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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이러고 있다. 짜집기 기타 만들기.Funny Widgets 2025. 10. 15. 21:47

일전 노동 1호를 만들고 굴러다니는 합판 스트랫 바디를 결국 버리지 못하고, 역시 오래전부터 굴러다니던 험버커 한 개, 예비용 트레몰로 브리지 새들, 알파 포텐셔미터와 스트랫형 볼륨노브를 가지고 와이어링을 조합해 보고는 해 볼만하겠다 싶어 저가 부품을 조금 더 투입하여 한 대를 더 늘여보자를 시도하기에 이른다.

우선 픽가드 하나를 몇천원에 입수하여 와이어링한 부품들을 장착하고 다음 작업을 준비.

사진에 보시는 넥과 저가형 락킹 페그를 알리에서 질렀고 조만간 받을 수 있을 듯. 모양만 봐도 80년대 롹뮤직에 흥을 실었던 분들이라면 내가 쉬이 뭔 짓을 하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로다.
맘 같아선 넥바디에 연연하지 않는 초강력 하이게인 험버커 - 미니 험버커 두발 달린 것이라던지 - 를 한 발 박고싶은데, 콘셉트가 최대한 집에 굴러다니는 기타 파트를 조합하는 놀이용 초저렴 백업기타 마련이므로 일단 그런 욕심은 버리기로 한다. 되려 주문한 넥 상태가 좋길 바랄 뿐이다.
<2025. 10. 18. 넥 조립 완료>

넥 조립 완료 후 픽업 및 하드웨어 체결상태 확인. 새들간격과 픽업 폴피스 간격이 일치하지 않지만 일단 소리나는데는 문제없으므로 좋았쓰. 그리고 잘 보면 픽업의 폴피스가 전형적인 브리지 픽업 셋업방향과 반대이다. 의도한 건 아닌데 전선 길이를 고려하다 보니 부득불 저렇게 된 것. 넥픽업이 없으니 어느 방향이든 상관없을 것이고, 픽업이 하나뿐이니 혹시나 폴피스 쪽을 브리지에 붙이면 혹시나 음이 너무 톡 쏠까 봐 하는 과학적 근거 없는 생각도 있었고.
어쨌든 앰프 연결해서 소리 들어보니 징징이 소리 잘 나고 게다가 잡음 대책도 완벽하게 된 것 같으니 좋았쓰. 트레몰로 브리지 고정한 나사가 녹이 좀 슬어있어 거슬리는데 뭐 지장 없으니 그냥 두자.
위에 장착된 픽업은 나름 적어도 25살 이상 먹은, 옛날 대학 시절 동아리 선배가 이래저래 기타 개조에 험하게 굴려먹던 야마하 슈퍼스트랫에 붙어 있던 것을, 당시 갖고있던 합판 V 브리지에 붙이라고 증여받았던 것을 여전히 갖고 있던 것임. 앞서 5년 전 이 픽업이 싱-싱-험으로 장착되어 있던 로동이를 이것저것 바꾸어주겠다고 마음먹었을 무렵, 하도 겉으로나 성능적으로나 컨디션이 엉망이었던 지라 이 녀석 이제 죽은 줄 알고 들어 냈었는데, 이번에 부활계획을 세우면서 버리지 않고 나뒹굴던 것을. 속는 셈 치고 이어져있던 지저분한 선을 걷어내고 깨끗한 선으로 연장, 정리 후 배선했더니 예전과 다름없이 쌩쌩하게 잘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몰골이 저런 건 원래 커버가 달려 출시되었던 녀석을 당시 선배가 여러 가지 시험을 거친 뒤에 커버를 벗겨서 줬기 때문에, 원래 저랬었다. 저래 험하게 보여도 80-90년대 당시 음악적 트렌드를 반영하듯, 게인도 주는 만큼 넙죽 잘 받아먹고 좀 앙칼진 성향이라, 이번 재활용 프로젝트의 성격에 딱 맞는 것이라 할 수 있음.

이번에 구입한 넥은 보시는대로 매트 투피스 메이플 넥에 메이플 지판이 올라온 알리제 되겠다.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이번 기타 제작의 콘셉트는 크레이머 바레타 (Kramer Baretta) 혹은 ESP의 하키 방맹이 헤드의 그 시절 단순무식 헤비메탈 기타. 바레타의 원픽업 & 원볼륨 시스템을 채택한 까닭도 바로 그것. 한 때 뒤끝 없이 달리기만 하는 음악만 최고다 생각할 때는 이상적인(?) 헤드쉐입이었는데 막상 이런 성향의 기타는 가져 본 적이 없었으니, 이번참에 한 번 마련해 보는 것으로.
보통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산 저렴이 넥이라, 플랫 가공이 엉망이거나 넥이 휘지 않았을까 등 수령에 앞서 컨디션이 어덜지 걱정이 되었으나, 기대 이상으로 쭉 뻗은 지판에 생각지 못하게 22 플랫 끝단 넥 두께가 합판 스트랫 바디에 딱 들어맞게 되어서 추가 가공 할 필요 없이 잘 맞아떨어졌다. 줄도 틀어짐 없이 1번 줄~6번 줄 잘 정렬되었고. 다만 브리지 설치높이보다 넥 두께가 조금은 두꺼운 경향이라, 부득불 트레몰로 암 뒤쪽을 살짝 들어주어야 했다. 이런 세팅은 참말로 오래간만인 데다가, 아직 끼운 줄이 자리가 잡히지 않아 연주 중간에 계속 조율을 해 줘야 하는 상태. 저가 넥의 한계로 인해 너트가 그냥 플라스틱제가 들어가 있는데, 처음 너트 홈이 너무 얕아 줄이 계속 이탈되는 문제가 있어 얇은 줄로 좀 썰어주었다. 사용해 보고 저렴한 본넛 같은 걸로 교체해 주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고. 당장은 그냥 쓴다.
개인적으로 레스폴 스탠다드쪽은 그냥 감수하고 쓰지만 뭔가 기름직한 촉감의 로즈우드 지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번도 역시 메이플 지판을 골라 봤는데 잘 선택한 것 같다. 특히나 요즘은 환경문제나 수급 문제로 인해 진또배기 로즈우드 지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듯 하니, 어설픈 대체목 쓰느니 이쪽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게다가 제대로 측정해 보지는 않았으나 0 플랫부 지판 길이가 레스폴 그리고 로동이보다 오묘하게 좀 넓고 래디우스도 좀 평평한 편이라 아르페지오 연주 하기는 괜찮은 것 같다. 아이바네즈가 좀 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넥 프로파일이 그쪽 성향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으나, 넥은 아이바네즈의 그것만큼 또 얇지는 않다. 오히려 레스폴과 비등하거나 좀 더 두꺼운 정도.
헤드머신(페그) 역시 1세트 6개 해서 오천원 조금 넘는 정도 가격의 알리제 묻지 마 락킹머신인데, 뭐 한 두 개가 뻑뻑한 것 빼고 줄을 놓치지 않고 튜닝, 락킹 다 잘 되는 편이다. 페그로 인해 튜닝이 급격하게 틀어지거나 하는 현상은 없으므로 이 정도로 만족.

최종결과. 아직 스트랩을 끼울 수 있는, 쉘러 락킹스트랩 핀 여분이 더 이상 없어서 못 달아주었고(안되면 지금 가진 기존 핀이라도 끼워줄까 싶음) 바디 측 크롬으로 된 브리지와 잭포트 등이 바디와 같은 컬러가 아니라 거슬리는 점, 그리고 볼륨 놉 색깔도 아이보리색이라 어울리지 않는 점 정도가 지금 좀 아쉬운 부분이다. 일단은 이 상태로 좀 더 써보고 실용적으로 써먹을만하겠다 판단되면 실제로 사용할 요량으로 돈을 조금 더 들여서 예쁘게 다듬어 주려고 한다.
뭐 요즘 레스폴을 주력으로 사용중인지라, 얼마나 자주 옆에 붙잡아놓고 쓸지는 모르겠지만, 여차하면 기타 하나로 매번 튜닝하기도 번거로운 D-drop 곡 연습 전용으로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이 됨. D-drop 곡들이 때마침 다 그런 성격이기도 하니.
<2025.10.26 결과물>

일차 결과물. 헤드에 Kramer 수전사 로고를 한 방 먹여주고 픽업에는 플라스틱 커버를, 브릿지 나사를 신품으로 교체 해 주고 볼륨 노브도 까만색으로 교체. 잭포트 금속커버도 검은색으로 교체.
노브 숫자가 일치하는 곳에 에반게리온 사도 사키엘 얼굴의 주둥이 끝이 향하도록 부착해 보았는데... 스트랫 커버든 바디든 마치 사키엘 본체같이 되어버림. 이럴 줄 알았으면 N2 기관이라고 표현할 겸 볼륨놉을 빨간색으로 맞추는게 나았을 것 같은데. 최종 트러스로드 커버만 하나 달아주면 끝날 것 같다.
넥에 알리에서 파는 음계 스티커를 붙여주었는데, 정신사나와서 조만간 다시 뗄 예정이다. 어짜피 연주를 하면 음계들이 가려져서 보이지도 않음. 역시 예상대로 슈퍼스트랫의 위저드넥 수준의 넓은 플랫 폭을 자랑해서 속주에 유리한 구조이긴 한데... 계속 용도는 고민 해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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