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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칲손여행기(5) - 고질병에 대한 유감.
    Funny Widgets 2025. 11. 19. 17:16

     '칲손'에 대한 이야기는 앞선 (4) 편으로 일차 사용기를 끝내려고 했는데, 곁에다 두고 쓰면서 고질병 하나가 확인되어 안타까운 마음에 포스팅 하나를 더 올린다. 바라건대 부디 당신이 이 바닥의 하드웨어 개조 고인물 내지는 썩은물 LP매니아가 아니라면 제발 제발 아래의 세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하여 시간, 노력, 비용, 그리고 정신적인 안정을 찾으시길 소망한다.

     - LP 계열 맛만 볼 거면 100만원 이하의 국산 메이커 LP 모델들은 흔해 빠졌다. 콜트, 코로나, 데임, 스피어, HEX, 기타 등등... 직접 사용해보지 않고 쉽게 말 하는 것 같아도, 연주 실력은 없으나 장비빨, 적어도 일렉기타에 대한 경험은 이제 30여년이 다 되어가니 내 말을 믿어라. 합피폰 이슈가 있긴 했지만 과거 한국은 에피폰 하청을 받아 생산한 이력이 있는 일렉기타계에서는 나름 괜찮은 중저가 메이커의 기타를 생산하던 포텐셜이 있는, 그리고 여전히 중저가 하드웨어의 생산 요충지인 나라다.

     - 도저히 깁슨 스탠다드 이상의 사악한 가격을 감내할 자신이 없다면 에피폰, 혹은 깁슨 스튜디오도 나름 훌륭한 대안이다. 특히 최근 출시된 Inspired by Gibson Custom 라인업이 꽤 괜찮은 것 같다. 에피폰 바디에 깁슨 정품 픽업, 오픈북 헤드로 깁슨의 1/3 가격이라니. 

     - 죽었다 깨도 깁슨이어야 한다면... 방법이 없다. 돈을 열심히 벌고 모아서 사야지. 혹은 깁슨정도 사서 쓰는 사람이 허투루 막 사용할 유저는 없으니 뮬장터에서 변심, 자금사정, 마누라 등짝 스매싱 등으로 나오는 중고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 내 스탠다드는 귀속템이라 가세가 심각하게 기울지 않는 이상 팔지 않습니다...


     앞선 여러 포스팅을 통해서 마치 테세우스의 배와 같이 바디와 너트, 플랫 제외하고 하드웨어와 전기장치 일체를 모두 바꾼 것은 알고 계실터다. 그렇게 바꿔준 부품들이 기타를 연주 가능할 정도로 성능을 끌어 올려준 효과가 너무나도 확연하여 나름 만족하면서 사용하다보니, 생각지 못한 곳에서 연주감이 확 떨어지는 문제를 최근 겪었는데 줄의 포지션이 한쪽으로 쏠려있음.

     

    개방현 너트. 보기에 줄 간격이나 어느쪽으로 틀어진 것이 보이지 않는다. 너트 재질이 문제이지 홈이 파여진 위치의 문제는 없다.

     

     1번 줄 하이플랫 영역에서 벤딩이나 비브라토를 할 때 간혹 줄이 플랫보드를 벗어나거나 손가락이 빠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허덥한 내 손이 문제겠거니 그저 반복 연습만 해 보아도 뭔가 진전이 없어서, 어느 순간 플랫보드를 뚫어져라 쳐다보니 하이플랫쪽에서 전체적으로 1번 줄 쪽으로 쏠려있다. 튠오매틱 브리지를 국산 성일 것으로, 이미 새들이 정중앙으로 깔끔하게 가공된 것을 사다가 1:1 교체했으니 이말인 즉슨 튠오매틱 브리지의 스터드가 1번 현 쪽으로 쏠려 가공했거나, C국 장인께서 셋인넷 접합 시 넥을 미묘하게 비뚤어 장착했을 가능성이 예상되었다.

     혹여나 해서 깁슨 레스폴 스탠다드를 놓고 같은 위치에서 쳐다보니,

     

     반대로 좌로 약간 쏠린듯 하지만 전체적으로 줄이 안으로 잘 들어와 있고, 픽업 폴피스와도 잘 일치한다. 같은 릭이나 프레이즈를 연주해 봐도 넥의 굵기가 문제가 아니라 벤딩 및 비브라토가 확실히 깁슨쪽이 안정적이다. 결국 칲손의 줄 정렬이 위와 같은 잠정적인 이유로 틀어져 있다는 결론인데, 이를 개선하려면

     - 넥을 뜯어서 정렬을 맞춤. 셋인넥이므로 공방이 없으면 불가능.

     - 튠오매틱 스터드를 나무 채워넣고 다시 라우팅하여 셋업. 역시 공방이 없으면 불가능.

     - 좌우 조정 가능한 새들이 장착된 튠오매틱. 그런게 있을리가 없다.

     - 홈이 파져있지 않은 새들을 사서 1-2mm 정도 넥 안쪽 방향으로 홈을 파는 방법. 가장 현실적이긴 하지만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게다가 튠오매틱과 스탑테일피스 사이에 줄이 약간 틀어지는건 하모닉스 등에 영향이 없을까? 혹시나 칲손에 달려있던 원래 튠오매틱 브리지의 새들 포지션, 그리고 홈의 위치를 다시 봤는데 이걸 인지하고 홈을 판 흔적은 없다. 뭐 1-6번줄 새들의 홈 폭이 모두 동일한데 뭘 바랄까.

    의 네 가지 정도를 고민해 볼 수 있겠다. 결국 이런 미묘한 가공의 엇나감, 그리고 그걸 AS 받을 수 없는 것이 칲손의 현실이라고 본다. 의심병이 도져 인토네이션을 만져봤는데, 이 쪽은 그나마 깁슨만큼 완벽하진 않지만 6번 현이 약간 낮게되어 있는 것 제외하고 연주 못할 정도로 심하게 왜곡되어 있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추가) 넥다이브가 아닌 바디다이브가 생긴다. 스트랩을 걸고 서서 연주하면 문제가 없는데, 앉아서 칲슨을 연주하면 자꾸 바디쪽으로 기운다. 운지하는 왼손으로 흘러내리는 기타를 지지하느라 연주가 어려울 정도로. 스탠다드이긴 하지만 깁슨 레스폴이 그렇지 않은걸로 봐서 확실히 바디가 뭔지 모를 이유로 무게가 제법 나가는 것 같다. 스트랩을 쓰면 되는거니 위의 것 보다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데, 제습제 들어간 하케 안에서 좀 바삭하게 말리면 괜찮아지려나...


      내 귀한 돈으로 '깁슨'이라는 네임밸류를 짝퉁으로 대리만족을 하는 것과, 기타 본래 역할인 연주감 사이에 도전적인 레버리지를 하고싶지 않다면, 역시 칲손을 사서 뭔갈 해 보겠다는 마음은 애당초 버리시고, 앞서 말씀 드린 세 가지 안 중 하나를 택해서 가시길 바란다. 적어도 저런 문제가 위의 세 가지 안 중 하나에서 발생하더라도, 제조사나 구입처를 믿고 AS라도 요청 시도 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이건 큰 맘 먹고 기타 수리샵 등에 맡기는 것도 부끄럽다. 물론 연주보다 개조를 취미로 삼는 나 같은 상변태들에게는 예외겠지만... 연주를 위한 기타를 산다면 비용적으로나 연주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부디 부디 정도를 걸으시길.

     이렇게 귀속템 하나는 또 늘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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