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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폴 고쳐옴.Funny Widgets 2025. 10. 11. 18:58
몇 년째 방치되어왔던 레스폴을 기타 취미가 다시금 불타오른 것을 기념하여 손을 좀 봤다. 초 미천한 실력에 비해 보유한 장비 중 가장 이름있고 비싼 - 오래 전 중고로 취득했던 당시 물가에서의 가격을 감안해도 역시 - 녀석인데다가, 픽가드만 뜯으면 손쉽게 배선 수리가 가능한 스트랫 종류와는 달리 배선을 손수 고치는데 어려움을 느껴서, 생애 최초로 기타를 전문 수리하는 곳에 맡겨 보았다. 주요 증상은 크게 세 가지,
- 넥/브릿지 볼륨 모두 맛 감. 브릿지 쪽은 뭔가 빠졌는지 헛돌고, 넥 쪽은 특정 위치의 볼륨만 먹음.
- 볼륨팟이 맛이가니 당연히 앰프로 소리가 전달 안됨.
- 17번 플랫을 짚으면 정확히 18번 플랫을 짚은듯한 소리가 남. 그 외에 하이플랫 주변 버징 발생.
이 외에 연주에 방해될만한 것이 없는지 점검차원에서 한 번 조언을 구할 겸.

방문한 곳은 경기남부 줄쟁이들이라면 다 알만한 업체 중, 수원에 위치한 블**닉*직을 찾아갔다. 뮬이나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좀 찾아보면 나오는 곳이니 이미지 같은건 따로 싣지 않겠다.
소문대로 업장이 빌라촌 안에 있고 본 건물 주차장 입구도 뭔가 차를 대기 위험해 보여서 일단 지근거리에 차를 대는 것은 무리고, 길 건너 큰 교회 바로 옆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저 하케를 들고 몇 블록 걸어서 업체 방문. 연휴 말이라 그런지 작업이 좀 밀려서 맡겨놓고 가라고 해서 증상 설명드리고 딱 하루만에 수리되어서 인수 받았다. 수리 후에 점검을 위해 앰프에 연결된 기타를 건네받았었는데, 피크도 안갖고 간데다 갑자기 건네받게 되니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 코드 몇개 갈기다가 그냥 갖고 돌아온게 좀 아쉽긴 함. 제대로 된 진공관 앰프에 제법 큰 소리로 갈길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데 말이다. 좀 더 열심히 연습해서 담에 샵에 맡길 기회가 온다면 뭐라도 좀 후리고 오면 좋을 것 같았다.
과잉처리된 것 없이 부탁드렸던 것 딱딱 맞추어 잘 정리되었고, 집에와서 반나절 갈겨봤는데 버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전보다 줄높이가 높아진 것 빼고는 아주 만족스럽게 수리 완료됨 - 12번 플랫 기준, 6번 줄 2.0mm, 1번 줄 1.75mm. 뭣보다 이 기타의 로즈우드 핑거보드의 원래 색깔이 진한 붉은색을 갖고 있었던 것을 오늘 처음 알았음...
수리된 만족도에 비해 수리비가 예상보다 너무 싸게 나와서 좀 놀람. 다만 소문대로 사장님께서 수리에 딱 필요한 말만 해 주시므로 어떤 사람이 받아들이기에는 무례하다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영업적으로 장황히 설명하는 등의 접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 cool 함이 나쁘지 않았다. 뭐 기타의 상태가 어찌했었고 어찌 처리했다 정도의 디브리핑 정도는 해 주셨으면 좋았겠다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결과물로 설명이 가능했으니.
기타 수리를 의뢰하는 것에 망설임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기타를 꾸준히 좋은 컨디션으로 잘 관리하려면 자신이 기타를 관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좋겠지만 주기적으로 샵에서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점검 받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타를 중고로 2006 년 경인가 인수 받을때만 해도 전통의 칼라마주 공장 생산제품이 아닌 내쉬빌제 스탠다드니 해서, 당시에도 신품가 대비 중고가 방어도 잘 안되던 좀 평가 절하된 존재였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이제 저 기타도 2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위에 사진에서 보시는 대로 요즘 생산되는 여느 스탠다드들보다 탑이 절대적으로 예쁜것도 아니고, 기타 색상도 인기가 없을 것 같은 허니 버스트 색상에, 당연하게도 59년 히스토릭만큼의 구력이나 깊은맛은 없을지라도, 어찌되었건 깁슨 USA 오리지널이고 25년 동안 넥뿌와 넥 뒤틀림 없이 목재가 하드케이스 안에서 바삭하게 잘 말라서 꽤 안정화 되었으니, 이렇게 지금부터라도 계속 잘 관리하면 또 알게 뭔가, 누군가는 '명기'로 인정하고 높은 가치를 인정 해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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