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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린이'들을 위한 카세트 테이프 A TO Z
    Funny Widgets 2021. 10. 22. 16:27

    (*최근 철도모형 관련 포스팅이 뜸한 점 사과드립니다. 할 것이 없는 것은 아닌데 모형을 꺼내서 사진찍고 배경 조사하는 등 포스팅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물리적으로 좀 힘들어졌네요;;;)

     최근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듣기를 하면서 관련 정보를 쉬엄쉬엄 찾아보니, 생각보다 카세트 테이프가 'Lost technolgy化'되어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오늘은 30년 이상 이 미디어를 사용해 본 매니아 라떼충의 실전 지식으로 간단하게나마 카세트 테이프라는 매체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포스팅을 작성 해 본다.

    또 하나의 로스트 테크놀로지의 예, 3.5인치 플로피. Save 버튼 아이콘...

    본 포스팅은 설명할 거리가 무럭무럭 떠오를 때 마다 계속 업데이트 됨을 양해 부탁합니다.

     잠시 오늘의 모델이 되어줄 카세트 테이프 앨범을 소개한다. 90년대 메탈의 독보적인 탑이라 할 수 있는 판테라의 1993년 국내 정식 출시 컴필레이션 앨범, 'Vulgar Display of COWBOYS' 이다. 메이저 레이블 데뷔 앨범인 'Cowboys from Hell' 과 2집 'Vulgar Display of Power'의 짬뽕 앨범으로, 90년대 당시만 해도 소위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되어 발매가 되지 않는 곡들이 상당하던 시절에 출시된, 안타깝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초기 명곡 best'가 되어버린 그런 사례가 되겠다. 물론 1집의 'Primal Concrete Sledge'나 'Domination', 2집의 'Fxxking Hostile'등의 명곡이 검열로 인해 빠져버린 것은 그 당시에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2021년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든 금지곡 없이 잘 들을수 있으니 그저 과거의 아쉬움이라고 묻어두고 하나의 시대적인 증거 자료로써 잘 보존된다면 나름의 가치가 있는 음반이 아닐까 한다.

     뭐...그 당시에도 부산 남포동 어디의 부틀렉, 수입반(주로 일본음반 직수)를 파는 레코드 가게(가게 이름이 생각안나네요;;;)에서 웃돈을 주고 사서 들을 수 있었으니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카세트 테이프의 기본 포장 단위는 위와 같이 투명 케이스인데, 가끔은 두터운 종이 케이스로 겉을 감싸는 경우가 있다 - 일전 포스팅 참조. 하지만 90년대 이후 카세트 음반들이 대중화/활성화 되면서, 패키지들이 다양해짐과 동시에 이 종이 케이스가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게 되면서 패키징의 양극화가 심해지게 된다. 90년대 중반 이후 대부분의 음반들은 종이 케이스가 빠진 투명 케이스로만 구성된 형태가 된다.

     케이스를 열면 카세트 테이프 본체, 그리고 이를 감싼 속지 (소위 최근 J-card라고 일컫는 그것)이 있다. 얇은 한 장으로 playlist 만 간략하게 기재된 것 부터, 앨범의 소개 및 가사까지 길죽하게 말려져 있는 것 까지 다양한 속지가 존재한다. 심지어 92년도 출시된 아래의 서태지 1집 같은 경우, 속지가 바깥 케이스로 연장되어 케이스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형태로 구성되기도 했다. 저 상태로 갖고 있으면 덜렁덜렁하니 잘 접어서 안에다 넣었었지요.

    당시에는 유명해질걸 몰랐기 때문일까. 1집의 패키징은 어느 음반보다 허덥했다.

    그 외에 속지가 오른쪽에 보이는 릴 홀더를 뚫고 안쪽에서 말려서 접히는 구성으로 제공되는 등, 음반 시장이 활성화 된 90년대 당시에는 다양한 아이디어의 패키지가 소비자들을 유혹했었다.

     통상의 카세트 테이프 전면. 특별한 정의가 없다면 하우징에 필립스 스크류 (십자나사) 가 있는 쪽이 보통 A면이라 정해진다. 매채를 최대한 긴 시간동안 활용할 목적으로, 양면 모두 정보의 기록이 가능하도록 A면/B면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공테이프의 경우 짧은 경우 30분, 보통 60분, 긴 경우에는 120분 정도의 A/B playtime을 가지고 있었다.

     하이엔드 데크의 경우, 저 볼트의 요철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A면/B면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을 수 있으니 가능한 한 공테이프 등으로 녹음한 앨범을 만들때도 이 rule을 숙지 해 놓는 것이 좋다.

     양쪽 릴을 기준으로 아래의 사다리꼴로 돌출된 영역 내 구멍 네 개는 카세트를 플레이어에 바르게 삽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핀치롤러 삽입을 위한 구멍이다.

     그리고 사진 기준, A면의 플레이 방향은 테이프가 두툼하게 감긴 왼쪽 릴로 부터 아무것도 없는 오른쪽 릴 쪽으로 감겨가면서 재생되는 것이 당연하고, 이는 만국 공통의 룰이니 반드시 지킬 것. 카세트 테이프 매체는 선형/직렬 기록 방식이라 앨범 중간에 삽입된 음악을 들으려면 트랙 순서를 보고 녹음된 곳을 찾아 들어야 한다. MP3나 LP/CD/MD 같이 녹음된 위치를 건너뛰어 들을 수 없다는 것. 극단적 예시로, 위의 상태에서 B면 첫 번째 트랙을 듣고자 하면 왼쪽 릴에 감긴 테이프를 모두 오른쪽으로 옮긴 다음 카세트를 뒤집어 재생하거나 (일방향 재생 데크의 경우) 오토리버스 스위치를 눌러 역방향으로 재생 (쌍방향 재생 데크의 경우) 해야 한다.

     이런 기록/재생방식이 싱글앨범 청취에 익숙한 21세기 청자에게는 상당히 불편함으로 다가 올 것이다. 하지만 선형 재생 방식의 한 가지 장점이라면, 미디어의 생산 단가가 저렴하여 80~90년대 음반 시장을 보편화 시켰고 음악을 상업적으로 쉽게 접근하고 확대 시킬 수 있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1990년대 당시 보통 한 개 음반의 가격이 평균 4,000원 수준. 데스메탈 음반 레이블이었던 로드러너의 음반을 수입하던 지구레코드 테이프가 3500원으로 가장 저렴했었음. 세풀투라 음반은 개혜자...) 그건 어디까지나 시장을 주도하던 기업의 논리이며, 청취자 개인 관점에서 보면 아티스트가 공들여 제작한 하나의 앨범을 시간을 들여 책을 읽듯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적으로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90년대 테이프가 유행하던 시절 음악을 들어보면, 하나의 앨범 처음 끝에 Intro-Outro 같은 음원이나 짧은 노래들이 담기는 경우가 많았다. 즉, 앨범 안에 하나의 hit track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앨범 노래들이 유기적인 순서를 이루고 있다는 것.

     물론 이런 제한된 미디어 플랫폼에서 검색의 불편함을 줄여보기 위해 카세트 플레이어 제조사들이 특별한 기능을 기기에 추가하기도 했다. 재생 중 FWD/RWD 버튼을 누르면 곡과 곡 사이 공백(신호가 없는 지점)을 감지하여 스킵 해 주는 것으로, 한 번 누르면 1곡 건너뛰기, 2번 누르면 2곡 건너뛰기 등을 할 수 있었다. 물론...감는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성격이 급한 청자는 별도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공테입으로 더빙해서 들고 다니거나(히트곡 한 곡 만을 반복적으로 더빙하여 60분 공테이프를 꽉 채우는 변태들도 존재했었음) 대략적인 감으로 감아서 듣거나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카세트 테이프 상단에는 다섯개의 구멍이 있으며, 중심의 스펀지가 판스프링에 고정된 부분이 가장 중요한 곳으로 카세트 플레이어의 로딩헤드가 위치하는 곳이다. 이 곳으로 테이프의 자성물질에 기록된 음악 정보를 읽어들여 재생이 이루어진다. 물리적으로 테이프가 스치듯 헤드를 지나가므로, 세월에 의한 마모는 어쩔 수 없다.

     왼쪽 --> 오른 쪽 재생 순서대로라면 테이프의 주행을 견인하는 핀치롤(pinch roll) 이 오른쪽에 위치하여 테이프 필름을 끌어주는 역할을 하며, 이는 중간의 릴 와인더와 동일한 주행 속도를 갖도록 디자인된다. 왼쪽의 대칭 구멍에는 보통 테이프 더빙 혹은 녹음을 위한 레코딩 헤드가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재생 전용의 데크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거나 오토리버스 기능이 있는 플레이어는 반대측의 핀치롤이 위치하게 된다.

     중간 두 개의 홈은 테이프의 장력을 감지하여 플레이어가 주행, 혹은 되감기 후 끝에 다다르면 자동 정지하거나 B면으로 주행 방향을 변경하는 메커니컬 센서 등이 위치한다. 

    양쪽의 핀치롤과 중심의 재생헤드, 그리고 돌출된 각 구성요소들 확인.

     

    그 외에도 테이프의 재생이나 주행을 최적화 하기 위한 온갖 복잡하고 다양한 장비들이 이 다섯개의 구멍을 활용하여 작동된다고 보시면 된다. 위의 플레이어에 달려있는 기구들과 카세트 테이프를 매칭시켜보면 됨.

     카세트 테이프의 반대면을 보면 위와 같이 두 개의 구멍을 볼 수 있다. 정식 판매용 앨범 등은 위와 같이 구멍이 다 오픈된 구조, 공테이프는 두 개가 막혀있다. 바로 녹음 기능이 있는 데크에서 오작동하여 녹음이 되지 않게금 하는 홈이다.

    A 면 기준, 왼쪽 --> 오른쪽으로 재생 방향이라고 하면 위 사진에서 왼쪽의 구멍을 막으면 A면 녹음 가능, 반대 구멍은 B면 녹음 가능이 된다. 공테이프 녹음을 완료하면 막혀있던 구멍의 탭을 물리적으로 부수어주면 더이상 녹음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미 탭을 제거한 테이프에 강제로 녹음을 할 경우에는 위의 구멍을 스카치 테이프 등으로 감싸주거나, 안에 종이를 여러겹으로 말아서 쑤셔 넣어주면 된다. 점착테이프가 귀할 시절에는 종이를 쑤셔 넣는 경우가 많았었음.

     항상 테이프 사용 시 저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는지 상태를 점검하실 것. 단, 재생기계가 고장나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탭 상태만 믿고 사용하지는 말 것 - 예전 '후티 앤 더 블로우 피쉬'앨범을, 탭 방지기능이 고장난 플레이어로 잘못 재생했다가 A면 초입 트랙 3개를 날려먹은 적이 있었음...


     미디어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제 그 미디어를 플레이어에 넣는 방법을 설명한다. 두 가지 구분법이 있을텐데,

    1. 삽입방향: 테이프가 지나가는 구멍이 위로가느냐 아래로 가느냐

    2. 카세트를 데크 본체에 바로 꽂는가 데크에 돌출되는 커버의 가이드를 통해 고정 후 커버를 닿으면서 세팅되나

    의 두 가지 상황으로 나뉘어진다.

    재생면 위로 꽂는 예. KT 블라썸 카세트 플레이어.
    재생면 아래로 꽂는 데크의 예. 티악 V-3000. 왼쪽부터 녹음 헤드, 플레이 헤드, 핀치롤.

     카세트 테이프 라벨에 새겨진 글자의 방향을 보면 아실텐데 보통의 하이엔드 데크들의 경우 재생부가 데크의 아래를 향하도록 삽입된다. 과거 재생/정지 등 작동 스위치가 재생부의 아래에 위치 해 있거나, 작동 버튼과 드라이빙 유닛의 위치가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전자식 데크의 경우 흔히 이런 삽입 방법을 사용한다.

    아래로 꽂는 테이프 삽입의 예.

     반면 데크 드라이빙 유닛의 움직임과 설계를 단순화 해야하는 저가형 보급형 데크의 경우, 특히 작동 스위치가 본체 위에 있는 플레이어는 재생부가 데크의 윗면을 향하도록 삽입한다. 아래의 블라썸 카세트 플레이어의 삽입 방향이 바로 후자의 예가 된다.

    위로 꽂는 테이프 삽입 예.

     그리고 본체에 가이드 없이 카세트를 직접 삽입하는 경우, 삽입구 아래쪽에 판스프링 형태의 고정판이 위치하여 카세트를 제위치에 고정하고 데크 헤드와 잘 맞도록 한다. 근데 대부분은 삽입 가이드가 있는 커버를 채용해서 카세트 테이프가 잘못 삽입되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 이 때, 커버가 부서지면 카세트 테이프를 본체에 삽입하는 것이 정말 힘들어 질 수가 있다...

     보급형 데크의 카세트 삽입형태. 보시다시피 라벨의 글자가 뒤집혀져 있어서 보기에 딱 좋지는 않다. 그래도 작동 메커니즘이 단순하고 고장날 부분이 별로 없어, 그야말로 보급형 데크의 드라이빙부의 설계에는 최적화 된 구성이다. 그리고 워낙 보편적인 재생 방식이다 보니, 아래로 삽입하는 것 보다 더 익숙한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다.

     고급 데크의 카세트 삽입형태. 라벨의 글자가 바르게 되어 있다. 보시는 대로 테이프의 방향이 뒤집히므로, 재생방향, 그리고 릴의 감김 위치가 상이한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이 정도만 알면 카세트 테이프라는 매체를 사용해서 음악 감상하는데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 외에는 미디어 보관 시 가능하면 자성체 테이프가 노출되지 않도록 A or B 어떤 쪽이든 완전히 감은 상태로 두는 것이 좋겠고, 테이프가 주행 중 씹히거나 접히지 않도록 항상 데크의 주행상태, 카세트 릴이 뻑뻑하지는 않는지를 상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테이프 자성체가 물에 저항성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으므로 항시 주변에 물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할 수 있도록 신경 써 주실 것. 테이프가 스쳐가는 헤드나 핀치롤 주변은 마찰과 접촉에 의해 상시 오염되는 부분이니, 재생 품질을 최적화 하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표면 상태를 보고 희석한 용제(IPA 등이 좋겠다)나 물에 적신 면봉 등으로 청소 해 주어야 한다.

     혹여 카세트 테이프 수집이나 운용에 취미를 붙이실 분들께서는 참조 하시길.

    댓글 2

    • 먹보91 2021.11.30 23:36 신고

      판테라 앨범 중 금지곡이 많아서 국내에서만 괴랄하게 편집된 컴필앨범이 "Vulgar Display of Cowboy"였죠. 전 이 앨범을 CD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앨범이 우리나라에서만 이상하게 나온 앨범이라 그런지 콜렉터들에게 좀 더 대접받더라구요. 그래서 안팔고 기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나중에는 수입으로 불가앨범과 카우보이 앨범도 따로 구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 yoonoca 2021.12.03 22:21 신고

        판테라는 제가 LA메탈/NWOBHM계로 부터 데스메탈/하드코어로 넘어가게 해 주었던 브릿지같은 존재였습니다. 다임백 살아있을 무렵 내한공연을 놓쳤던 것이 제 인생 오점 중 하나이지요...

        저는 제한된 예산 안에 되도록 많은 음반을 듣겠다고 CD보다는 테이프를 많이 모았던 스타일이었던지라, 생각보다 보유하고 있는 CD는 그리 많지가 않아요. 안타깝게도 그렇게 수백장 모아놓았던 테이프, 나름 잘 관리한다고 했는데도 너무나도 많이 분실되었네요. 메탈리카 1,2,3,5집 다 분실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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