만든 듯한 부실한 패키징 상태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 대다수 였는데, 이건 쳐다만 봐도 얼마 가지 못하고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따라서 쳐다보지도 말 것.

    하우징 없는사양. 구글링.
    판매사이트에서 발췌함.

     뭐 선택한 제품도 가격대가 가격대니 만큼 그냥 꺼멍 알미늄 섀시 박스에 회로를 대강 집어넣은 모양새의 제품이지만, 어쨌든 제품 소개 내용에 구성물과 포장상태가 양호한 것을 보아 어느 정도의 퀄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 모양으로 된 클론으로 리뷰하는 해외 유튜버도 많았었고. 소문에 펌웨어 버전업이 꽤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 엔지니어 출신 개발자가 상품 기획한 제품이 다 그렇지...짭스 선생님이 아니고서야 - 최신 펌웨어가 인스톨 된 제품일 수록 설치료 조의 돈을 더 청구하는 것이 옵션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기왕이면 걔중에 최신 버전이면 삽질하는 수고를 덜겠다 생각해서 웃돈주고 구입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

    판매 사이트에서 발췌함.

     저런 정관장 6년근 홍삼이나 로이스 촥컬릿이 들었을 것 같은 하드케이스 박스에 본체와 부속이 가지런히 들어 있을거라 기대하면서 포장을 풀었는데, 쭈글탱한 택배박스 안은... 기대했던 하드케이스는 어디론가 날려먹고 엄청난 양의 뽁뽁이가 돌돌돌 감겨있었고, 그 속에 아래 까만색 재질의 스폰지 폼 두 쪽이 맞대어져 있으며, 안을 열었더니 저런 쭈글쭈글한 포장상태로 배송되었다.

     위의 단정하고 세련된 상품 이미지와는 다른 정말 알 뭐시기 다운 포장상태. 게다가 내용물에 SMA(M) to M Connector(F) 2 개를 끼워주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보시다시피 한 개 뿐이었고, 충전용 USB C 코드도 작달만한 것 하나가 그냥 대충 던져진 듯 들어가 있었음. 뭐 C國 직구 제품이 그렇지. 언제나 해외 구매자를 '乙'이요 '卒'로보는 예측할 수 없는 제품의 C's 세일즈 퀄리티. 결정적으로,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 한 대로 패키지를 아무리 뒤져봐도 내장된 펌웨어의 액티베이션 키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 이 제품에 포팅된 펌웨어도 앞으로 영영 업데이트는 불가능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본 기기에 설치된 펌웨어가 c 버전인데 현재 f 까지 나온 것 같다. 이조차도 정확치 않음...도데체 어느 창구로 최신 펌웨어를 내려받을 수 있단 말인가. 


     실망에 이은 체념은 여기까지 하고 어쨌든 내 선택으로 산건 산거니 본체를 꺼내어 텔레스코프 안테나 SMA 단자에 끼우고 스위치 온.

     이 제품 컨셉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다른 주변기기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모든 조작을 조그만 기기 하나로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단파라디오가 피쳐폰이라면 이것은 아이폰 같은 존재가 되려고 했던 듯. 제품의 기본 정보는 아래와 같다.

     * 본 수신기는 RX9CIM (기획,DSP,기본 회로도), R6DAN (GUI 및 조작계), R6DCY (회로도 최적화, 와이어링, 디자인), 그리고 이고르 나우멘코 (개발방향에 대한 적극적인 조언)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기본 기능:

     1) 본 수신기는 SDR 원리에 따라 구축되었습니다. 각 기능은 탑재된 software에 의해 결정됩니다.

     2) 수신 주파수 범위 : 50kHz - 250MHz, 400MHz - 2GHz. (250-400 사이 사용하지 못하는 주파수가 있나보다)

     3) 아날로그 변조의 종류 : AM(중파), SSB(단파), NFM, WFM

     4) 기능 : 다양한 폭의 필터, 스퀠치, 노이즈 블랭커, AGC(Automatic Gain Control), 이퀄라이저

     5) MSI001 칩을 사용함 (DSP 수신칩. 저렴하지만 기능성이 우수)

     6) 480MHz 클럭 스피드의 STM32H743을 적용함 (Cortex ARM 7 기반이라는데 뭔지 모름. 펌웨어 및 GUI 컨트롤용)

     7) 3.5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8) 빌트 인 UHF

     9) 두 개의 푸시타입 가변저항 버튼 (볼륨 및 주파수), 그리고 터치스크린

     10) 전원 : 내부배터리, 충전 가능한 USB 전원. 최소 1500mA/h 의 배터리 용량

     11) 전력소비 : 헤드폰 청취 시 300mA

     12) 기본 텔레스코프 안테나 혹은 외장 안테나 사용 가능. 텔레스코프 안테나를 통한 HF 전파 수신을 위해 추가적인 보드가 장착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다음 요소가 조합됨.

     - 엘리먼트를 변경할 수 있는 리피터

     - 정류자 (Attenuator), 1dB 단계로 0-30dB 범위 내에서 조절 가능

     - 4개의 filter : LPF 500kHz, bandpass filter 500-1500kHz, bandpass filter 1500-4500kHz, HPF 4500kHz

     13) SAT, IQ, 오디오 정보 등을 컴퓨터에 전송할 수 있는 USB 포트

     14) 160kHz span with scaleability

     15) Sensitivity : 1GHz 이상의 주파수에서 -0.3mV

     16) Selectivity : MSI001 chip 의 성격에 따른 85dB

     17) 알루미늄 섀시

     18) 디스플레이 조명 조절기능

     19) 안테나 소켓 타입 : SMA (F)

     20) 크기 : 120 X 88 X 39mm

    오리지널 말라카이트 라디오. 비공식 번역본 매뉴얼에서 발췌.

     이상은 오리지널 말라카이트 라디오의 제원이었습니다. 여기서 추가될 것은 없을 듯 하고 빠진 것이 있을수도.


    전방화면.

     SDR 사용 해 보셨거나 관련 유튜브 클립 보셨던 분은 알겠지만, 화면의 중심부에 쭈글쭈글한 이퀄라이저의 높이로 신호의 세기를 나타내어 주고 있고, 아래의 캐스케이드 (폭포) 형 그래프가 캐치되는 주파수의 강도와 그 범위를 색깔로 표현 해 준다. 이를 보고 가장 강한 신호를 발신하는 주파수에 초점을 맞추어 이것이 음성 신호인지, 특수한 신호인지, 단순 노이즈인지 등등을 수신 필터를 변경 해 가면서 감별하는 것이 SDR으로 전파세계를 탐험하는 방법이다. 개발자들이 개발 모토에서도 밝혔듯, 전통적인 AM/FM/단파 라디오를 수신하는 기능은 당연하고, 아마추어 무전 내용, 에어밴드(항공교신), 위성에서 발신하는 신호 등 특수한 기기가 뿜어내는주파수 신호 등을 소리와 시각적 신호로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물론 얼마나 깔끔하게 잘 잡아내는지는 기본적으로는 라디오 하드웨어에 사용한 회로와 부품의 품질도 영향이 있겠고, 각 주파수대역 신호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안테나의 선택도 중요하며, 주파수별로 펌웨어에 마련된 이런 저런 복잡한 설정을 잘 맞추어주어야 한다. 다만 송수신을 모두 처리해야 하는 무전기와의 차이점은 발신 효율을 위한 VSWR을 철저히 고려하여 안테나를 설계하거나 장착할 필욘 없다는 말씀. 수신만 할 것이면 적당한 길이의 전선형 안테나라고 해도 창밖으로 위치만 잘 잡으면 된다고 한다.

      본체 좌측. SMA(F) type의 안테나 결합구와 버튼식 파워스위치가 위치하고 있다. 안테나는 기본 텔레스코프 안테나가 부속되어 있고 길이가 엄-청 길다. 2.5M 는 되는 듯. 조금 단단히 위로 솟아 주었으면 좋겠으나 관절이 부실하고 길다란 안테나의 무게 때문에 쉬이 축축 처진다. 게다가 안테나 거치 위치가 어중간하여 안테나 거치한 상태로 휴대하고 다니기는 좀 어렵다. 그리고 M 커넥터 터미널의 동축 케이블 외장 안테나를 연결할 수 있는 어댑터 '한 개'가 부속(상품 사진은 분명 두 개였단 말이다. 위에 봤듯이).

     아래의 파워스위치는 길게 누르면 켜지고 다시 길게 누르면 '73' CW(모스 부호 그거)음을 내뱉으며 화면이 꺼지는데, 이게 완전히 꺼지는 것이 아니라 stand-by mode이다. 많지는 않지만 약간의 대기전력이 소모된다고.

     본체 우측. 위로부터 push 기능이 있는 볼륨 노브, Frequency 노브, 그리고 슬라이드 타입의 본체의 마스터 전원 스위치인데 아마도 내장 배터리와의 전원을 끊는 기능인 듯. OFF에 놓으면 내장 시계도 함께 00시로 리셋된다. 헐. 그 옆에 이어폰을 끼울 수 있는 3.5파이 단자, 충전 및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한 PC 접속용 C-type USB 단자가 있다. 그 외에 본체 충전 시 붉은 빛을 띄는 LED 램프, sleep이라 적힌 리셋버튼 같은 것이 보이는데 이건 기능을 모르겠다. 

     두 개의 조작 노브 관련해서 할 말이 좀 많은데, 클론을 제작한 제조사가 회로를 잘못 설계한 것인지 오리지널 러시아에서는 가전제품을 이렇게 만드는지 모르겠으나 상식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가변저항타입 볼륨의 증/감 방향이 반대이다. 즉,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감소, 반시계방향이 증가가 된다. 이는 주파수 조절 노브도 마찬가지. 지금도 적응 안되는데 처음에는 꽤 놀람. 아마도 전자의 경우가 아닐까. 이 세상을 40년 이상을 살면서 이런 조작계는 정말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 분명 정품 내지는 다른 클론은 이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뒷면은 특이점 없다. 스피커 위치하고 있으며 소리는 그럭저럭임. TECSUN PL-380보다는 음질 안좋음. 간혹 비프음 들려올 때 찢어지는 음이 터져나와 내 귀와 마음도 찢어진다. 이퀄라이저가 있는 것 같은데 조정하면 좀 나아지려나.


     이하는 며칠 사용 해 보고 얻은 감상.

     - GUI 인터페이스. 이 바닥의 초심자에게는 편의성을 전혀 기대 할 수 없는, 자동 튜닝 해 주는 것 1도 없이 죄다 수동 설정이다. 전파를 제대로 배운 전공자의 경우 나름 이것 저것 조절하면서 신나게 잘 갖고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바닥 문외한인 나는 0부터 다 새로 배워야 할 판이다. 대강 사용되는 용어만 제대로 알아도 70%는 사용할 수 있을 듯. 특히 주파수 영역대와 출력단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기민하게 조절해야 하는지 아직 감도 안온다 - CW, DSB, USB, LSB, AM, NFM, WFM 등. 단순 조작매뉴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전에 기반한 조절 사례를 어디선가 듣거나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ㅠㅠ

     - 원조 말라카이트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이번에 구매한 클론 제품의 컨트롤 품질은 제대로 시판되는 여느 라디오 제품보다 확 떨어진다. 볼륨이나 주파수를 조정하기 위한 노브가 멍청해서 설정한 도약 단위대로 딱딱 끊어서 동작되지 않고 헛돌거나 더 나가거나를 반복한다. 노브 증감 방향이 반대임은 이미 이야기 했고. 터치 스크린도 기민하지 못해 특정 좌표를 놓친다던가 다른 곳을 눌렀는데 앞서 눌렀던 위치가 눌린다던지 하는 꽤 곤란한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Fine tune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포기해야 할 듯 - 해외 포럼을 통해 얻은 정보도 역시 동일. 아예 C國 클론은 '쓰레기', 원본과 클론의 퀄리티는 하늘과 땅 차이 라고 못박는 이도 있는 것을 보니. 

     - 기본 부속된 안테나가 계속 축축 처진다. 그리고 안테나가 언밸런스해서 휴대하기가 너무 어렵다. 불편.

     - 스피커가 뒤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본체를 눕혀서 사용할 수가 없다. 눕히면 스피커가 막혀 소리가 답답해지기 때문. 살짝 눕힐 수 있는 킥 스탠드 같은 것을 설치 해 주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또한 외장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 조차 수동으로 출력단을 선택 해 주어야 한다. 3.5파이 잭을 꼽아도 외장 스피커에서 소리가 안나는게 이상해서 봤더니.

     - 디스플레이를(반사각 완전 쉩) 사용하기 때문인지, 배터리 소모가 큰 듯 하다. 풀충 후 1시간 정도 돌리기 놀이 혹은 라디오 청취라도 할라치면 배터리가 1/4 정도 줄어듦. 맘 놓고 장시간 라디오 들을 용도로 사용하기에 한계 있음. ...이라고 생각했는데 정품 말라카이트는 배터리가 꽤 오래간다고 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클론에 장착된 배터리가 짝퉁 중에 상짝퉁 저용량 저질 제품인듯 하다. 오리지널보다 케이스 사이즈가 작으니 용량도 자연스럽게 작은 것이 들어간 듯. 그냥 대충 쓰고 가능한 한 USB 전원 끼워 쓰거나 외장 배터리 달아서 써야겠다. 옛날 9볼트 로케트 빠떼리 연결하는 것 같이 고무줄 팅겨서 - 뒤를 막으면 소리가 안들리지요;;; 하핫!

     - 초기형 말라카이트 기기에서 보고된 내용으로, 장착된 LCD 디스플레이 때문에 일부 주파수대에서 간섭이 일어나 노이즈가 섞인다 한다. 개발자가 오래 전 해당 증상을 인지하고 인정했으며, 오리지널 말라카이트는 펌웨어 upgrade를 통해 일부 해결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근데 구체적으로 어떤 주파수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지는 더이상 확인 해 보지 않음. 애시당초 뭐가 노이즈인지 외부 신호인지도 모르겠는 사람인지라...

     - 내가 발견한 것. 아마추어 무선 VHF 대에서 말라카이트와 무전기를 동일 주파수로 맞춰 놓은 상태서 무전기를 말라카이트 장비에 가까이 가져다 대면 무전기의 스퀠치가 확! 열려버림(PTT 열리는 줄 알고 완전 기겁). 무슨 메커니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오리지널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문제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어쨌든 그런 증상이 발견되니 기기가 상호간 전기적 데미지를 먹을지 모를 일이므로 (특히 무전기)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추가 (22'11.6). 단파 장비는 듣자하니 외부 가전제품에서 내품는 전자파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하는데, 대체로 EMI/EMC 등의 shielding 대책이 부실한 것 같다. 물론 단파를 듣는 최선의 방법은 외장 어댑터 등의 안테나를 제외한 어떤 선이나 외부 기기를 연결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가끔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TECSUN 라디오와 같은 장소, 비슷한 어댑터 (선은 다를 수 밖에 없음) 사용하여 단파를 수신 해 보니 잡음의 처리 정도의 차이가 크다. 또한 장착된 터치 디스플레이 조작 시 누를 때 마다 잡음이 섞인다던가, 11,800kHz를 누르는데 1누르다 8을 누르는데 1이 계속 눌린다던가 정전기 대책도 좀 그렇고. 통신 장비를 사람이 손을 대면 잡음이 확 줄어드는 통칭 '사람 접지'가 말라카이트 쪽에서 좀 더 확연히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 정도까지 대책은 되어있지 않은 장비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SDR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전 주파수 청취가 가능한 SDR 장비를 개인이 소지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논쟁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자유 개인주의가 들끓는다는 그 천조국 시민들께서도. 대한민국의 경우 몇몇 선구자들께서 전파관리소나 전파 관련한 공무를 보는 부처에 직접 질의를 하고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결론을 취합 해 보면 전파에 대한 개인의 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연구 차원의 수신 자체는 법 위반의 소지는 없음, 그러나 수신된 전파에 담긴 내용을 가지고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공격하거나, 국가에 반하는 사상을 추종하거나, 부정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이용할 경우에는 초-강력한 법의 제재를 받을 수 있음 정도인 것 같다. 이러한 부분 염두에 두고 worst case에 걸리지 않도록 SDR 운용자들은 두번 세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정보를 구하러 돌아다녀보고 제품을 받아 며칠 사용 해 보니... 심경이 복잡하다. 절대 못 써먹을 물건은 아니고 이용하기에 따라서 전파관련 진리를 추구하기에 이런 컴팩트 장비는 지금까지 흔하지 않았으나, 개발자들의 ideal한 취지나 상품성, 기술적인 업적(?) 같은 것을 떠나서 원조 말라카이트 제품 조차도 자료의 부족, 그리고 클론 제품들과 엮인 복잡한 역학관계 같은 것들이 양파껍질 벗기듯 발견 될 수록 어지럽고 지저분하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RTL-SDR류 포함, 광대역 수신기들이 모두 이런 개판 상태라면 잘못하면 의도하지 않게 우리동네나 공동체의 전파 환경을 어지럽게 교란시킬지도 모를 일. 제대로 뭔가를 알 때 까지는 최대한 폐를 끼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저 '전파'에 대한 지식 추구의 목적으로 소극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제대로 꽂히면 끝을 보여준다는 양덕들끼리도 자료의 부족으로 포럼에서 서로서로 난리 부루스를 추는 것을 보니... 거기에 진리추구에 그렇게 적극적인 그들조차도 '러시아어'라는 언어 장벽으로 이걸 어떻게 정확히 이해해야 하나, 주문을 때려야 하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만만치 않은 벽이 있는 듯 함. 

     조금은 큰 기대를 하면서 제품 구매해서 신나게 리뷰를 하고자 하였으나, 우울해졌다. 이 글을 보시고 말라카이트에 꽂혀서 러시아 개발자에게 직접 구매요청을 도전 해 볼 용자가 계시면 부디 진행 후에 소감이 어떠신지 저에게 꼭 알려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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