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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리 난 김에, 카세트 테이프 내장을 보자.
    Funny Widgets 2021. 10. 24. 16:47

     별 생각없는 갖고있는 카세트 테이프들 재생해보기 연속. 오늘은 1995년 오타쿠들에게 big impact를 선사해 주었던, 지금은 더 이상 우릴 것도 없는 사골이 된 '신세기 에반게리온 OST' 더빙 테이프 3개 세트 중 그 1번이다. 당시 일본 미디어들이 개방되기 직전이라, 정품 OST를 구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고 이렇게 음반이나 VHS 비디오 테이프를 더빙해 주는 곳에서 돈을 주고 더빙 해 오는 것 외에는 큰 방법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무슨 문제인지 테이프가 재생안된다. 자세히 보니 릴 와인더가 한 쪽만 돌고 한 쪽은 헛돈다. 자세히 보니 버퍼테이프 쪽이 끊어져서 한 쪽은 테이프가 없는 상태로 그냥 헛돌고 있었던 것. 뭐가 문제인가 싶어 테이프 분해를 시도한다. 이것...거의 20여년 만의 테이프 분해 같은데 잘 해낼 수 있을지.

     본 공테이프는 당시 나름 고품질이라고 했었던 일제 TDK 제품.

     나사를 풀었더니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으나 한쪽 릴에 테이프를 물어주어야 할 클립이 빠져있었음. 뭐 이정도야 까짓것 대충 풀어서 다시 클립을 콕 끼워주면 될 일이다.

     보통 릴에 테이프가 물려져있는 메커니즘이 위와 같다. 그래서 공테이프에 충분히 녹음을 하고도 너무 빈공간이 많이 남을때는, 빈공간을 끊어내고 그 테이프를 그대로 저 클립에 다시 끼워서 사용하거나, 투명의 버퍼테이프에 붙어있는 스플라이싱 테이프를 뜯어내어 끊어낸 자기재 테이프에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후자쪽이 좀 더 고난이도라 그냥 사용하는 테이프들은 저 클립을 뜯고 그냥 자기재 테이프를 바로 연결해서 쓰곤 했다. 

     아무래도 버퍼테이프 보다는 자기재쪽의 재질이 좀 더 연질이다 보니, 되감기 등을 반복하다 보면 잘못하면 늘어져 끊어질 수 있으니 스플라이싱에 소질이 있으면 그 쪽을 사용하는 것이 좀 더 나음.

     그냥 이대로 끝내려나 했는데, 역시 블로그의 신은 나에게 오늘도 포스팅거리를 준다. 릴 클립이 세월의 풍화를 견디지 못하고 깨져있는 것. 보아하니 원래 릴 클립은 빨간색인데, 뭔가 개성적인 작업을 한다고 노란색 클립이 있는 어딘가의 카세트 테이프에서 이것을 스왑해서 갖고온 듯. 근데 뭐 깨졌으니 이것은 교체밖에 방법이 없다. 옛날 레코드 가게를 가면 저것만 따로 몇백원에 파는 곳도 있었는데 지금은 테이프 파는 곳도 손에 꼽을 정도겠으니 있는 것에서 최대한 유용하는 방법 외에는 없을 듯. 3D 프린터라도 있으면야.

     어딘가 굴러다니던 어학용 테이프에 있던 클립을 여기에 이식. 짝은 맞지 않지만 깔맞춤은 된다. 잘 맞추어 끼워준 뒤에 주행방향에 맞추어 잘 끼워주면 작업 끝. 이후 플레이어에 재생 해 보니 문제없이 재생 됨.

     당김에 카세트 테이프의 속살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드릴 요량으로 블로그를 포스팅 해 보았다. 혹여나 저 작업할 때, 테이프 팬 케이크를 잘못 다루어서 텔레스코핑 되어버리면 수습불가이니, 되도록 테이프가 감긴 릴 쪽의 테이프가 좌 우로 유동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서 다룰 것. 그 외에는 케이스 결합 시 상단 주행부에 있는 테이프가 씹힐 우려가 있으니 체결시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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